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실패
로저 로웬스타인 지음, 이승욱 옮김 / 동방미디어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월스트리트, 헤지펀드에 대해 아주 쉽게 쓰여지고 매우 유익한 책이다.

주인공 LTCM의 창립자 매리웨더는 원래 전설적 채권 트레이더였고 살로만의 수익의 상당수를

만들어낸 인물이다. 참고로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때에 따라서는 수익성도 높게 나온다.

2004년 초 미국의 씨티를 비롯한 외국인투자가들이 하이닉스 채권을 헐값에 집중 매입하여 불과 몇개월만에 2500억의 대박을 만들어냈다.

반면 바보는 누구인가? 악착같이 팔아치운 한국의 은행들과 이들을 독려한 재무부관리들이다.

이런 바보들에게 의지하며 세금을 착실히 내는 한국의 납세자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빠른 판단과

독보적인 기법으로 세계 곳곳에서 수없는 돈을 끌어들이는 미국의 헤지펀드는 적이면서 또한 부러운 존재다.

이 책은 그러한 헤지펀드 하나에 대해 시작부터 몰락까지 르뽀에 가까운 형태로 서술한 책이다.

노벨상을 받은 뛰어난 금융공학자. 수억불의 재산을 모았다가 한번에 날려버리는 욕심많은 펀드매니저.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도움요청에 대해 아주아주 낮은 헐값을 제시하여 한몫 잡으려는 워렌 버펫,

사실 그의 가치투자는 이런식으로 값싸게 사는게 돈벌게 만드는 핵심이다.

여기에 또한 골드만삭스가 등장한다. IMF직후 한국에 대해 수십프로의 고금리를 그것도 중도상환 불가의

조건으로 강요하던 바로 그 골드만삭스, 그 후에도 끝없이 싸게 한국의 자산을 넘기도록 요구하며

중간에서 엄청난 수수료를 뜯어내는 벌처펀드에 가까운 그들의 모습이 이책에서도 잘 드러난다.

LTCM으로부터 도움을 요청받고 선물옵션에 걸어놓은 포지션을 확인한 후 거꾸로 그 포지션을 팔아서

상대방을 더욱 벼랑끝에 몰아붙이는 그들의 모습이야말로 돈앞에 아무것도 가리지 않는 월가의 은행가들의 실체다.

그들의 말을 고스란히 금과옥조로 여기는 한국의 지도자들이 반성하지 않는한 경제의 미래는 없다.

미래 없는 경제에서 사는 것은 자유인을 포기하고 노예로 살겠다는 것이다. 그러한 운명을 거부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뛰어난 역량을 가진 천재들을 만들어야 한다.

이 책은 한국의 오늘의 어두움을 생각해보면서 읽어볼만한 좋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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