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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산업 개척자들 - 시사인물사전 20
김학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3월
평점 :
꽤 풍부하게 자료를 찾아 만들어진 책이다. 참고자료를 뒤적여 보니 10여년에 가까운 기간에 대해 조사를 했다. 대상은 주로 주간지 등 매체이고 직접 인터뷰 등은 많지 않았다.
개마고원 답게 거북스러울 수 있는 내용도 거론하며 인물 비평을 전개했다.
일방적으로 긍정적인 내용이 많은 자서전 류와는 다르게 약점도 많이 나와서 균형있게 인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강우석과 이강복이었다. 감독과 대기업이라는 출신배경의 차이에도
두 사람은 한국 영화 성장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히는데 부족함이 없다.
영화산업을 놓고 상영과 배급은 돈이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한국영화를 키우지 않고는
장래성이 부족하다는 이강복의 통찰력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기업의 자본은 우선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건설했고 다음 배급망을 장악했다.
이를 통해 예전의 단일관 위주의 극장이나 재상영관 등을 역사속으로 밀어내고
인맥에 의한 유통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모하는 관객수를 기초로 과학적 유추를 통해
수익 극대화를 노렸다.
산업화 되고 기업화된 영화판이 꼭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끼워팔기식 배급은 과거
헐리우드 영화사들의 횡포였는데 대형화된 한국의 배급사들도 똑 같은 악습을 흉내낸다.
이를 통해 권력을 만들고 줄세우기를 밀어 붙이는 모습도 이 책에 지적된다.
곽정환이 외화직배,스크린쿼터 등의 태도가 자신의 이해에 따라 돌변했다는 것도 아픈 지적이다.
덕분에 구속되었을 때 영화인들의 탄원서가 없었다는 점은 평소의 야박함을 고스란히 돌려받은 것이다.
현재 가장 강한자를 추구하던 강우석이 곽정환의 자본과 조언을 받는 부자관계로 비교되는 점도
날카로운 비평이다.
영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대해 폭넓게 이해시켜주는 기획으로 이해된다.
전체 글들이 다 고르지는 않았지만 저자의 노력은 인정해줄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