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70 p ~ 72 p
"결정났어, 친구들, 결정났다구." 프레드가 자전거 페달에서 내려서며 말했다.
"뭐가 결정났다는 거야?"

"이혼한대!"
"니네 부모님? 와, 잘됐네! 부모님이 너한테 직접 말했어?"

"아니, 아직. 엄마 아빠가 얘기하는 소릴 들었어. '이혼' '변호사' '집', 어쨌든 니들이 말해준 모든 단어가 나왔단 말이야. 이번에는 진짜인 거 같애. 그리고 요즘은 집이 별로 시끄럽지 않은 편이야. 그런데, 울 엄마는 상태가 말이 아니야. 엄마는 별로 기쁜 표정이 아냐, 그치만 소리는 덜 지르니까."
"그럼 됐어. 인제 봐라, 아주 빨리 지나갈 거야. 한 달도 안 돼서 아마 주말을 보낼 새 집이 생길 거다. 어때, 괜찮지 않냐?"

"잠깐, 그런데 한 가지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뭐라더라 '공동 관리', 이게 무슨 뜻인데? 가구 때문에 싸우는 거야?"
"저... 가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아니야." 우리 모두는 당황했다. 그래서 서로 미루고만 있었다.

"뭔데? 니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왜 그래? 혀라도 삼킨 거야? 왜 그래? 도마뱀이라도 나타났어? 에이, 형씨들, 대답해봐, 맙소사, 니네들이 그러니까 겁이 나잖아!"
"있잖아, 들어봐 (프레드는 안절부절한다. 그래서 내가 나섰다). '공동 관리'라는 말, 딱 한 번 들어봤어, 마리한테. 기억나지? 이학년 때의 키 작고 금발인? 걔네 부모가 이혼했을 때 마리가 '공동 관리'였어."

"가만, 설명 좀 해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그 뜻은 걔네 부모가 모두 걔를 데리고 있기로 했다는 뜻이야. 그래서 걔는 일 주일은 아빠랑 일 주일은 엄마랑 사는 걸로 결정한 거야." 프레드의 두 눈이 접시만큼이나 커지기 시작했다.

"매주, 집을 바꾼단 말이야? 그런 미친 방법이 어딨어! 그러면 어디다 무슨 물건을 두었는지 어떻게 알아?"
"마리는 가끔 자기가 어디 살고 있는지를 잊을 때가 많다고 했어. 그러면 달력을 보고, 월요일의 날짜가 짝수면 아빠네 집이고, 홀수면 엄마네 집이고, 그렇게 구분했대."

"하, 어지러워! 그러면 내 마조키트 마을은 어디다 세워? 아, 안 돼, 안 돼, 그럴 수 없어. 그런 일은 말도 안 돼. 엄마 아빤 아주 완전히 머리가 돌았군. 나는 절대로 내 방에서 움직이지 않을 거야. 내 베개랑 내 침대랑 그대로 있을 거야. 지금 집에 남는 사람이랑 살 거야, 나머지는 자기네가 알아서 하겠지."

"빨리 네 생각을 엄마 아빠에게 말하는 게 좋을 거 같다. 마지막엔, 결국 네 의견을 물어볼 거야. 망설이지 말고, 확실히 말해야 돼! 걱정 마. 처음이라 서로한테 겁주려고 그러는 거야. 곧 진정할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니네 부모님이 헤어진다는 거잖아, 안 그래?"

"야, 이제 얼굴 좀 펴라. 너는 그럼 부모님이 계속해서 소리소리 지르고 싸웠으면 좋겠어?"
"아니, 절대 아니지. 그치만 엄마 아빠가 사이좋게 지낼 땐 참 좋았는데... 니 생각에 그게 지속되기가 그렇게 어려운 거야?"

"아, 그 문젠, 친구, 절대 쉬운 문제가 아니야." 내가 한숨지었다. "바로 그 때문에 난 이다음에 결혼 안 할 거야. 애들을 원치 않아..."

"애들, 결혼 안 하면 애들은 없는 게 당연하지, 바보야! 어째 그리 바보냐!"
"그럼 폴린네 아빠는? 걔네 아빠 결혼 안 했어. 그런데도 애들은 있잖아! 너도 바보다!"

 

- 부모의 이혼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겪으면서 성장해 가는 아이들. 무척 재미있게 읽었지만 가슴 한켠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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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0-28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