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친척 아주머님에게 연락이 왔다. 사촌동생이 S전자와 H사 두 곳에 합격했는데 어디를 갈까 하고 묻는 질문이었다.

당근 S전자를 이야기했다. 까리하게 생각하는 사촌동생에게  H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리고 답을 검토해본 결과 내가 10여분간 주변을 뒤져 얻어낸 정보보다도 아는 것이 적었다.

근무지 - 자신이 배치될 부서가 서울인 것 만 알고 있음. 사업장이 여러곳에 퍼져있는 점은 모름

상장여부 - 모름

대주주 - 모름, 현재 채권단이 대주주

회사관련 최근 뉴스 - 해외 M&A 설이 있었는데 모름

무엇보다 회사가 1-20년간 장기 존속할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그럼 나는 어떻게 이 정보를 얻었을까? 먼저 상장회사편람을 폈다. 이름이 없었다. 다음 인터넷의 뉴스 검색을 시도하였다. 거의 뉴스가 나오지 않는다. 한마디로 IR팀이 사라진 것이다. 대부분 회사인사들의 부고 기사 밖에 없다. 더 잘 뒤지니 예전에 상장되었다가 부실로 폐지되었다고 한다. 그럼 우선 안전성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내가 계속 던진 질문은 과연 이 업체가 세계 몇위를 하고 있는지였다. 이 질문을 한 의도는 간단하다. 앞으로 세계화는 계속 될 것이고 그 내용은 각국의 경계선을 따라 만들어진 장벽 - 바꾸어말하면 보호막 - 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내 몇등의 의미 보다는 무조건 세계 몇위 그것도 매우 상위에 머물러야만 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들어가고 싶은 기업을 선택하는 것은 마치 주식시장의 종목을 고르는 작업과 비슷하다. 이익이 꾸준히 나야 되고 매출이 늘어나야 한다. 매출이 늘지 않으면 성장이 없고 이는 결국 조직의 정체 내지 쇠퇴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당연 기업내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캐리어 패쓰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맨날 똑같은 하고 싶다면 그냥 이렇게 다녀도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지겨운 일이 될 것이다.

이익이 안난다면? 월급이 안오른다. 아니 적자가 나면 유연화된 노동구조에 따라 인력을 줄일지도 모른다. 그 고통은 안겪어 본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그래서 꾸준하게 이익을 내는 기업이 좋다. 이것도 주식시장의 우량주 고르기와 비슷하다.

구조조정 경험을 갖고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은 마치 가끔 물이 들어오는 지역의 지하실에서 살겠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물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넘칠 것이고 그 때 마다 지하실에는 막대한 피해가 간다.

안전하고 오래다니고 싶다면 회사가 정말 10년 20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 사업구조와 혁신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그건 마치 장기투자하는 주식투자자의 입장과 비슷할 것이다.

기업을 선택할 때 또 중요한 것은 여러사람의 시각에서 보는 것이다. 결혼을 해야 할 입장이면 당연 딸을 줄 장인어른의 시각도 보아야 한다. 기업의 이름, 위치 등의 포인트는 결국 결혼시장에 나갔을 때 자신의 몸값과 직결된다.

나아가서 자기가 들어가려는 회사의 창업자와 회사 이력이 담긴 책이 있다면 찾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건 회사 면접 보기전에 먼저해야 할 일인데 거기서 회사의 업의 특성, 지향하는 바, 경쟁력 등을 체크하면서 자신의  ROLE PLAY를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S전자의 창업과 연관이 있는 창업자의 전기인 <이병철 경영대전>과 H사의 구조조정 부분이 담긴 관련 책 을 권했다.

경제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한국에서 재벌 계열에 속하지 않았을 받을 불이익을 잘 알게 될 것이다. 이는 더욱 채권단 손에 좌우되는 H사의 영업구조가 않좋다는 것과 경영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점을 알게 할 것이다.

순간의 선택은 적어도 5-10년을 좌우할 것이다. 결코 본인의 지적 게으름과 나태를 운명 탓으로 돌리지 말라. 이제 그만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찾고 분석하고 논리를 만들어 자신과 주변을 설득시켜라. 보상과 징벌은 모두 기회의 손실과 경제적 득실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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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 2004-12-0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상담 해주셨네요... 저도 여기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