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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 전망 2005
황인성 외 엮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한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1년의 전망을 마련하기 위해 이책을 펴본지 몇년 되었다. 매번 볼 때 마다 비슷한 기획으로 신문사에서 만들어내는 전망서 보다는 훨씬 깊이 있다고 생각된다. 외국계 자료를 번역하고 한국 사정 일부를 첨부한 자료들은 멀리 세계를 보는 안목에는 도움이 되지만 당장 우리 실생활에 대해서 유용성이 아무래도 부족한 면이 있다.
SERI는 국내최대 민간경제연구소 답게 1년간 꾸준히 분석 리포트를 내고 있으므로 이 책은 그 과정의 디딤돌 정도 역할을 하는 것 같이 보인다. 최근 KDI 등 관변 연구소들이 내년 전망에 대해 수치를 내놓기 힘들다고 고개를 흔든다. 불확실성과 비관적 전망이 강하고 거기에 더해서 정부가 유형무형의 압력으로 비판적 보도를 차단하고 있으니 일들 하기 참 힘들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비해서 SERI는 꿋꿋이 3% 내외의 비관적 성장을 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걸었다.
우선 한국 수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이 모두 금리를 올리면서 경기를 내릴 것이고 내수의 회복 또한 기업의 투자 및 민간의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한 좋아지기 어렵다는 점을 논리의 근거로 든다. 큰 그림은 그렇다 하더라도 각 산업별로 나타나는 변화들은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최대 호황을 맞는 조선,차 그리고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는 차 부문도 좋고 IT 부문도 결국 DTV를 선두로 또 한번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각 부문별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전망의 유용성도 크고 공공,사회 부문의 정책과 이슈에 대한 언급도 적절하다.
어려울 수록 더욱 예리한 눈으로 해결점을 찾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대선자금 수사 등으로 기업을 압박한 것이 1년이 넘었다. 당시 이러한 정책이 결국 경제를 죽일 것이라는 각계의 경고에 대해 정치권은 개혁에 대한 기득권의 발목잡기라고 강변했다. 결과는? 얼마전 대구에서 가난한 집 아이 하나가 굶어죽었다. 다른 지역이라고 크게 다를 것인가? YS는 탁월한 정치감각으로 선거를 내리 승리했지만 경제에 대한 무지, 어설픈 개혁과 잘못된 머리 빌리기 정책으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IMF로의 추락이라는 비극적 결과를 만들어냈다. 노무현 또한 선거를 이겨내는 실력을 발휘했지만 경제에서의 성과는 매우 미흡하다. 그의 코드를 보면 YS와 출신이나 통치스타일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
다른 문제를 차지하고라도 비판적 목소리를 모두 개혁발목잡기라고 매도해버리며 음모론을 제기하는 버릇은 새해에는 고쳤으면 한다. 특히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들 한테까지 압박을 가해서 객관적 평가를 막는 일은 시장의 왜곡을 유도한다. 최근 강준만,최장집 등 개혁의 대부역할을 하던 논객들도 노무현정부에 대해 비판 담긴 충고를 하고 있다. 정말 현정부가 개혁이라도 잘 한다면 이들이 그런 태도를 취할까? 정부를 계속 비대하게 만들어가는 부담은 국민들에게 조세와 연금 등 간접조세의 부담 증가로 이어져 민간소비에 압박을 준다. 부동산에 대한 환상은 빚내서 집사는 풍조를 만들었고 너무 비싸면 나누어 사라고 모기지를 도입해주면서 부추긴 정부의 태도는 결국 소득 대부분을 빚값는데 쓰고 있다는 비관적 분석이 이 책에서도 나오고 있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은 저력있는 민족이고 결국 해결점을 찾을 것이라 믿고는 있다. 새해 여러 곳에서 그런 모습들이 나타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