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책을 펴내자 그의 제자였던 알렉산더 대왕이 자신이 비싸게 돈을 주고 배운 것을 아무에게나 공개한다고 강력하게 항의하였다. 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간의 지식은 결코 글귀만으로 얻을 수는 없으므로 대왕이 지불한 비싼 수업료는 헛된 것이 아니라고 대답 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책을 통한 진리에의 접근은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다. 한 측면은 고대에는 왕이나 초빙할 수 있던 아주 값비싼 선생을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측면은 선생은 모셨는데 배우는 것은 오로지 자기 힘으로만 이룰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독서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도 짚어야 하는데 태백산맥 열 권을 읽고 다시 해설서 열 권을 읽었다고 가정하자. 이제 나도 이 책에 대해 할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신문에 나온 짤막한 한 페이지의 해설을 읽으며 새로운 사실과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파우스트>에 보면 아무리 열등한 친구라 해도 사귀다 보면, 당신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될 것이라는 경구가 있다.지나가면서 들은 평범한 사람의 견해에서도 늘 적어도 하나 대부분 그 이상의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