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7 - 원조 마산 아귀찜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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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굴젓

다 읽고 나니 어리굴젓 가벼이 먹기 어렵겠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해산물을 양식이 아니라 자연에서 직접 채취하는 일은 모두 이와 같이 찬바람속에서 뻘밭을 다니며 허리숙이는 노동으로 이루어진다. 조선시대 제주 지사 한 명이 찬바람에 해녀들 바다에 뛰어드는 모습 보고 전복을 상위에 올리지 말라고 했다는 일화가 생각났다.

이번 작품은 스토리성이 상당히 강해서 식당을 둘러싼 사람들의 상황과 심리 묘사가 잘 되어 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나온 해프닝, 가게가 잘되자 주인이 재건축 한다고 비워달라고 해놓고 아들에게 넘겨준 일화는 꼭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설마 이런 나쁜 일이 라고 갸우뚱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건물주의 횡포에 약자인 가게 주인이 밀려나는 데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서 장기적으로 음식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조끼조끼>라는 맥주집을 많이들 알고 있다. 체인의 창업자는 원래 부산에서 건물 지하를 빌려 맥주집으로 대박을 냈다. 그런데 건물주가 가게를 넘기라고 하다가 항의 하니 자기가 직접 유사한 맥주집을 같은 건물에 차렸다. 이 가게가 장사가 안되니 아예 건물 자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데 지하 맥주집이 잘 되는 이점을 이용해 큰 돈을 벌었지만 권리금은 한푼 안주었다고 한다.

유사한 일이 잘 오던 단골손님이 같은 업종을 차려버리는 사건, 권리금 받고 팔아 놓고 행정구역만 살짝 다른 인근에 또 하나 차려버리는 사건 등이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적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 사람 속 모른다는 이야기는 여기서나오는데 평소에 가깝게 하더라도 정말 중요한 순간에 태도가 변한다. 그때 너무 당황하지 않게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둠이 중요하다.

음식 장사도 일종의 사업이니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일인데 허영만 작가님이 이야기 속에 잘 녹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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