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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훌쩍 멀리 떠나 낯선 곳에서 자유롭게 보고 느끼고 싶다.
이건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지만 막상 결행하기는 쉽지 않다.
커리어,시간과 돈, 그리고 우리를 붙들고 있는 각종 인연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책에서 말하듯이 아니야 너의 문제는 너 자신이야, 네가 결행하면돼라는 조언이
친구에게서 돌아온다.
맞다 우리를 얽메이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구나 하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 대목에서 저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코엘류의 <연금술사>와 하루키였다고 한다.
하여간 그녀는 그렇게 과감하게 스페인으로 길을 떠났다.
스페인은 어떠한 나라인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돈키호테의 모습이다. 우스꽝스러움의 자체로 보이지만 그가 나타내려는
것은 사회와의 부조화였다고 생각된다.
당시 스페인은 라콩퀴스타(재정복)로부터 신대륙 발견에서 나타난 금은보화로 만들어낸
국운 성취가 유럽지역에서 전쟁으로 소모되면서 서서히 내리막으로 가던 시기였다.
종교는 이데올로기로 굳어지고 사회는 경직되고 포용보다는 잔혹으로 상징되는 그런 사회가
스페인 제국의 면모였다.
다시 떠오르는 스페인의 이미지는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에 나타나는 내전이다.
조지 오웰도 참여했던 이 전쟁에서 당시 유럽의 좌우 사상들이 무수히 대결을 펼쳤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도 그 결과물이었고 수많은 목숨이 그렇게 소모되어 갔다.
프랑코에 의해 잊혀졌던 스페인의 모습은 다시 민주화에 의해 복귀되어 나타났다.
유럽은 피레네 산맥에서 끝난다고 하더니 이제 다양한 관광조건을 잘 갖추고 EU 성장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피카소 이외에도 엘 그레코, 고야 등 화가의 나라이고, 가우디의 건축물이 상징하는 창의적 건축
아마 이런 것들은 이 나라가 매우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아랍의 정복, 기독교의 재정복, 각기 나뉘어진 소민족의 갈등. 최근에도 나타난 바스크 등의 테러
신영복 선생의 글에 나왔듯 패전한 자유주의자들을 끌어다가 노역 시켜가며 만든 성당도 있다고 한다.
후백제를 무너뜨리고 왕건이 패잔병 시켜다가 절 짓게 하는 것과 비슷한 의도다.
그 성당을 보며 어떤 여행가는 참 아름답다고 하며 이 나라는 신앙심도 두텁구나 하고 책에 적어
놓은 것을 보고 실소를 머금었었다. 거기에 비하면 신영복 선생은 우리 안목을 얼마나 넓혀주는지.
하여간 손미나씨의 글은 쉽게 쓰여져읽어서 편하게 따라갈 수 있게 해준다.
그녀의 시선은 우리에게 방송 카메라가 되고 말은 방송 내러이터의 스크립트가 된다.
가끔 카메라 앞에 나가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주는데 그것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된다.
이 책 하나로 스페인을 다 담았냐, 문화건 지역이건 역사건... 그렇게 물어보면 우문이 된다.
제목에 나와 있듯이 자유를 추구하러 간 사람이었지 그런 의무를 지려고 간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행, 어느 날 일탈을 꿈꾸시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과감히 결행해버린 손미나씨의 행동에
감탄을 해봅시다. 자꾸 쳐다보면 우리도 따라하게 되는 날이 올 것으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