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일반판 (2disc)
전윤수 감독, 임원희 외 출연 / 엔터원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원작에 많이 못 치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허영만 선생의 원작 또한 일본의 맛의 달인이나 초밥왕에 어느 정도 처진다고 생각헀는데 거기에 비해서 영화는 더욱 작품성이 떨어집니다.
타짜는 꽤 영화로 잘 만들어졌는데 왜 식객은 잘 안되었을까? 아쉬움을 가지면서 몇자 적어봅니다.

우선 스토리 구성력이 약했다는 점.
짤막한 단편을 무지 많이 연결해 만들어진 식객이라는 작품을 영화로 만들려다보니
그 중 몇개를 가지고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담는 장편을 구성해보았다.
하지만 그 메시지가 정확히 만화 식객을 통해 독자가 느끼던 감동을 재생시켜낼지는 의문이다.

중간 중간에 과장이 너무 많다.
좋은 소를 찾는 과정이나, 숯을 찾아가는 과정 등 여기 저기에서
보통 범위를 넘어가는 오버 액션이 나타나고 선과 악의 극단적인 대립에 치중한다.
이렇게 되면 권선징악이 쉽게 나타나는 아동물이 되어 버리는데 작가는 그냥 그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

시합으로 좁혀들어가보자.

소재로서 한국적인 맛을 찾는 것은 좋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 고민은 크지 못 했다.
보통 사람이 접하기 어려운 황복을 더구나 회로 보여주는 방법이 과연 한국적일까?

소를 해체하는 작업은 또 다른 직업 분야다. 굳이 요리사가 몰두한다고 해서 승패를
평가할만한 비중을 둔다는게 오히려 이상하다.
일본의 초밥요리사야 생선 고르기 부터 시작하는게 타당하다고 해도 직접 낚시를 들고
험한 파도 넘어 바다로 나나게 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먹는 재료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이를 요리사의 업으로
평가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숯의 질이 구이의 질을 그대로 평가한다는 것도 동의하기 어렵다.

무언가 메시지를 주려고는 하는데 너무 뻔하거나 전달방법이 엉성하다보니
포만감은 적게 된다.
영화를 다 보아도 여전히 허전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손에 팝콘이 없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이 나와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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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8-08-19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원작을 능가하는 영화는 나오기 힘든가봅니다. 저는 식객을 영화로 처음 접했던지라 원작과의 비교가 불가능했고, 그래서인지 아주 재밌게 봤었거든요. 사마천님의 리뷰 읽고나니 식객을 만화책으로 꼭 보고 싶어요. 맛의 달인, 초밥왕도요..

사마천 2008-08-19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짜는 만화도 영화도 둘 다 잘 만들어진 케이스입니다. 맛의 달인을 보면 음식 그리고 사람 이야기가 많습니다. 결국 맛을 만드는 존재도 맛을 느끼는 존재도 사람입니다. 서로 눈치 보면서 상대에게 맞추어가는 노력이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