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의 기원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이주형 옮김 / 동방미디어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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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웬스타인은 미국의 르뽀 문학의 수준높음을 보여주는 작가다. 전작인 천재들의 실패에서 느낀 감동과 교훈을 이번 작품에서도 다시 잘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대상으로 삼은 분야에 대해서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재미있게 주인공들의 욕망과 행동을 잘 묘사해낸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들은 CEO를 위주로 해서 미국 경제의 핵심을 이끄는 관계,정치인들까지 나오게 된다. 잭 웰치에 대한 다른 시각도 보여주고 심지어 대통령 되기전의 부시와 체니의 비리 냄새나는 모습도 나온다. 규제를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던 위원회에 대해 이를 로비를 통해 무력화시키려는 불량기업가와 이들에게 넘어가는 의원들, 닷컴의 과도한 평가를 거부하다가 단번에 직장을 잃고 마는 애널리스트들과 경영진의 비위에 맞추어 승진하며 거액을 거머쥐는 또 다른 애널리스트들까지 많은 주인공들이 나온다.

이들을 움직이는 가장 핵심적인 단어를 꼽으라면 탐욕이다. 순하게 표현하면 욕망이 되고 건전하게 표현하면 이익의 추구가 될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이 결국 거대한 자기 기만을 만들어내고 다시 붕괴되는 과정을 하나의 버블의 일생과 비교하며 보여준다.

이 과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미국의 민주주의와 경제제도가 가진 일종의 함정을 드러내며 이 함정을 철저하게 이용하려는 세력들의 교묘함 또한 아주 잘 드러내준다.

마침 장하준의 개혁의 덫을 같이 읽어보았는데 장교수의 핵심 논거 중 하나가 결코 미국의 자본주의가 모범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책 버블의 기원은 미국의 핵심을 비춘 거울로서 절대 찬미하기 어려운 미국식 자본주의의 추악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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