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조정육 동양미술 에세이 1
조정육 지음 / 아트북스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진/우맘님이 빌려 주신 책이다. 속표지를 보니 호랑녀님이 진/우맘님께 선물하신 책인 것 같다. 결국 호랑녀님과 진/우맘님, 두 분 덕택에 정말 좋은 책 한 권을 만났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올해 초, 갑작스레 생겨난 그림에 대한 관심은 반년이 지난 지금도 서양화에만 한정되어 있었는데, 이 책 덕분에 우리 미술에 대한 흥미가 생겨났다. 남의 나라 역사에만 관심있고 국사엔 깜깜, 서양 그림은 아주 약간이나마 아는 것들이 있지만 동양 미술엔 일자 무식인 것이 남부끄러우면서도 관심이 안 가서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그림들이 많았지만, 미술 교과서에서 몇 번인가 본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 김홍도의 그림 등 낯익은 그림도 있었는데 미술 교과서에서 보았을 때와는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그 때는 그저 그림과 제목을 짝지어 외우기에 급급했었고 동양미술은 재미없다는 느낌 뿐이었는데, 지금도 동양미술에 깜깜인 것은 다를 것이 없으나 그림들이 그 때와는 다르게 보였다. 그림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지는 않았지만, 내가 그림에게 말을 걸고 싶어졌다.

이런 류의 미술책들이 대개 그렇듯 글쓴이의 일상 이야기에 그림에 대한 감상이 섞여있는 글을 모아놓은 것인데, 저자 자신의 일상생활과 그림을 연결시키는 것도 억지스럽지 않고 전문적인 이야기는 쏙 빼고서도 그 그림을 보는 포인트를 잘 짚어준다.

아직 정선의 금강전도나 김정희의 세한도의 아름다움을 알지는 못하지만(특히 세한도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나는 인생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듯 하다), 좀 더 우리 그림을 보고 싶어졌다. 그것만으로도 내게 이 책의 의미는 더없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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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9-16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찾아보니 마침 집에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이 있다. 오늘은 이 책을 읽다 자야겠다. ^^
그리고 내일 캐시백 포인트로 <화인 열전>상권을 주문해야겠다.
동양 미술에 관한 좋은 책 알고 계신 분- 제게 추천 좀 해 주세요- <(_ _)>

水巖 2004-09-16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하시는군요. 그리고 여러 눈 익은분들의 손때 묻은 책이라 더 정답군요.
제 리스트 [ 그림, 글씨, 평전, 쟁이들이야기]는 알라딘에 나와 있는 책으로서 내가 소장한 책들입니다. 혹 참고가 되실지 모르겠네요.
<화인열전>은 전에 출퇴근할때 지하철안에서 읽던 책이군요. 내것은 양장본이여서 좀 갖고 다니기 무겁더군요.
어떤 40대가 내게 다가와서 무슨책 이냐고 묻기도 하데요. 그 분도 책 어지간히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더군요. 그게 왠만해서는 궁금해도 말로 물어지지는 않던데요.
비 오는 가을날의 아침입니다. 책 읽기엔 더욱 좋은 날이 될것 같네요.

마냐 2004-09-17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판다님의 그림에 대한 관심이 사실 몇달 밖에 안된거란 말씀입니까? 정말 대단하셔라...

panda78 2004-09-18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참고해서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_ _)> 꾸벅. ^ㅡ^
마냐님... 그러니까 초보 티가 팍팍 나지요. ^^;;; 내공이 영... 딸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