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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코 SE - 아웃케이스 없음
마이클 무어 감독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오바마가 무척 큰 일을 해냈습니다.
바로 의료보험개혁입니다.
처음 말 꺼낼때부터 될까 될까 했는데 정말 큰 고비들을 넘어갑니다.
인기 많던 클린턴도 집권 1기 초반에 영부인 힐러리를 내세워 나섰지만
냉정한 현실에 좌초하고 말았죠.
그 힐러리에 더해서 오바마가 힘을 합치더니 과감히 밀고 나간 결과 여기 까지 왔습니다.
지금 반대가 심해서 오바마도 쉽지 않을거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정말로 의보개혁은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래서 그 배경을 알기 위해 바로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다 보고 나시면 아마
미국이 정말 선진국이었나요? 라는 물음이 절로 나오실 겁니다.
손가락이 날라간 환자에게 이쪽 붙이려면 1만$, 저쪽 붙이려면 5000$ 그러니 어쩔래요?
이렇게 물어가는 병원 덕분에 결국 이 환자는 한쪽을 버립니다.
이런 사례들은 무수히 많이 나오죠. 영화 가득 가득..
미국이라는 사회는 자기 책임에 기초해서 매사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죄를 크게 지면 과감하게 사형판결 내리고 집행해버립니다.
이는 이 사회의 특성이 다민족,다인종으로 구성된 덕분이기도 합니다.
원래 동질적인 관계에서는 상대와 공감을 어느 정도 느끼기 때문에
사형이 무작정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공지영의 사형수 소설을 보시다가 갑자기 주인공을 흑인이나 멕시컨 양아치로 바꾸어보세요.
그 상황에서도 독자들이 사형수에게 같은 공감을 느낄수 있을까요?
죄와 벌은 좀 극단적인 예인데 미국의 주류들은 가난도 곧 죄이니 빈곤에 따르는 불이익 또한
벌로 생각합니다.
그러니 손이 잘려도, 폐가 상해도 어쩔 수 없는거죠.
기회를 공정히 줬으니..
하지만 이런식의 기회 공정이론은 서부개척 시대의 카우보이 수준의 룰입니다.
애초부터 정의에 기초해 사회를 운영하는게 아니라 총 잘 쏘면 더 자유롭게 다니고
총 못 쏘면 감히 고개들고 남과 시비하지 말라는 단순 무식한 논리죠.
이렇게 개인의 극단적인 자유를 기반으로 한 사회운영은 결국 병폐를 만듭니다.
08년말 미국월가의 붕괴도 뿌리를 따져보면 같습니다.
한쪽에서는 리먼이 파산하지만 반대편에서는 폴슨이라는 헤지펀드가 수백억$을 벌어갑니다.
그래놓고 리먼 때문에 만들어진 구멍에는 더 큰돈을 종이로 찍어 메운다닌 말이 됩니까?
이 모든게 인간의 자유에 대한 과신이 만들어낸 사회병폐죠.
그런데 비슷하게 고질적으로 만들어놓은 체계가 바로 의료보험입니다.
사적인 기관의 이윤추구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이익집단인 의사들의 철저한 철밥통 지키기와
맞물려서 지금의 비극을 만들어냅니다.
철밥통을 지키는 방법은 한국에서도 경험했지만 의사수를 늘리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 비싸지죠. 그리고 매우 친절하게 서비스합니다. 죽기 직전의 수명을 마구 늘려주죠.
생에 전체의 저축 중에 절반 가까이를 죽기 몇년전에 다 쓰도록 만듭니다.
이게 과연 합리적이고 인도적인 체계일까요?
그래도 민주주의가 소중하고 이성적이지 않냐고 물으시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권하고 싶습니다.
그 두사람은 가장 민주주의적인 도시국가 아테네가 얼마나 어리석게 몰락의 길을
걸어갔는지 뼈저리게 알았고 그 결과물은 그들의 책 <국가>와 <정치학>입니다.
절대로 민주적 토론이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않습니다.
다시 강조드리건데.
미국의 제조업 붕괴의 상징은 GM의 몰락이고 다시 그 원인에는 막대한 퇴직자 의료비
지원금이 있었습니다. 그 의료비의 과잉에는 다시 보험사와 의사의 탐욕이 있죠.
이렇게 물고 물고 늘어지며 난맥상이 된 상황이 현실인데
여기에 칼을 들고 덤빈 오바마.
그의 모습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칼로 끊은 알렉산더의 영웅적 행위와 비교됩니다.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오바마와 마이클 무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