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아는 선배에게서 연락이 옴.
사는 곳은 미국 Texas의 달라스,
일하는 곳은 미대륙 전체, 아무데나 날라감.
하는 일은 IT 컨설팅(SAP)

반가운 마음에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언제를 정년으로 보냐고 하니까
답이 무려 60세.

우와 하고 놀람.
한국은 벌써 사오정인데.
삼성만 하더라도 50넘은 부장은 거의 찾기 어려운데..쩝.

이 선배가 충고하는 말이.
나이를 잊어라.
요즘 자기가 뛰는 프로젝트 PM은 다 나이가 어리다.
때로는 한참.
하지만 연봉은 자기가 훨씬 많다.

두번째는 hands-on 경험을 유지해라.
수십년간 쌓인 노하우를 그 사람들은 인정해준다.
PM은 바뀌어도 자기만큼 그 분야에서 오랜 경험 쌓은 사람은 없다.
동양인으로 이 나이까지 white color로 그것도 전문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더라.

괜히 엄하게 출세한다고 관리직으로 나갔다가
줄 제대로 안잡히면 중간에 나가떨어져 할일도 없다.

이 선배 만나기전에 국내 유수한 통신기업 사람을 만남.
그곳에서 최근 수천명 명퇴를 했는데
40대초반에도 부장이 되었다가 이번에 명퇴한 사람도 수두룩 하다고 함.
그런데 아쉬운 점은 이 회사는 이미 30대에 실무를 놓아버린다는 점.
잘하는 외주관리는 잘함.
하지만 외주관리를 아무리 예술적으로 한들.
비용절감과 아이디어 훔치기는 하지만
스티브 잡스처럼 종합적인 예술로 창의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움.

오히려 공룡이 되어서 주변에서 일해주는 것 위에서 자기 밥그릇 챙기고
심하게는 젊은 사람들 아이디어 방해하고, 협력사 갈길 막고...
이러다가 오늘 이꼴이 된다고 보임.

결론은 기본으로 돌아가자.
새로운 생각과 제품을 내손으로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일은 끊임없이 다가온다.
반대로 물러서서 편하게 살려고 하면 금방 목덜미 잡혀서 밀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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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3-19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60... 이 놈의 땅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달성 가능한 정년인가 회의도 해 보지만... 그래도 새겨들을 이야기네요.

사마천 2010-03-19 22:24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도 놀라우셨죠?
물론 저도 많이 많이 놀랐습니다.
기본조건으로 영어에 존대말이 없다는 점,
서로 업무 이외의 영역에 대한 무리한 push가 적다는 점이 작용한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깨달음은 선배의 경우 매니저로 나갈 것 아니면 실무를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는 대원칙이 몸에 배여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승진에 과도하게 매랄려서 줄잡으려고 노력하지만 그 줄이 끊기는 순간 그냥 추락해버리죠. 이게 서글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