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추얼펀드 제국 피델리티 굿모닝북스 투자의 고전 4
다이애나 B. 헨리크 지음, 김상우 옮김 / 굿모닝북스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한국사회의 재테크 키워드의 핵심에 펀드가 자리 잡은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박현주,강방천 등 스타 매니저들이 IMF 이후 아예 자기 이름을 걸고 회사를 세워 오늘처럼 행사할 수 있게 된 것도 펀드자본주의의 위력 덕분이다. 그 모델에는 여기 이 책에서 소개된 피델리티라는 뮤추얼펀드 업계의 거인이 있다.
미국 동부 보스톤을 기반으로 하고 우리에게 흔히 피터 린치라는 스타 펀드매니저를 통해 알려진 회사다. 관심이 있다면 여러 은행에서 파는 이 회사의 펀드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 나라에 걸쳐 다양한 산업으로 세분화된 펀드들을 살피다보면 역시 명불허전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남의 돈을 맡아 굴려서 돈을 벌게 해주고 자신도 같이 부자가 된다.
언뜻 보면 쉬운 공식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사업화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가장 큰 것은 아마 신용일 것이다. 돈을 끌어모으려면 오랜 기간 쌓은 믿음의 두께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미국도 여러차례 자본주의 사이클에 따라 불황을 겪었고 많은 기업들이 파산해버렸다. 우리를 오늘 위협하는 시티은행도 그 위기속에 놓인 적이 있을 정도였고 최근 모기지 회사들 중 신용도 낮은 기업들이 무너지는 소리도 들린다.

다음은 끌어 모은 돈을 잘 운용하는 능력이다. 돈 버는 방법처럼 전파속도가 빠른 정보도 없을 것이다. 한쪽에서 히트를 치면 금방 모방되어 버린다. 그 속에서 독자성을 잘 유지하면서 성과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피델리티의 최고 매니저였던 린치가 은퇴해버린 것이라고 설명도 달려나온다.

마지막으로 공정하게 성과를 돌려주는 것이다. 어 처음 약속한 것처럼 당연한 말이지 않냐고 물어올 수도 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매니저들이 자신의 돈을 먼저 빼고 그 다음에는 유력자의 성과 몫을 빼는 등 결코 공정하지 않은 게임을 하다가 적발되기 마련이다.
이 책에도 그렇게 유사한 게임을 하다가 피델리티의 주요한 펀드매니저가 유죄 판결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 세가지 프로세스를 잘 지키면서 거대한 제국을 만든 것이 바로 피델리티의 오너 네드 존슨 일가다.
미국에서도 당대에 자기 힘으로 오너가 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책의 앞 표지를 장식하는 주인공으로 소개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의 아버지와 네드 존슨 자신 그리고 이제 3세 경영으로 가는 딸 까지 세 사람을 주로 내세우면서 기업의 각종 주요사건 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채워간다.

전반적인 흐름은 뮤추얼펀드 산업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하게 되고 나아가 펀드의 권력화라는 테마 또한 엿보게 된다. 경영권싸움에 대한 개입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고자 하고 보다 단기 고수익에 심취하다보니 정크본다나 헤지펀드와 기법을 같이 하게 된다는 것도 지적한다.
최근 한국에서 미래에셋과 박현주가 자본시장의 권력이 되고 있는 것과 똑 같은 현상이다. 아직 이곳은 출발점일 따름이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마치 기업의 역사(사사라고 부른다)를 차분하게 늘어 놓는 형태라 재미는 떨어진다. 두께에 비해 개인적인 소감도 깊지는 않아서 별은 세개 정도 주는 것이 적당하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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