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펑 샤오강 감독, 쉬판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대지진이 일어났다.

23초 동안 27만명이라는 사람이 목숨을 잃게 된다.

중국 당산 대지진 이야기다.

여기 한 가족이 비극을 맞게 된다.

어머니는 방금 남편을 잃었지만 이제 아들이냐 딸이냐 선택을 해야 한다.

단 하나만 구하고 다른 한쪽은 버리게 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비극에서 어머니는 아들을 선택하지만 평생 죄를 가슴에 안고 살아야 했다.

그런데 하늘의 조화인지 딸이 살아났지만 그녀는 평생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갖고 살게 된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등등..


영화는 시대를 반영한다.

중국의 현대사는 성장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였다.

한가족 정책도 가슴아픈 선택이었다.

자녀의 성을 보아 아들이 아니면 버리기도 하고, 하나 이상을 낳았지만 호적에 안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영화 속 어머니의 모습은 바로 그런 부모들의 가슴을 그대로 후벼파버린다.

가족단위의 사고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지만 늘 가슴에 남았던 죄의식을 일깨운다.

이런 시대적 상황은 유교적 전통을 가진 한국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7,80년대 한국의 많은 가족들은 선택을 했다.

고교,대학을 보내는 아들을 위해 수많은 누이들은 기회를 포기해야만했다.

그 세대들에게 영화는 깊은 공감을 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시점을 약간 높여서 보자.

영화속 어머니는 중국 정부가 될 수 있다.

등소평의 선부정책에 의해 상하이를 비롯한 해안지대 도시들은 빠른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이를 증폭시키며 급성장해서 거부가 될 수 있었다.

오직 기회를 빨리 잡은 덕분에 엄청난 프리미엄을 누린 것이다.

이들은 선택받은 아들이었다.

반면 서부의 촌민들은 딸의 신세였다.

한참 기득권자들이 만들어진 다음에 공업지대로 온 이들에게 주어진 기회는

잘해야 폭스콘 같은 기업에서 희망없이 노동하게 된다.

수도 없는 이들이 이 상황에 절망해서 자살을 선택한다.


영화는 바로 그렇게 이름없이 저물어가는 딸 신세의 촌민들에게 바치는

정부의 참회록인 셈이다.


이제 민주화의 길은 중국도 피해가기 점차 힘들어진다.

과거바로세우기, 한풀이 작업은 한번은 거쳐야 할 관문이다.

그 관문 앞에선 중국의 당과 정부는 솔직히 두려울 것이다.

고래로부터 내려오는 가장 좋은 치료법은 "비극"이라는 장르다.

그리스에서 만들어지고 셰익스피어에 의해 계승된 이 장르는 카타르시스를 통해 많은 이들의 상처 받은 가슴을 치유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지진 같은 영화가 점점 더 많은 역할을 하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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