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철 - 일본제국의 싱크탱크
고바야시 히데오 지음, 임성모 옮김 / 산처럼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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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본이 만주에 만들었던 철도관련 기업에 대해 흥망성쇠를 정리한 책임.

철도는 근대화의 핵심으로 거리를 좁혀서 중앙정부의 지배력을 강화했고
자국의 각 산업끼리 통합을 시켜서 자본주의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했다.
특히 석탄은 열차가 달리는 동력으로 쓰였고 도시와 공장의 연료로 사용되었으며
철도를 타고 날라졌다는 점에서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
철도의 영향은 비단 물질적인 부분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인상파 화가들은 기차를 타고 멀리 자연으로 나가서 새로운 감각의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었다.
군대 또한 열차를 타고 움직여서 전쟁의 개념을 바꾸었다. 비스마르크의 독일군이 기동성 있게
움직여 프랑스군을 격파할 수 있었던 것도 철도 덕이다.
당대의 최고 기술이 모인 철도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은 엄청난 자본과 노력이 드는 사업이었다.
그래서 아시아 국가들은 부설권들을 해외 자본에 팔아버리고 결과가 미치는 영향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한국의 철도도 중국의 철도도 인도의 철도도 그런식으로 만들어졌다.
단 땅파고 레일 까는 노가다는 그 땅의 평민들 (미국은 중국에서 끌고온 쿨리들이 했고 지금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은 그 후예들이 기초가 되었다) 이 담당하는 슬픈 역사였다.

당시 일본은 유일하게 서구에 맞섰던 유색인종으로 자부심이 대단했다.
여기 만철 또한 그러한 근대화의 산물이었다. 자원을 약탈하고 관련 부대사업을 키우는
거대 기업으로서 마치 동양척식주식회사나 멀리 동인도 회사와 같은 역할도 일부 수행했다.
당시 만주국이라고 일본의 괴뢰정부에 봉직했던 박정희가 한국에 끼친 영향은 매우 컸다.
한홍구의 분석에 의하면 박정희의 계획 국가건설은 일본의 만주국 모델을 많이 모방했다고 한다.
덕분에 이 책의 서문에 일본인 저자는 박정희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어쨌든 한시대를 풍미했던 철도도 결국은 경쟁자에 의해 더 낮은 자리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내연기관을 사용한 자동차의 발달, 트럭과 탱크를 만드는 기계공업과 도로에 의해 서서히
위력이 내려갔다. 그리고 여기 만주철도는 전쟁의 종말과 함께 그 운명을 다한다.

싱크탱크라는 부제가 달렸지만 그 부분은 그렇게 깊게 다루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최근 한국도 남북의 철도를 연결하여 시베리아를 달려보자는 계획이 진행중이다.
당시에도 일본에서 유럽을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 바로 시베리아 철도였고 한국,만주의 노선을
모두 이용하면 요금도 깍아준다는 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아마 다시 오늘 남과 북의 철도가 연결된다면  철마는 다시 달리고 싶다는 꿈이 이루어지고
혹자가 이야기하듯 수억불의 직접적 효과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본이 만철 만들면서 조선 사람 안쓴다고 불만하는 대목이
당시 삐라에 나온다고 한다.
당대의 조선인은 억울하다. 그렇지만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출세밖에 없다.
현대의 철도가 과연 무엇인가 생각해보라.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내는 여러 IT 기술들이 그렇지 않을까 답도 해본다.
한국이 만들어낸 핸드폰,반도체가 세계를 누비면서 이름을 높이고 높은 부가가치로
돈을 긁어와 여기 사는 사람들의 삶을 높인다면 바로 그게 우리의 만주철도 제국이 아닐까?
결국 높은 기술로 타민족을 부려가는게 식민지 제국이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으로 오늘의 삶을 누리는지 생각해보라.
그걸 잊는다면 다시 예전의 헐벗고 가난한 나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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