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결핍 - 이나리 기자가 만난 우리 시대 자유인 12인의 초상
이나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12명의 남다른 개성을 한곳에 모아 보게 해준 책.

신동아라는 월간지에 인물 탐방으로 연재되던 내용을 모았다.
저자는 이나리라고 아직 중견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빠지는 기자다.
과거에도 월간지의 인물 탐방은 꽤 무게 있고 인기 있는 코너였다.
신동아의 최일남, 월간조선의 조갑제가 담당으로 크게 이름 날렸었다.
둘 다 책으로 나와있는데 읽어볼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게 행위모델을 가지고 있는데
어렸을 때 접하기 쉬운 위인전은 따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마 이 책에 나오는 수준의 인물들은 거리도 적고 본받기도 쉬울 것이다.
예전에는 김대중,김영삼 등 정치인이나 이후락 등 나름대로 무거운 사람들이
주인공이었지만 지금은 대상이 훨씬 다양해졌다.

설경구는 너무 평범해서 줄 배역이 없다고 하다가 잘 하니까 이제는
무엇을 주어도 잘 맞는다고 작품이 쏟아져들어온다고 한다.
기획 앨범의 전곡이 불가 판정을 받은 박진영,
한겨레의 화백 박재동, 남과 북, 감옥까지 자유롭게 왔다갔다 한 황석영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모았다.

읽다보면 서로에 대한 인물평이 달라지기도 한다.
강준만을 놓고 민주당에서 구주류나 옹호하고 있다고 이제 한물갔다며
씹어대는 진중권의 당파성 가득한 독설과,
일관성 가지고 기존 편견들과 맞서 싸우기에 존경한다는 박진영의 찬사는
서로 대조된다.

20대에 한국일보 논설위원이 된 천재 이어령도 부럽지만
대학도 못나와서 늘 지적 세계의 주변에 머물렀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중심까지 입성한 이윤기도 부럽다.
이어령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이찬진이 군대에서 컴퓨터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부탁하던 사건이다. 답은 규정에 없어서 노였는데
그만큼 사회의 천재가 기여하는 바를 알고 있었던 분이다.

뮤추얼펀드의 신화를 만들어내는 박현주에 이르러서는 말 하나 하나가
상당히 예리하게 가슴에 와닿았다. 역시 인물은 아무렇게나 그 자리에 오르지 않았구나
하는 이치를 다시 깨닫게 했다.

삶의 목표,성공학과 우리 사회를 한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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