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대극은 그리 땡기지 않았습니다.
편견일까요?
하지만 워낙의 호화 캐스팅이라 결국은 보게 되었네요.
그리고 든 생각,
아 참 괜찮은 방법이구나.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시대극 만들었으면 좋겠다.
우선 본 건 [태합기- 원숭이라 불린 사나이]였습니다.
후지 TV에서 2003년 12월 27일에 방영된 2시간 여의 드라마입니다.
![](http://image.aladin.co.kr/product/30/47/coversum/8989263123_1.jpg)
초난강이 나오기에,
그리고 후지키 나오히토가 나오기에 받아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보다 보니 태합이란 사람이 바로 우리가 아닌 풍신수길이더군요.
-어렸을 적 MBC에서 하는 조선왕조 500년을 보고 자란 시대이기에
전 죽어도 풍신수길입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란 이름은 참 입에서 안나옵니다.^.^;;
순간 감정이 생겼습니다.
제가 아는 도요토미는 다만 임진왜란을 일으킨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참고 보기로 했습니다.
초반에 나오는 초난강의 표정이 너무 순진해서,
그리고 도대체 그 사람이 니네 나라에선 그렇게 잘난 사람이야라는 생각에,
이 드라마에서는 그가 전쟁을 즐기기보다는
신의를 중시하고 순간 순간에 진실한 사람이라고 보여지더군요.
물론 우리 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생각했습니다.
아 한 사람은 다른 입장에서 보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도 볼 수 있겠구나.
단 한 사건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내가 오히려 편협한 사람이 아닐까?
최소한 그 사람에 대한 다소간의 사실은 파악하고 평가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보면서 그런 생각을 잠시 하고,
오히려 이 드라마에서 눈에 띄는 것은 풍신수길의 상관이었다는
오다 노부나가였습니다.
이전에 기무라 타쿠야가 이 사람 역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엔 후지키 나오히토더군요.
일본의 잘생겼다는 배우들이 이 역을 하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이었던 듯 합니다.
어렸을 때 생모와의 갈등 하에서 멍청이라 불렸고,
전국 통일의 기초를 닦아 놓고 마지막에 가신의 배신으로 죽은 그 남자,
일본 사람들의 정서에는 참 부합되는 사람인가봅니다.
이후 이어서 본 드라마는 후지 TV 에서 2004년 12월 18일에 방송된
[토쿠가와 츠나요시-개라 불린 사나이]였습니다.
역시 초난강이 주연을 했는데,
바로 그 유명한 추신구라 당시의 쇼군이더군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막부를 설립한 이래
거의 친자가 대를 이은 적은 없습니다.
-그 전통은 오오쿠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 요즘 케이블에서 하더군요. 참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15명의 쇼군 중의 가장 비난을 받는다는 그가
오히려 현명한 정치가였음을
그리고 유교적인 정치가였음을 강조하는 드라마였습니다.
그가 세운 많은 법령 중의 가장 유명한 것이
개를 죽인 자는 엄벌에 처한다였더군요.
당시는 사무라이들이 칼이 잘 드는 것을 실험하기 위하여
길가의 노숙자를 혹은 개를 그냥 죽였다고 합니다.
그걸 막았던 사람으로 설명을 하네요.
그리 뛰어나다가 장군적인 풍모를 지녔다고 회자되지는 않지만
오히려 평화기의 군주로서는 괜찮지 않냐고.^.^
일본 사와 담을 쌓고 지낸 저에게 이런 모든 사람들은 그저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걸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시대극을 만들면 안될까?
꼭 우리 나라에서는 시대극을 만들면 50부작 단위로 만들곤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무리가 되는 많은 인물들을
2시간 여로 자주 보여준다면
그것이 오히려 매력적인 역사 교육이 아닐까 합니다.
장편 드라마를 만들기에
그리 유명하지 않은 배우들이 고용되고
-물론 시대극의 호흡을 할 수 있는 배우들은 제한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전에 그런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전속으로 계약된 상황에서 시대극을 연기하면
호봉이 지속적으로 올라가서도 많이 했다구요. -
젊은 인기 많은 배우들은 외면하고 있는 현실에
이렇게 한편짜리 드라마를 계속한다면
일본처럼 최고의 인기 캐스팅을 계속할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왜 꼭 유명인을 캐스팅해야한다고 반문한다면
일종의 미끼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김재원이나 에릭 같은 이가 관창을 한다면
장동건 같은 이가 김시민을 하고 김시습을 연기한다면
아무래도 많은 어린 친구들이 보지 않을까요?
참 본받고 싶은 시스템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