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무실은 들뜬 분위기였다.
드디어 한진중공업 문제가 일단락되나 보다 기뻐하고 있었다.
그때 한명이 불길하게 내뱉었다.
"그래도 나는 그녀가 내려와야 믿겠다"
초치는 소리라 생각했다, 그때는.
그녀는 아직 내려오지 못했다.
35미터 위 크레인에 여전히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조합원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기습적으로 크레인앞으로 밀려들어온 경찰들.
순조롭게 사태가 끝나기를 바라지 않는 누군가의 꼼수인가?
무엇보다 '사람의 목숨'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이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목숨이 중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이 모두 소중한 것처럼.
쌍용자동차의 해고자 한명이 또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18명.
이 사회가 계속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사실이 무섭고 두렵다.
그래서 계속 매달린다.
제발 제발 한진에서는 다시는 누군가가 죽어서 다른 이들을 구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그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두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그녀가 무사히 내려올 수 있도록 길을 내어 주었으면 좋겠다.
그녀가 날마다 꿈꾸었던대로 살아서 내려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녀를 겁주고
잠정합의안을 무효로 돌리려는 꼼수에 맞서
승리하고
희망을 열어주는 큰 길이
부디 우리에게도 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