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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다시쓰는 내 인생의 이력서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40대의 하프타임이라는 말이 점점 실감나고 있다.
성장의 성격이 점점 양보다 질, 국내보다 글로벌로 가다 보니 오랫동안 한자리에 머물며 경력을 키워가지 못한 조직원들에게 승진의 기회는 줄어 든다.
점점 몰려가면서 내가 바라던 것이 정말 이런 삶이었는지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막상 바깥으로 나가려면 엄두도 나지 않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 그림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놓인 분들이 꼭 들어야 할 이야기가 바로 한근태님이 지은 이 책에 잘 담겨 있다.
책의 구성은 40대에 대기업 임원에서 물러나 잠시 하프타임을 가지고 인생 후반전에 뛰어들어 보기 좋게 성공한 저자의 생생한 체험담과 가족들의 소회가 같이 모여있다.
저자는 대우자동차에서 일하면서 공학박사로는 드물게 어려운 현장개선 일을 마다하지 않고 매진하였다. 펜대 놀리면서 컴퓨터와 논문을 가지고 씨름하는 일이 아닌 바로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불량율 혁혁하게 낮추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단숨에 이사까지 오르는 초고속 승진으로 화려한 나날도 보냈지만 회사와의 다른 이견이 생겨 자의반 타의반 조직을 나왔다. 덕분에 일찍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강의와 저술 중심의 제 2 커리어를 가고 있다.
내용 일부를 소개하겠다.
1.
초년성공,중년상처,말년빈곤을 피해라는 말이 유익하게 들린다. 이 중에서도 특히 초년에 쉽게 성공하면 거품이 들게 되 오히려 본인에게 장기적으로 해가 된다고 한다. 아직 제대로 된 고생을 해 보지 못했다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에게 도전정신이 부족한 것은 아니가’라고 자문해보라고 한다.
2.
또 회사에 처음 들어올 때부터 언제까지 다닐까를 정해놓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끝을 정해놓으면 그 시간까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배움을 가져야 할지 본인이 보다 명확해진다. 그냥 오늘 하루 시간 때우고 때 되면 수도꼭지 틀면 물 나오듯이 월급 받는 재미에 다닌다면 앞날은 뻔하다. 강물을 잘 따라가다 갑자기 나타난 폭포에 뚝 떨어지는 고통을 겪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다는 회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무슨 목적으로 직장 생활을 하는지, 언제까지 다닐 것인지를 스스로 물어보고 답하라고 한다.
당장 그만둔다면 어떤 사직서를 쓰게 될까? 유서를 쓰고 나면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지듯이 사직서를 낼 생각을 하면 직장 생활을 하는 태도가 바뀔 것이다.
3.
편안한 직장일수록 퇴직 후에는 할 것이 없다. 별 다른 노력 없이 수십년 간 놀다 보니 경쟁력이 생길 리 만무하다.
저자의 좋은 이야기는 결국 가족들의 믿음 속에서 저자가 충심으로 매진한 결과물이다. 그렇게 성원을 보내준 아내와 아이들의 글까지 같이 더해진 점도 감동적이었다.
한국사회도 점점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분들이 늘어난다. 한근태 박사의 행보도 당시로서는 거의 처음이었고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한다. 부인의 표현에 의하면 3년은 정말로 고생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최근에는 1인 기업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점점 늘었고 앞으로 더 늘어가는 것이 추세라고 한다. 선구자로서 외롭지만 굳세게 길을 열어갔기에 존경스러운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