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아이는 현재 초3이고 평소 책을 많이 읽혀서 역사상식이 풍부한 편이라 시험에 도전을 해보았다.
2008년 5급은 상반기에 취득했고 하반기 시험에서는 4급에 도전해 10월25일에 치렀다. 집에 돌아와 채점을 해보니 커트라인 60점을 살짝 넘는 수준이 되었다. 아이 녀석이야 넘는지 안넘는지에 따라 선물로 걸어 놓은 게임기의 행방이 갈리기 때문에 난리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달랑달랑 한 것보다 좀 넉넉하게 받았더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년을 뛰어 넘어 괜히 시험 욕심을 부렸나 하는 반성도 해보면서 공부 하는 과정에 느낀 점을 몇 가지 정리를 해보았다.

1. 시험성격

4급은 중학 수준의 이해도를 측정한다.
이때 문제의 기준은 중학교의 교과서가 된다. 그러니 교과서를 사서 꼼꼼히 읽히는 것이 점수에는 가장 효과적이다.
문제의 난이도는 5급에 비해 좀 더 올라가는데
우선 이전에 하나의 fact를 아는지 물어 보던 단순 지식 측정 문제에서
두개 이상의 fact를 서로 연결하는 복합 측정 문제가 나온다.
예를 들면 지문을 통해 단체의 이름을 파악하게 하고 다시 이 단체의 활동을 물어보는 식이다.
두번째로 4개 정도의 사건의 선후 흐름을 물어보는 문제도 많이 나온다.
세번째는 서술형이 단답 몇 개에 더해서 장문의 서술 문제도 나온다. 최명헌과 김상헌의 입장을 정리해서 써보라는 식이다.

2. 요령

시험의 결과는 합,불합격으로 갈리고 지표는 점수가 된다.
시험 점수만을 위해 공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점수를 높이는 요령은 익혀나감이 필요하다.

교과서를 살펴보면 부모세대와 다르게 사진이 교과서에 많이 편입되어 있다.
사진과 지도를 전반적으로 이해함이 좋다. 문제 출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각 시대 마다 통치를 위한 기관들의 성격 차이를 아는 것도 필수다. 대대로 시험에 나온다. 어떤 문제는 감찰을 위한 어사대가 나오는데 처음 틀렸길래 만화에서 재미 있게 읽은 암행어사 박문수의 예를 들어 암기시켰다.
사회구조나 지리적 상황은 시대를 넘어 똑 같이 반복되기 때문에 이를 현재 삶에서 내가 체험하는 구조와 연계해서 익히면 더 편해진다.

교과서 각 장 마지막 부분을 보면 주요 질문이 붙어 있다.
이들을 물어 보아 제대로 이해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좋다.

3. 그동안의 공부

처음 출발은 만화였다.
헤밍웨이라는 출판사의 한국사,세계사가 각각 40권짜리로 되어 있는 시리즈를 쭉 읽었다. 6급은 가볍게 넘어갔고 다음으로 5급을 바라보게 되었다.

한국 역사를 관통하되 만화가 아니면서 쉽게 되어 있는 책을 찾았는데 <술술 넘어가는 한국사>라는 시리즈의 다섯권을 찾게 되었다. 아이가 몇 번 보았지만 생각만큼 확 빨려들지는 못했다.

 

 

 

몰입하면서 본 책은 역시 만화인데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시리즈는 꼬박꼬박 보았다. 덕분인지 조선왕조 부근의 문제는 적중도가 높은 편이다.

 

 

야심차게 도전한 또 하나의 책은 <살아 있는 한국사 교과서> 였는데 이쪽은 실패. 몇번 보지 않고 책장위에 놓이게 된다.

이 책들을 한번 더 본다고 해서 막바로 점수가 팍팍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시험은 지식 중심의 측정이기 때문에 정확한 지식이 머리에 있는지를 보는 문제들이 많다. 거꾸로 지식이 있는지가 꼭 중요하지 않은 듯한 문제도 나온다.
이런 문제는 과감하게 포기하되 흐름 중심의 이해를 보는 것이 현재 방침이다.

특히 고대사 부분은 암기가 필요한데 굳이 머리에 많이 남지 않을 것 같아 강요하지 않았다.
현대사의 경우도 틀린 내용이 많은데 매번 침탈당하는 재미 없는 역사라 드라마와 같은 역사물로 만들어지지 못한 점에도 원인이 있다고 보인다. 반면 태왕사신기,이순신 등은 또렷히 부분분을 세밀하게 안다.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는 계속 고민 중이다.


기출문제는 뽑아서 풀려보았는데 따로 예상 문제집까지는 공부시키지 않았다. 너무 요령을 익히는 것 같았는데 점수를 올리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문제집을 많이 풀고 공부 방법을 교정하면서 암기노트를 만드는 것이다.

 

4. 바람직한 역사공부

역사를 공부하는 가장 큰 효과는 과거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다. 가정은 없다고 해도 이때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끊임없이 물어가면서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위해 생각을 다져나감이 중요하다.
읽은 사건을 놓고 부모와 아이의 대화 시간을 꾸준하게 가져감이 좋다.

세계와의 관계를 익힌다.
역사는 크게 평온할 때와 어지러울 때로 나뉜다. 역사의 가장 기본적인 교훈은 주변이 강해지면 내가 피곤해진다라는 이치다.
그러면 내 이웃이 강해지는 이유와 내가 멈추어 서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해감이 중요하다.
임진왜란,병자호란 등은 남북에서 밀려온 힘에 의해 발생했는데 두 나라가 강해진 이유와 반대로 우리가 강해지지 못한 이유를 다 공부해둠이 좋다.

선조도 지혜롭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당대의 사람들이 그렇게 한 것도 다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가까운 임진왜란만 보더라도 신립의 배수진과 원균의 작전도 아무 생각없이 행동한 것은 아니다. 그들도 나름 애국의 마음으로 도전을 했지만 역량이 부족했고 치밀하지 않아서 패배를 불러왔다. 반면 이순신이나 권율의 승리는 우선 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의 전략을 짠대서 얻어졌다.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포착하고 싸움을 벌여나갔다.

역사 교과서의 서술 자체가 계속 바뀐다.
현대사 부분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술을 놓고 논란이 있다.
교과서에 놓을 정도로 중요한 사건들이지만 해석이 왜 다른지를 이해해둠이 중요하다.
역사에 여백이 존재한다는 점은 공부 넘어서의 공부가 되고 막히지 않은 사고를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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