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예공간예찬]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 있다는 산문 [그늘에 대하여]는 정말 좋았다.
어두침침한 공간에서 가끔가끔 반짝 희미한 빛을 발하는 금빛 마키에가 눈에 어른어른...
나머지 산문들은 그만은 못했고, 마음에 안 드는 가치관이 자주 엿보였음.
눌와의 책이다.
 
[그늘에 대하여]에서 고른 구절들은 밑줄긋기로 올렸고,
책에 수록된 다른 산문에서 고른 구절 두 개는 여기다 올린다.
 
 
'잠만 자는 것은 독이다'라고 말하지만, 동시에 음식의 양을 줄이고 종류를 줄이면, 그것만으로 전염병 같은 위험에 걸리는 경우도 적다. 칼로리다 비타민이다 시끄럽게 떠드는 시간이니 신경을 쓰는 사이에, 아무것도 안하고 잠에 곯아떨어지는 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쪽도 있다. 세상에는 '게으른 자의 철학'이 있듯이 '게으른 자의 건강법'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왜 일본에서는 무가 정치가 일어나 무사도가 확립하게 되면서, 여성을 낮추고 노예시하게 되었을까. 왜 '여인에게 친절한 것'이 '무사다운 것'과 일치하지 않고, '나약에 흐른다'고 여기지 않으면 안되었을까. 이는 재미있는 문제이지만, 그런 탐색을 바로 시작하자면 길어지기도 하겠고, 자연 다음 장에서 이 점을 다룰 기회가 있으므로 여기서는 논하지 않기로 하거니와, 어쨌든 그러한 국가 체제를 가졌던 일본에서 고상한 연애문학이 발달할 리는 없었던 것이다. 솔직히 도쿠가와 시대의 연애물은 어떤 천재적 작품이라 하더라도 결국에는 조닌(도시에 사는 상인계급)의 문학이었고, 그만큼  '품격이 낮은'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 스스로 여인을 얕보고, 연애를 얕보면서, 어떻게 기상이 고매한 연애문학을 짓는 것이 가능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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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6-03-02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거 읽어보셨구나.
한번 보고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

mong 2006-03-02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의 건강법'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우 ^^

panda78 2006-03-02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 사서 본 거였음 보내드릴 텐데, 이동도서관에서 빌려 본 거라.. ^^;;

몽 언니, ㅋㅋㅋ 그건 뭘까요? 눈비오는 날엔 나가지 않는다. 밤참은 거르지 않고 먹는다. 날이 밝아오면 잠자리에 든다? ^^;;;;;

로드무비 2006-03-0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늘에 대하여'는 너무 좋았어요.^^

panda78 2006-03-03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그죠, 로드무비님-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