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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 / 재인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고 제일 먼저 책과 책이 대화한다는 격언이 떠올랐다.
서양의 고전들은 고전들끼리 대화하면서 한층한층씩 지식의 탑을 올려갔다.
이 책도 자기 보다 먼저 나온 해당분야의 고전들로 <캐즘마케팅>과 <1:1 마케팅> 등의 힘을 빌렸음을 이야기한다. 특히 캐즘마케팅의 저자는 벤처캐피털의 대표 경력을 가지고 있고 많은 벤처들에게 컨설팅을 해왔다. 요지는 물론 캐즘을 넘어서라는 것이다. 아울러 <고릴라 게임>이라는 투자 관련서도 있는데 꽤 유익한 책이다.
책의 내용을 읽으며 한국에서 보라빛 소 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내가 내린 답은 싸이월드다. 처음 소수의 사용자로부터 출발해서 괜찮은 물건이라는 평판을 받고 이걸 주변에 자발적으로 사용자들이 전파시켰고 - 고딘의 아이디어 바이러스 처럼 - 거의 마케팅 비용 없이 순식간에 네티즌 대부분을 석권해버렸다. 다른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리마커블한 제품으로 통념적인 마케팅 없이 여러 사용자층을 모두 수용해나갔다는 것으로 보면 고딘의 이론과 가장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중간에 캐즘이 있었고 - 사용자가 늘어나는데 업그레이드할 서버 비용이 없어서 - 덕분에 회사를 벤처캐피탈을 거쳐 대기업에 파느라고 만든 사람들이 생각만큼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 - 네이버나 다음에 비해서 -
하지만 서비스는 성공해서 내주변의 코묻은 돈까지 쓸어간다.
고딘의 이론이 잘 적중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이 쌍방향이 되어서 사용자들 스스로 주변에게 아이디어내지 소감을 자유자재로 전파하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한국은 휴대폰과 인터넷으로 엄청나게 다량의 정보가 오가게 되었다. 또 나서기를 좋아한다. 참견하기도 좋아하고.
비록 지금은 가라앉았지만 아이러브스쿨,프리챌 등도 좋은 얘고 현재 성공한 옥션이나 메가스터디도 비슷한 구조다. 기타 레드 망고, 더 페이스 샵,미샤 같은 서비스도 유사하다.
또 고딘 이론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레인컴의 양덕준 사장은 강연마다 수차례 이 책을 언급한다. 자신의 제품인 아이리버가 가장 지향하는 게 바로 보라빛 소라고. 실제 책에는 애플의 아이포드가 나오지만 유사한 개념이다.
만약 제품이 리마커블하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오늘 노무현이 임명한 교육부장관이 사퇴하던데 이것도 좋은 얘가 될 것 같다.
이런 사례들을 보아도 한국에서 마케팅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훨씬 더 피곤해질 것이다. 반면 정말 보라빛 소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의 똑똑한 소비자들속에서 큰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