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 지음, 한국신용평가위원회 평가부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199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매우 좋은 책이고 장점이 많다. 나온지 수십년 지나도 계속 읽힐 수 있는 책이다. 나중에 돈 잃고 아쉬워 말고 투자가라면 당연히 읽어야 할 책이다. 괜히 투자대회에서 한두번 우승하고 이름 날리며 책팔아먹는 사람들보다 이 책에 시간을 투자하라.

진정한 실력은 다루는 돈의 규모가 클수록, 투자기간이 오랠 수록 나타난다. 투자대회 우승자의 상한가 따라잡기, 하한가 풀기 등 단타 방법으로 투자금 규모가 수십억 수백억으로 커질 때 사용할 수 있을까? 회사다니며 생업 종사하는 사람이 순간의 변화를 보기 위해 근무시간을 쪼갠다면 결국 Two jobs 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시간이 부족할 수록 실력이 딸릴수록 투자의 고전을 읽고 기초를 닦아야 한다.

피터 린치의 책은 매우 장점이 많다. 주식을 성격에 따라 경기주와 성장주, 턴어라운드주 등으로 구분한 그의 분석법은 모든 투자의 기초가 된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는 좋은 주식이지만 경기주다. 그것도 최근까지 DRAM 가격에 연동되는 주식이다. 벌때 수천억, 수조를 벌어도 잃으면 그만큼 나가기도 하는 경기주에 대해서 무작정 사서 들고가는 것은 좋은 투자법이 아니다. 한국증시의 시가총액의 약 1/4이 삼성전자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기, 특히 미국의 IT경기의 영향이 크다. 피터 린치는 친절하게도 투자가가 가장 많은 돈을 잃는 이유가 경기주를 우량주와 혼동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걸음 나아가보면 하이닉스로 만들어진 손실도 유사하게 보아야 한다.

이외에도 교훈은 엄청나게 많다. 헤지펀드라는 책을 보면 소형주 투자 전문가가 이 책을 수십번 읽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식으로 투자가 잘 안될때마다 다시 펼쳐보면 줄 수 있는 교훈이 많다.

피터 린치가 뮤추얼펀드매니저라 주장의 약점도 있다. 가령 시장을 예측하지 말고 하락을 받으라는 이야기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과 한국같은 이머징 마켓이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뮤추얼 펀드는 돈이 들어오면 무조건 주식을 사야하고 특정 종목이나 분야에 일정 이상을 투자할 수 없다. 덕분에 워렌 버펫 같은 집중투자가 불가능하다. 그러한 한계를 피터 린치도 잘 이해한다.

시장 예측이 불가능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타이밍의 승부사를 보면 블랙 먼데이 직전 전설적 투자가 드레퓌스가 보여준 기술적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선물옵션의 강자라 당연히 시장 예측을 하고 그걸로 수익을 만들어낸다. 반면 이익이 아니라 투자금의 규모에 따라 돈을 받는 뮤추얼펀드는 당연히 계속 무조건 돈을 모으고 빠져나가지 말라고 주장하는 영업방식을 사용한다.

여기에 대한 비난은 하락장에서 큰돈을 벌어라 라는 책에 나온다.

늘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하며 비판적으로 사물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소로스가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이유는 자신도 틀릴 수 있다는 이치를 항상 마음에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반면 절대 자신이 틀릴리 없다고 생각한 LTCM의 천재들 - 노벨상 까지 받은 - 은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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