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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86의 사상혁명
김대호 지음 / 시대정신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황혼이 되어야 난다고 했는데, 동구권이 무너지고 중국과 베트남이 자본주의화 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도 보안법 타령이다. 없어지면 꼭 무슨 난리가 날 것처럼, 아니면 지금 없애버리기만 하면 모든게 다 잘 될 것처럼 양쪽다 목숨 걸고 싸우고 있다.
마르크스의 사상은 이미 현실에서 죽었는데 아직도 그 유령을 막기 위한 도구인 보안법은 남아있는 형국이다. 좌도 우도 별로 생산적이지 못한 논쟁으로 에너지를 소모해가는 형편이다.
해외 애널리스트들이 한국을 분석할 때 최대의 리스크는 북한이 갑자기 붕괴되어 남한이 부담을 몽땅 떠안는 케이스라고 한다. 한국에 전쟁이 나는 것은 두번째고. 지금은 보안법이 어쩌고 하는 논란 보다 실제 그러한 일들이 발생해나갈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준비가 필요하다. 설혹 전쟁이나 붕괴가 늦추어진다고 해도 점점 거대해지는 중국의 성장 속에서 왜소해지는 경제를 보면서 무언가 살길을 고민해야 한다.
상황은 이런데 정치권을 비롯한 지도자들은 수도를 남쪽으로 옮길 것인가 말것인가, 연금을 빼서 SOC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수준이다. 정말 한심하지 않은가?
이런 혼란스러움을 이해하는데 이 책은 얼마간 도움이 된다.
저자는 일종의 사상 변신을 한 옛 운동권출신으로 대우자동차에서 일했다. 전작 <대우자동차 하나 못살리는 나라>가 밀도 있게 대우차 사태 해결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무지와 부실을 드러냈다면 이 책은 이후 뉴라이트 운동가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사회 전반이 바뀌어야 한다는게 주 논점인데 특히 미국,북한,자본가 등을 보는 시각을 바꾸어 나가도록 권하고 있다.
과거 진보를 꿈 꾸었다고 해서 꼭 오늘 열린우리당이나 민노당에 몸 두지 않는다고 비판할 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역으로 열린우리당이 앞으로 한국사회의 진보적 과제 모두를 독점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상을 부수고 좀 더 백지로 돌아가 생각해보는 열린자세와 생각의 다양성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이 책도 시도되었고 그러한 사상 혁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