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명박 찍지는 않았고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아직도... 비판은 물론 해야죠.
하지만 지금은 우리의 조타수이고 선장입니다. 저도 386으로서 사회 비판의식 아직 죽지 않았지만 이 순간에 이명박이 잘 하는 측면도 살펴주는 공정한 시각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노무현의 가장 큰 실패는 부동산버블과 88만원세대에 대한 무책임한 방치입니다. 저는 적어도 이 부분들에서 이명박은 훨씬 나은 대안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믿음이 굳어지면 굳어지지 저바라지지는 않는다고 믿습니다.

한국 사회가 멀리 삼전도의 비극을 보았고 식민지의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적에게서 장점을 배우려하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됩니다.
한국사회는 일본은 없다라는 한풀이적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지만 한국사회에 가장 큰 피해를 준 두 일본 사람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이토 히로무비에 대해서 책이 나오지 않은 사회입니다. 번역본만 최근에 약간 나왔고 별로 팔리지도 않습니다.

반면 일본은 이순신에게 진 장수가 7주일 밤낮을 금식하면서 패전의 원인을 복기하였고 그 결과는 막바로 칠천량 전투에서 조선 수군을 섬멸하는 전략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이순신을 꾸준히 공부했고 섬겼습니다.
비록 자국민 수만을 섬멸한 상대방이지만 그를 불구대천의 원수로 삼아 무덤을 파헤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일본의 군사 지도자들이 이순신의 사당에 참배하는 자세로 나갔습니다. 어느 쪽이 훌륭할까요?
우리 교과서에서 <사천 전투>를 검색해봅시다. 이순신의 승전보가 나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사천전투, 일본군이 승리해서 조선,명군의 코 40000개를 베어간 전투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바로 이게 1류와 2류,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과 맨날 신세 타령하다가 고 수준에 머무는 사람의 차이죠.
한국과 일본을 논하는 것을 잠시 떠나보면 이명박 분명 진보로서는 분할 만한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정권을 다시 찾아오고 싶으면 적을 무시하지 말고 적에게서 배워주세요. 미국의 민주당이나 영국의 노동당이 정권을 찾아 올 수 있었던 큰 계기는 적에게서 배우는 자세입니다. 그걸 변절로만 보지는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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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80 2008-05-0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끌어오신 역사적 비유 자체가 굉장히 파시즘적이십니다.
제가 보기엔 광장에 모인 학생들과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는 mb 정권에 대한 비판의 양상이 신세타령만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맞상대할 '적'으로 규정하고 시작하는 것은 옳습니다. 사실 '적'이라는 게 굉장히 정치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지만 성립할 수 있는 개념이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적'에게 단시간내에 과잉 배움을 받은건 아닌가요. 반면으로 혹은 전면으로.

사마천 2008-05-25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 감사합니다. 제가 요즘 프로젝트라 너무 정신이 없어서 댓글도 못 달았습니다. 쓰다 보니 길어져서 다른 페이퍼로 남겼습니다.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