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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
김종인 지음 / 동화출판사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요즘 알라딘에서 도서정가제가 화두다.
10여년전 인터넷서점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발생한 문제다
그때 나를 비롯해 여러 네티즌들은 정가제에 강력하게 반대했었다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나 지금 도서정가제 이슈가 재등장했다.
지금은 처음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지난 10여년간은 인터넷 기술의 발달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이 계속 확장되어 왔다.
자유는 자연스러움, 따라서 제약 없는 성장을 가져오지만 그늘로 약육강식을 만들어낸다.
인터넷서점의 확장은 이마트류의 할인점, 파리바게트라는 거대한 프랜차이즈와 함께
지난 10년 경쟁의 승자조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결과는 동네 상가의 단순화였다.
슈퍼,서점,빵집이 사라지고 그 자리는 꼭 부동산으로 채워졌다.
그 부동산도 요즘 줄어들면 상가는 비어버린다.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나 자신에게 우리에게 묻게 된다.
꼭 이기는 것이 좋은가?
지난 수십년간 별 어려움 없이 답을 내던 문제가 이번에는 다르게 느껴진다.
올라가던 성장,수출에 환호하던 어린마음은 혹시 쇄뇌되었던 것은 아닐까?
박정희 시대의 향수는 여전하다.
이번 대선 결과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말이다.
내가 주목했던 점은
이 책의 저자 김종인님의 동반이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등 거의 모든 정부에 참여해본 그가 내놓은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는 이 시대의 과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가장 알라딘을 많이 이용하고 헤택도 주고 받았지만
이번의 정가제에 대해 무조건 찬성으로 손이 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마트 피자가 싸지만 이걸 들고 헤벌죽하게 웃는 재벌3세의 얼굴이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알라딘은 커졌지만 그 반대편에는 거의 사라져버린 동네서점의 아픔도 있다.
이제는 서점을 넘어서 책이라는 상품의 다양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인터넷 서점의 화면은 작고 이곳에 광고를 올리지 않으면 판매가 붙지 않으니
권력은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그렇게 강해진 권력이 과연 공정하게 나아가 미래지향적으로 운영되는지는
아무도 쉽게 장담하지 못한다.
Google이 스스로 Don't be evil 이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권력의 속성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거대해진 기업이 돈이라는 가치를 가장 위에 놓는다면 그 사회는 불행해진다.
거대기업은 너무나 쉽게 돈을 만들 수 있고 그 결과는 사회의 황폐화이기 때문이다.
사람 자르고,하청업체 쪼고,이익 댕겨오고 등 방법은 많다.
나는 그럼에도 인간의 예지를 믿는다.
효율과 생태계가 공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일관적인 제도를 강조하기 보다 더 나은 방법들이 나올 수 있겠다.
그냥 선전전 하면서 수의 우위를 강조하고 사람들에게 경제적 압박을 하는 것 보다는
더 나은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대화의 장을 큰 쪽에서 먼저 만들면 어떨까?
불치하문이라고 크고 높은 곳에서 거리로 내려와 계급장 떼고 귀를 여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걸음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