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토리 - 트렌드를 창조하는 지식군단
장정훈 지음 / NEWRUN(뉴런)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일간신문 기사들 수준의 글이 모여져서 만들어진 별 깊이 없는 책이다.

무려 10년의 세월을 다루지만 매우 평평하고 단조롭게 스토리를 이어간다.
그 안에 담긴 무수한 기복에 대해서 심도 있게 파고들어가지도 못하고
무엇이 오늘의 강자를 만들 수 있었나 하는 질문도 던지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그냥 기업체가 자체로 발행하는 사사 정도 수준의 책이 되어 버린다.

이 책과 대조해서 읽기 권하는 것은 최근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두 권의 <구글스토리>다.
한쪽은 좀 더 비즈니스 다른 한쪽은 기술에 치중해서 만들어졌지만 모두 볼만하다.

이 책에서 읽은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네이버 이야기를 조금 더 붙여보겠다.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때로는 기술 때로는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주면서 대응하는 구글의 경우 그 하나 하나의 결정에 따라 자신의 지위를 다르게 만들었다.
이는 네이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삼성SDS에서의 분사, 새롬기술과의 M&A 불발, 다시 한게임과의 성공적인 M&A 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오늘을 만들어내었다. 지금은 거의 독점화된 기업으로 한국의 여타 매체들을 위협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정말 작은 방 하나에 머무는 5명의 멤버들의 모임이었다. 그 기업이 오늘날 이렇게 큰 영향을 주게 될지는 아마 본인들이나 주변에서도 확신이 강하지는 않았던 것 갔다. 창업시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이 퇴사하고 유학가면서 이를 반납한 경우도 있었다. 지금 고스란히 보유한다면 수천억에 이를 지분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전산학 박사를 받아 좋은 대학에 자리하는 것은 한국적 가치인데 미국에서는 오히려 야후나 구글과 같은 창업자를 훨씬 존경한다.

가깝게 지내는 회사 직원들이 네이버의 가치를 잘 몰랐다면 당시 같은 건물의 경비를 서던 나이 드신 분은 오히려 그 가치를 크게 보았다. 밤 늦게 열심히 일하고 삼성이 지원하는 인터넷 벤처라면 돈이 된다며 지분을 살 수 있냐고 문의를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안목의 불일치는 개인들의 문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었다. 창업을 꾸준히 후원했던 삼성SDS의 경우 지분 20%에 만족했고 실제 상장시 차익이 생기자 곧 팔아서 현금회수를 했다고 한다. 이를 꾸준히 보유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제는 조단위가 훌쩍 넘는다.

이렇게 제한된 소득을 거둔 것은 비단 SDS만의 아픔이 아니다. 바로 초기 지분 250억을 투자해서 10%를 획득했던 새롬기술도 마찬가지였다. 상장 직후에 지분을 상당수 처분해서 주가를 출렁거리게 만들었지만 이것 또한 매우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었다.

가깝게 있다고 가치를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의 네이버는 많은 기대와 욕을 동시에 먹고 있다. 잡지에서 연달아 때리는 포털의 명암 기사에서도 위력을 알 수 있고 정치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제출한 대선관련 법안이 포털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때로는 남과 나누기를 거부하는 닫힌 포털이라고 비판 받고 있는데 어쨌든 결과는 막대한 수익이다. 원래 욕은 돈이 쌓이면서 함께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덕적 가치와 투자자의 탐욕은 결코 같이 가기 어렵다. 카지노 주변의 폐인이 불쌍한 것은 맞지만 강원랜드 주식은 매력적이고 메가스터디가 씌우는 바가지가 짜증나 퇴사하게 된 18억 연봉의 강사 이범에 공감하지만 그래도 주식은 메가스터디를 사야 한다.
마찬가지로 네이버에서도 그러한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도 선발 주자였던 다음이 벌인 몇가지 자기 기만에 빠지지 않을 수 있던 것은 내부적으로 폐쇄되지 않는 오픈 마인드를 가진 CEO 이해진의 역량 덕분이었다.

반면 선발 주자였던 다음은 연세대 출신 경영진들 위주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다보니 중간 레벨의 간부들의 좌절이 많았다고 한다. 한번 이루어진 결정이 오류로 판정되어도 이를 정정하려는 노력도 없다. 이미 권위화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한메일 유료화가 경쟁자를 키웠고 라이코스 인수, 자동차보험 진출 등도 현명한 결정이 아니었는데 교정하는 데는 매우 어려움이 많다.

결국 기업은 CEO를 중심으로 한 핵심인재들의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모델이 중요하다.
기업이 사람이라는 점을 더욱 알게 되는 것이 네이버와 다음의 경쟁스토리였다.

하지만 현재의 네이버가 정말 세계로 뻗어갈 수 있을까하는 물음은 여전히 갖고 있다. 구글이 매우 뛰어난 기술지향적 기업인데 비해서 네이버는 철저히 응용 아이디어 중심의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원천기술은 스스로 연구하기 보다 사오고 대신 이를 가장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시장에서 돈 버는 기술에 치중해왔다. 그 방법이 문화가 다른 타지역에서 통할지는 아직 의문일 따름이다.
덕분에 한국의 두 인터넷 대표 기업이 번갈아가면서 구글과 관련설에 의해 출렁이는 것은 아쉬움이 많다. 다음의 경우 부족한 경쟁력을 일거에 만회하려고 구글과 다양한 제휴를 시도한다. 초기 TV광고에서 한국의 인터넷은 다음이 지키겠다고 광개토대왕이나 이순신의 이미지를 담은 광고를 시도했던 점을 상기해 보면 더욱 그렇다.
네이버는 어떨까? 아직은 여전히 의문을 갖게 된다.

하지만 사람일이란 내일을 모르니 쉽게 단정하고 제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꿈은 사람을 위대하게 만든다. 크면 클수록 말이다. 해외에서 삼성이나 현대의 상품을 만났을 때 반가운 것만큼이나 네이버나 다음이 해외에서 멋진 성과를 보인다면 그 만큼 기쁘지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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