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中國 역사기행
오가타 이사무 지음, 이유영 옮김 / 시아출판사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이 책을 들고 낙양,정주,개봉 등 중원지역을 탐방하였다.


책이 나온 시기는 1992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다.
역사를 다룬 책 답게 수명은 꽤 길다.
저자가 매우 뛰어난 중국고대사 권위자고 그만큼 내용이 충실하게 쓰여진 덕분이다.
곳곳의 현장을 좋은 사진과 함께 보여준 덕을 많이 보았다.
그럼에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퇴색됨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전날 사진을 보고 다음날 찾아가면서 확인한 실제 현장의 차이는 무척 컸다.

소림사,백마사 등은 사진에서는 아담한 절이다.

90년 시점은 문화혁명이 막 끝나고 이제 개방이 시작되었고 한국과도 막 수교한 시점이다.

대학은 황폐했는데 당시 불교 등 종교시설에 대한 공격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절의 목탁 소리는 끊기고 방문자는 적었으리라.

소림사에 이르면 이제 산위로 가는무려 2키로에 달하는 케이블카가 하루에 적어도 1억의 수입은 가져올 것 같다. 이용료도 일인당 1만원선이다. 

절 앞에서는 몇차례의 무술 공연이 이루어지고 밤에는 무려 5만원에 달하는 600명이 참여하는 거대한 공연이 있다. 주변 일대가 다 관광단지가 된 모양새다.

이 모든 변화의 핵심에는 돈,돈,돈이 있었다.

그렇게 달려든 돈 바람 속에 지도는 무척이나 변해있었다.

낙양의 경우 도시는 엄청 확장되어서 관림,용문석굴 모두 도시에 밀접해져있다.

외국인 없는 기차에서 눈치를 보면서 여행하던 저자의 모습에 이제 고속철도가 썡 하면서 달리는 모습을 포개서 상상해 보니 새삼 변화가 실감된다.

역사는 뿌리가 깊다. 높이 올라가려면 깊게 파야 한다. 황하는 그냥 하나의 강이나 지역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인류 최초의 문명 네 곳 중 하나를 만들어낸 뿌리 깊은 공간이고 삶이었다.

그 점은 특히 정주에 있는 하남성 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청동기의 깊은 예술성은 고대문명에 담긴 인간들의 빼어난 솜씨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 깊이가 오늘의 발전속도를 만들어낸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일행 다수가 하는 말은 겸손해지자 였다.

중국은 그냥 이웃 나라가 아니다. 과거 여러 차례 전쟁을 치렀고 끝내는 조공국가로 복속해야 했던 강국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유작들의 규모와 깊이는 정말 상상을 초월했고 새삼 느꼈다.

북경의 자금성, 상해의 고층건물을 거쳐 이제 낙양의 석굴이 내 마음 한 곳에 깊게 자리를 하게 되었다.

이 책의 뛰어남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감사를 표하게 된다.


PS:아 참 단 하나 아쉬웠던 점은 "왜인"이라는 표시가 발견된 벽돌 이야기가 우스웠다. 손 잡고 세상을 바꾸자는 그 왜인은 섬나라 왜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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