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 금융위기 10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애덤 투즈 지음, 우진하 옮김 / 아카넷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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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0년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의 후폭풍 속을 항행하였다.

파도는 거칠었지만 국력과 리더십에 의해 각각의 좌표가 달라진다.


지금 보면 문제를 일으킨 미국만 멀쩡하고

나머지 지역들은 다 각각의 방식으로 내상을 입고 있다.


처음 위기가 났을 때 유럽의 지도자들은 비판과 더불어 고소해했었다.

하지만 금방 상황이 반전된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산업은 생각보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영국 런던의 시티(금융중심지)에서는 많은 달러가 거래되고 있었는데 이들은 꽤 투기적인 거래에 적극적이었다. 미국의 투자은행만큼이나

이렇게 물려 있는 건 중국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이제는 흔히 알게 된 패니매 등 준정부기관의 채권을 무려 500억달러 이상 보유했다.


이 대목이 되자 유럽과 중국 등 미국 바깥은 대형사고는 채무자 보다 채권자가 더 곤란해진다는 걸 깨닫고 불안해진다.


난장판을 수습하는 사령탑을 잡은 폴슨 미 재무장관은 우선 해외투자자들에게 미국이 돈을 떼먹지 않을것이라는 안심부터 시켰다고 한다. 특히 중국.

그리고 자국 은행에게 압박을 통해 달러를 집어 넣어주었다.

가만 보면 단순해보인다. 카지노 게임에서 충전 버튼 하나 누르면 왕창 코인 들어오는 듯한.

그렇게 한번 채워진 달러는 다시 흘러서 전세계로 퍼져나간다.


미국의 빠르고 거대한 아마 기괴하게도 보이는 이 조치들을 통해 미국 은행은 금방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연말에는 보너스도 챙겨가기 시작한다. 엄청난 욕을 먹었지만

중국은 거대한 부양책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해결사가 되어간다.

반면 문제는 유럽이었다.

금융산업의 크기가 나라마다 각자 달랐는데 일차적으로 문제가 된 나라는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였다. 둘 다 영국을 벤치마킹해 금융을 기형적으로 키웠고 혜택을 누리다가 직격탄을 먹은 셈이다. 

동구권의 구공산권, 소련에서 분리된 공화국 등 각 나라마다 사정은 다 달랐는데 꽤 힘들어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결국 그리스에 와서 폭발한다.


간략히 정리하면 미국이 사고를 빨리 쳤지만 극복도 빨리 했고

특히 IT산업의 소셜혁명으로 FANG을 부상시켜나갔다.

반면 유럽은 금융의 타격이 고대로 제조업으로 이어지면서 지금까지도 유럽이 전반적인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유럽 리더십의 문제점을 세세하게 드러낸다. 이상주의적 연합체이지만 빠르고 강력한 문제해결에는 실패하고 있다고.

과정 하나 하나가 꽤 디테일해서 감탄스러웠다.


상대적으로 중국에 대해서는 소략해서 아쉬움을 느꼈다.

그럼에도 한국에 대해서 언급해준 점이 고마웠다.


당시 한국은 꽤 많은 외환보유고와 IMF 극복경험이 있었지만 1차적으로는 급하락을 경험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KIKO 사태가 나면서 많은 중소기업이 무너졌다. 은행은 여전히 돈을 벌었다는 건 미국과 마찬가지가 된다.

이렇게 세계 전체에 불어오는 폭풍을 진원지부터 주변을 넓게 살펴 준 저자 덕분에 그동안 이상스럽게 생각했던 많은 문제가 간명해진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중요한 통찰에 도달해간다.

대공황의 자식이 히틀러와 세계대전이라면

2008 금융위기는 트럼프와 지금의 패권전쟁을 만들어냈다.


근래 읽은 책 중에 가히 탑으로 꼽지 않을 수 없다.

친구에게 추천했더니 벽돌책이구만 하는 무게감 있는 답변이 온다.

하지만 세계의 앞날이 궁금한 리더라면 꼭 읽고 가기를 강추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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