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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불능세대 - 투표하고, 연애하고, 결혼하라
김대호.윤범기 지음 / 필로소픽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결혼 포기하는 사회.
암담하지만 대한민국의 2012년 현실이다.
성장과 행복이 동일시되지는 않지만, 한국이 성장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반면 지금 둘러보면 행복은 매우 드물게 존재한다.
그 중에서 젊은 세대들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의 크기는 매우 크다.
있는 집은 있는 집대로 부모들이 가진 커리어 비전에 따라, 어학에서 시작 각종 학력 shopping에 매달리느라 피곤하다.
없는 집은 없는 집대로 고통을 겪는다.
그럼 누가 해결할까?
독재와 민주화,보수화를 골구로 겪어 본 이 시점에서 정치가 한방에 해결해주리라 믿기는 어렵다.
가장 일선의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노동운동가들 조차 공부를 거의 하지 않는다.
시대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물어 보면 구체적인 답이 나오지 않고 금방 상대방에 대한 비난으로 가버린다.
선과 악이라는 구도는 절대로 '돈'이라는 경제과학, '행복'이라는 사회과학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지난 선거에서도 감성과 외침은 있었지만 구체적 논법은 없었다.
이 책의 저자 김대호는 몇 가지 독설을 진보에게 가한다.
나꼼수는 풍자일 뿐 비전이 아니다.
문제인의 <운명>에도 "어떻게 국가를 경영하려고 했는지가" 없다.
희망버스는 비정규직 해고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
노조가 자식에게 고용 세습하는 사회
등 기존의 진보가 들으면 경기가 날 이야기들을 퍼붓는다.
하나의 주장이 공감을 얻고 점점 커져 사회를 바꾸는 시대정신이 되려면
정확한 현실인식에서 시작해야만 한다.
조직이 잘 된 집단의 목소리는 크다, 하지만 목소리가 클 수록 자신의 그늘은 잘 돌보지 않는다.
현대차 노조원들의 자식 고용 세습 문제를 진보가 나서서 더 비판하지 않는다면
자본가들의 탐욕에 대한 비판 또한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얼마전 미생이라는 만화를 보았다.
소재는 회사의 비정규직이었고 그들의 미처 완성하지 못한 삶의 긴장감이 곳곳에 있었다.
그리고 결말 또한 예상 밖이었다.
이론이 멈춘 자리에 웹툰이 들어가 있는 형상이다.
김소장의 이 책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들이 있다.
다 정규직 만들지 못할 바에는 비정규직 인정하고 차라리 여기서 더 나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대안을 세워보자는 것이다.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일본의 경우 반도체 같이 경기민감하고 클러스터화된 산업의 경우
비정규직 전문회사가 있어서 구직과 재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지방이라면 일단 싫어하기도 하고 막상 회사가 어떤 회사인줄을 알지 못해서 못 가는 경우가 많다.
문제를 처음부터 풀어가는 건 어렵다. 풀기 보다 차라리 반대가 쉬운 편이다.
그러니 공부를 안한 티가 팍팍 나는 주장만 반복하는게 정치판의 현실이다.
김대호 소장의 주장에 대해 진보의 반발이 심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의 추천사는 박원순,김두관이 썼다.
서울과 경남의 도지사를 지내는 두 분이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김대호 본인의 이력이 노동도 현장에서 해보고, 거꾸로 나와서 회사생활을 대우해서 해본 특이한 이력이 소유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보면 책으로 배우는 건 반쪽도 안된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된다.
중요한 건 현장이다.
그의 목소리에는 현실감이 담겨 있다.
그 현실감 덕분에 해법에 대한 실마리도 보이는 것이다.
청년들의 고통은 청년만의 고통이 아니다.
죄는 부모가 죄값는 자식들이 겪는다고 하면 비유가 너무 썰렁한지 모르겠다. ^^;
어차피 한 세대, 한 집단만의 노력으로 지금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대화의 시작, 해법의 모색을 위해 이 책이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