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묵시록 카이지 36
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도박의 본질은 무엇일까?
승부에 몰리고 머리가 지쳐버린 카이지, 잠시 식히러 간 화장실에 문장이 쓰여져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라 그것이 도박의 진면목이다"

사장은 잠시 자리 비운 사이에 카이지의 패를 훔쳐 본다.
평소에 심어 놓은 쫄다구 통해서 정보를 넘겨 받다가 이제 아예 노골적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하게 보아야 할 대상은 바로 사람이다.
패야 노골적으로 훔쳐낼 수 있지만 사람의 속은 결코 쉽게 보이지 않는다.

가장 어려울 때는 내편이라 생각했던 친구들이 배신을 때려버릴 때다.
큰 승부, 나폴레옹의 라이프치히 회전, 일본의 세키가하라 등에서도 배신은 패배에 결정타를 날렸다.

이제 믿었던 옛 전우들이 자신을 배신해서 사지에 몰아 넣는데 동참하고 있다는
비극적 현실에 분노하게 된 카이지.
분노 이전에 생존이 더욱 중요하게 된다. 판돈은 커지고 빌린돈도 커지고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할 몸 부위도 늘어나는 그런 현실 속에서.

회사도 마찬가지다. 배신은 늘 판을 바꾸어버린다.
설계도 빼내가는 사태는 이제 신문의 가십거리 수준이 되어버렸고
나아가 오너들도 현대나 SK 처럼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내부자 고발에 의한 외부 수사에
진절머리가 나게 된다.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지만 반대로 잃기 쉬운 것도 사람의 마음이다.

그 과정에서 늘 고민이 준 쪽과 받은 쪽이 서로 다르다고 하는 것이다.
준 쪽은 많이 주었다고 하는데 받은 쪽은 별게 없었다고 한다.
카이지에서도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생명을 걸고 대승부를 펼쳐 지옥 같은 지하감옥에서 구제해주었건만
이들은 여전히 더 많은 몫이 있다고 추정하고 배신을 때리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도 그런 경우들을 가까이서 많이 보고 작은 것들은 직접 체험하고 있다)

이 과정을 옆에서 찬찬히 보고 있는 고수의 눈에는 흡족한 미소가 흐른다.
보라 너희가 말하는 정의, 우정 이 따위 가치는 사실 정말 돈 앞에서 별게 아니다.
가식을 벗고 치열하게 싸워보라 그 참 모습은 콜로세움에서 치고 받는 검투사의 꼴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는 그 속에서 한 생을 살아가도록 운명지워진 존재일 따름인데. 

보이지 않지만 가장 보아야 할 것 바로 사람의 속 마음, 당신은 어떻게 읽어가고 있으십니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술 2007-09-02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뵙습니다. 요새 알라딘에서 글쓰고 엔터 치면 알라딘이 자동으로 한 줄 빈 공간을 넣는데 사마천님 이 글에선 그렇지가 않네요. 어떻게 하셨어요?

사마천 2007-09-0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에 잘 지내시나요?
한줄넣기 방지하기 위해서 저는
shift - enter로 치고 있습니다.
아니면 워드로 먼저 작성하고 copy를 합니다.

한잔의여유 2007-09-1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과정에서 늘 고민이 준 쪽과 받은 쪽이 서로 다르다고 하는 것이다.
준 쪽은 많이 주었다고 하는데 받은 쪽은 별게 없었다고 한다.--- 삶이 묻어나는 명언입니다.^^ 저도 그러한 경험들이 있어서 가끔 쉽게 행동하기 두렵네요.

사마천 2007-09-1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생활, 사회 생활하면서 많이 발생합니다. 이 책에서 카이지는 자신이 암흑에서 건져낸 후배들에게 배신을 당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세우는 논리가 옆에서 보면 참 우습습니다. 그리고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