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1번지 대치동 엄마들의 입시전략
김은실 지음 / 이지북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먼저 모두들 궁금해하던 대치동의 일면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책이 나온 시점이 좋았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면에서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한번 관심을 가져볼 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하지만 대치동에서 꽤 이름 있는 학원을 경영하는 분을 만나보았는데 결론적으로 이 책의 내용은 매우 편향되었다고 한다. 학원을 몇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면 그 중 하나가 브로커 유형이 있다고 한다. 공부 잘하는 아들딸 두어서 말빨 강하고 나름대로 입시전문가로 떠 받들어지는 그런 학부모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아예 입시학원 브로커로 나서서 거꾸로 선생을 모집하여 강좌를 만드는 타입이 바로 브로커 유형 학원이라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어느 학원 하나가 바로 그런 대표적인 예라고 한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다보니 당연히 돈으로 싸바르지 않으면 자녀들이 절대로 좋은 대학 못간다는 결론에 도달 할 것이다.

이런 입시현실을 개탄하기 전에 공교육의 몰락을 만들어낸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을 앞세워야 할 것이다. 사교육을 없애겠다는 이해찬식 개혁이 결국 여기까지 왔다. 최근에는 아예 노골적으로 학원을 다니며 강제로 수강료를 낮추도록 협박하고 다닌다는 소문이다. 문제가 그걸로 해결될까?

한국에서 평등주의적 교육정책은 김대중과 노무현 두 대통령이 방향이었다. 둘 다 상고출신이라는 점을 잘 유념해야 한다. 이들의 의도는 평등이었지만 결과는 더 노골적인 불평등이다. 그리고 그 정책의 실행자로 이해찬이 있었던 점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어설픈 개혁은 문제만 키운다. 그 문제를 만든 사람이 자기 인지도 모르면서 계속 개혁하자고 다닌다. 외형적으로는 평등주의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차별주의가 진행되는 오늘 한국 교육의 모순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지금 이대로는 절대 개천에서 용날 수 없다. 똑똑한 가난한집 학생이 노력해서 좋은 대학가는 사례는 점점 줄어든다. 서울대 총창 정운찬도 원래 어려운 집안에서 일어나 미국유학을 다니고 오늘 지위까지 올랐다. 그 사람 입에서 이대로는 안된다. 강남 아이들 밖에 없다고 하는 소리가 나온다.

카지노에서 보면 규칙이 복잡한 게임일수록 아마추어가 따기 어렵다. 요즘 대학입시제도를 정확히 꿰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는 무척 어렵다. 결과는 당연히 정보와 자금이 우월한 강남사람의 승리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제도를 simple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사교육의 번창과 불평등의 고착화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입에 발린 전인교육이라는 말 보다는 그 쪽이 훨씬 가난한 집안에서도 희망을 갖게하는 힘이 될 것이다.

한국은 가난한 나라였다. 그걸 오늘까지 이끌어온 힘은 역시 사람이다. 사람을 만드는 힘은 다시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교육을 무시하고 방치하면 결과는 경쟁력의 추락이라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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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xim 2005-01-14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교육 몰락이 어째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정책 때문입니까? 과거 박정희,전두환 때는 과외 없었나요? 평준화 폐지하면 과외 없어지나요? 아마 더 심해질 겁니다. 제가 평준화 이전세대거든요.



저 초등학교 6학년때(1966년입니다) 중학입시 준비하느라고 일년내 일요일날에도 학교수업했고 여름방학때도 매일 새벽 6시에 등교해서 공부했습니다. 저 서울출신 아닙니다. 인구 10만밖에 안되는 소도시에서 초등학교 다녔어요. 그런 곳에서도 입시광풍이 그정도 였습니다.



우리나라 공교육 망가진 걸 자꾸 정부탓하는 분들 정신차리셔야 합니다. 공교육이 망가지는 1차적 책임은 저 책의 주인공들 같이 자기 자식만 생각하고, 공교육에 돈내는 걸 아까와하면서 사교육에는 월 몇백만원씩 들이는 학부모들과 이런 태도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교육문제는 교육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정치적 입장과 결부시키니까 교육문제의 해법이 안나오는 겁니다.

paxim 2005-01-14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저 책의 내용중 상당부분은 과장이거나 왜곡입니다. 저렇게 정신나간 짓 안하고도 서울대 합격시키는 집 많아요. 제 친조카도 강남 사는데 100만원짜리 과외 안하고 비싼 학원도 별로 안다니고 초등학교 때부터 전교 1등해 서울과학고 들어갔습니다. 과학고 졸업한 뒤 서울대 나왔구요. 일부 메이저 언론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과장된 주장에 근거해 편향된 주장을 펴는 건 우리 교육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해가되는 겁니다.



노벨상 수상자인 카이스트 러플린 총장도 한국은 중고교시절 입시 때문에 너무 아이들을 소진시켜 고등교육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습니다. 중고교시절 학생들을 무조건 경쟁체제로 내몰면 교육수준이 올라갈 거라는 일부 세력의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적당한 경쟁은 물론 필요하지만 평준화를 전면해제해 입시광풍을 불러일으키는 건 학생들의 진정한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가 될 것입니다. 경쟁은 나이에 따라 서서히 강화해 가는 것이 옳습니다.



따라서 저는 평준화의 기본틀을 유지한채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설립하는 현재의 정책이 옳다고 봅니다. 물론 교사평가제나 학교평가제 같은 건 도입해야겠지요. 제가 반대하는 건 당장 전면적으로 평준화를 폐지하자는 주장입니다.



마치 두 대통령이 상고를 나온 것이 교육정책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우리나라 일부 기득권층의 비논리성에는 아연할 따름입니다. 그런 논리는 박정희의 평준화 정책이 아들 박지만의 고교입시를 위해서였다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근거가 없는 선동적인 주장입니다.

사마천 2005-01-1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 반론 감사합니다.
입시제도는 제 기억으로는 전두환시절부터 거의 20번 가까이 바뀌었습니다. 그때 마다 개혁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하지만 지금 제도에 만족하는 사람이 많나요? 과연 김대중 1기 교육부장관인 이해찬이 공약한대로 다양한 인재가 배출되었나요? 답은 백번 아니라고 할 수 있죠.
이해찬이 총리로 지명되었을 때 가장 반대 목소리를 높인 사람들은 교육계였습니다. 진보와 보수 모두 이해찬을 반대했죠. 왜 그랬을까요?
이해찬은 자신이 개혁이고 양심이라고 간주하고 주변을 모두 하대했습니다. 그래서 교장선생님들의 집단연명장 파동을 통해 결국 퇴출되었죠. 일종의 하극상이지만.
노무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한마디로 철학부재입니다. 처음 임명하려던 대안학교 교장, 실제 임명한 지방대 총장의 경우 평등교육 지향이었죠. 다음 안병영은 부동산 대책 일환으로 입시제도를 바꾸었고 이번에는 갑자기 대학개혁한다고 서울대총장 출신을 임명합니다. 여기에 어디 일관성이 있나요? 누구라도 노무현 대신에서 맥을 짚어 줄 수 있습니까? 상고라고 비아냥 거리려는게 아닙니다. 단지 두 사람 모두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세계를 자신의 기준으로 너무 쉽게 자기식대로 고집스럽게 바꾸려고 하는게 안타깝다는 점이죠.
한국 학부모들이 그렇게 보내려고 하는 조기유학의 종착역인 미국은 어떤가요? 거기에 교육부가 있읍니까? 없죠. 거의 대부분의 행정은 지역자치체에 의해 수행됩니다. 자유를 주고 알아서 경쟁해서 1류를 만드는 겁니다.
지금 한국제도의 문제는 이미 대학이 평준화를 거부하며 본고사스타일의 입시를 부과하는데 정작 공교육에서는 이게 전혀 커버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믿다가 발등찍히겠습니까? 아니면 미리 대비하실 건가요? 라고 묻는게 이런 유의 책들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필요한 그런 존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