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readers > 서민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고야 (2)

서민(庶民)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表出)
고야 Francisco Goya(1746~1828)

 


聖요셉의 죽음

  종교 도시 발라돌리드의 산타아나 교회의 요청으로 그려진 작품이다. 이 그림의 밑그림이 남아 있으나, 그것은 이 작품과는 많이 다르며 고민하는 성요셉을 그리스도가 부둥켜 안고 있는 드라마틱한 발상으로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이 작품에서는 신인 그리스도가 지상에 있어서의 아버지 요셉의 시신 앞에 조용히 나타나 있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손을 모은 요셉의 양손에 그리스도가 오른손을 펴서 어루만질 듯한 부분이 그림의 중심을 이루었다. 왼손은 벌려 위쪽에서 내려 흐르는 빛과도 연결짓는 구도법으로 작품을 제작했으며,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는 엄숙하며 자애로움이 화면 가득히 감싸 주고 있다. 고야가 제작한 종교화 중 귀중한 작품의 하나이다.

 


마라가토와 싸우는 修道士베드로

  1806년 아루칸다라 수도사 베드로가 무장한 도적 마라가토를 맨손으로 잡은 사건이 일어나 세상을 온통 놀라게 했다. 고야는 이사건을 극적인 수법을 써서 6점의 시리즈 작품으로 제작했다. 이 그림은 그 중 세 번째 작품이다. 처음 2점의 작품에서는 도적이 수도사에게 총을 들이대고 어깨에 짊어진 물건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장면이고, 나머지 3 점의 작품에서는 도적의 총을 뺏은 수도사가 총신으로 도적을 쓰러뜨리고 도망치려는 도적에게 발포, 도적을 체포한다는 장면을 연속적으로 그렸다. 격렬한 필촉을 구사, 색면과 동세(動勢)를 약동감 넘치는 분위기로 생생한 현장감(現場感)을 표현해냈다. 이 사건이 있은 2년 후 발발한 항불(抗佛)전쟁에 즈음하여 이 6점의 시리즈 작품에서 고야의 시국을 꿰뚫는 영감을 감지할 수 있다.

 


순교?

1649년 3월 16일 두 프랑스인 선교사가 캐나다의 이로구오 족에게 체포되어 순교했다 한다. 고야가 이 사건을 발상원으로 하여 나시체(裸屍體)를 토막 내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이 작품을 제작한 시기는 항불 전쟁 중이었다. 고야가 1 세기 반이나 지난 훗일에 이러한 사건을 작품으로 다룬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신념에 사는 어려움이나, 정의와 불륜, 인간 본연의 본질성과 야만성에 대한 통찰 등 여러 가지 이유가 될 것이다. 고야는 이러한 테마로 시사적인 많은 작품을 그렸다. 반역이나 자유가 어떠한 것인가를 말해주는 듯 하다.

 


거인

  1812년 고야 재산 목록에 기재되어 있는 작품. 폭풍 직전으로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 구름 위에 거인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두려움에 떠는 듯 역마차 떼들은 공포에 싸여 사방으로 도망치는 듯하며, 전면에 노새 한 필이 무심히 서 있다.고야가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는 모르나, 노새를 스페인어로 바보 또는 얼간이라고 한다. 이 그림에 대한 해석도 구구하다. 페르난도 7세에 대한 풍자적 표현이라고도 하고, 거인을 나폴레옹 또는 전쟁의 상징으로 해석하기도 하며,그 반대로 거인이 군중을 뒤로 방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거인을 스페인의 수호신(守護神)으로 보는 설도 있다. 어쨌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던 고야의 상상력의 비약을 말해주는 작품이리라.

 


사투르노

  앞서 소개된 자화상을 그린 4년 후 고야는 빈사의 중병에 빠졌었다. 다행히 회복은 되었으나 그 후 '귀머거리 집'에서 유폐 생활을 보냈다. 이 집에서 생활하면서 14 점의 작품을 제작했으며, 이 시기의 그림은 '검은 그림'이라고 불린다. 고야는 대단히 음침하여 공포와 억압을 괴물로서 상징하는 표현주의적 작품을 2층 건물 벽면에 가득차게 그렸다. 이 그림도 그 집 식당 벽면에 그린 작품의 하나이다. <사투르노>는 하늘의 지배권을 자식들에게 빼앗기게 될 두려움으로 5인의 어린 자식들을 차례차례 먹어서 죽여 버렸는데, 이 고대 신화의 신은 토요일에 마녀들의 집회를 연다는 신이기도 하다. 공포, 절망, 분노 등을 상징하는 듯한 처절한 화면 구성은 놀랍다. 고야의 정신적.내면적 파동이 이러한 표현주의적 작품을 표출한 것이다.

 


聖베드로

  고야가 조국 스페인을 떠나 프랑스에 망명하기 직전에 그린 작품, 그리스도에게서 받은 천국의 열쇠를 바위 위에 놓고 기도하는 성 베드로 상이다. 간결한 구도에 강력한 매스(흙덩어리)로써 조형된 성인상은 마치 움직 일 수 없는, 장엄하며 엄숙한 느낌을 갖게 한다. 성 베드로 상의 표정에서 애소(哀訴)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무엇을 말해 주는 것일까? 인간의 본질을 형상화한 까닭이 아니겠는가. 황토색, 청색, 흑색 등의 제한된 색감이 가진 상징성, 자연 보다도 정신력과 의지력으로서 긍정할 수 있는 화면의 리듬을 감지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엘그레코 작품의 사도상(使道像)의 세계와 비슷한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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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6-0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나온 그림들은 전에 본 적이 있어서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그 책에 보니 고야가 여성을 심히 못마땅해하는 것 같았는데, 여기엔 그 그림들이 없군요. 그게 아마 판화들이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