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용하시는 닉네임의 의미와 유래
-김영하의 단편 소설 제목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에서 따왔다. 한참 숨어 지내던 시절이라 유령같던 내 모습이 그 제목과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던가. 원래 나우누리 가입하면서 만들고 온갖 메일을 통일해서 주구장창 쓰는 아이디가 하나 있는데, 알라딘에서도 처음엔 그것을 사용하다가 서재를 본격적으로 열면서 바꾸었다. 예전에 나를 알던 사람들이 그 아이디를 통해서 이 곳에 오지는 않았으면 하는, 안전한 칩거의 본능으로 완전히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다. 친숙함이나 친근함은 늘상 쓰던 그것에 비할 수 없지만, 새로 생긴 이름이다보니 뭔가 시작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2. 서재 이름의 의미와 유래
- 위에서 말한 이유로 서재 이름을 만들고나서 닉네임을 뭘로 할까 골똘하다가 그냥 바로 서재이름에서 따서 만들었다. 나는, 이곳에 있는 동시에 없기도 하니까...
(아아, 알아요, 안다구요... 맨날 디비 자느라 여기 없다구요; )
3. 나의 이미지를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의미, 출처, 만들어주신 분 등등)
-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 포스터. 가장 좋아하는 영화.
화양연화를 기다리며 어쩌구 하는 허황된 소리를 불리한 상황이 닥칠 때마다 무슨 해결책인 양 주절거리기도 하고...
4. 서재 타이틀 이미지를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의미, 만들어주신 분 등등)
- 알라딘에서 공짜로 대여한 것.
5. 서재를 처음 만든 시기와 이유는
- 한참 블로그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디카를 살까, 포토샵책을 제대로 파 볼까, 뭐 그러고 있던 중에 알라딘에서 메일이 왔다. 서재라는 공간이 생겼고 그곳에 있는 하얀 도화지 같은 페이퍼에 네 꿈을 펼쳐라~ 뭐 그런 메일. 알라딘 마을이라는 게 생기고 원래부터 내게 많은 도움을 줬던 리뷰들이 각자의 방으로 차곡차곡 들어차 있는 걸 보자 나도, 그렇게 그럴싸한 내 방이 갖고 싶었다. 하지만 리뷰를 써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질 못해서 한 동안은 그저 다른 분들의 글만 읽고 다녔고 내 서재에는 올해 초에 들어서야 비공개로 일기같은 걸 가끔 썼다.
서재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아마도 4월말쯤인 듯하다. 둥둥 날아다니다가 지쳐서 아마도 조금은 내려앉고 싶었던 것인지.
6. 지금 서재를 운영하는 이유는
- 내가 '다른 사람들이 보는 글' 을 다시 쓸 수 있는 것이 좋다. 지난 몇 년 간 나는 스스로만 보는 글을 쓰는 것도 아주 힘겹게 느껴졌으니까. 그리고 나의 허접한 글로나마 이 세상을 열심히 살아내시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나는 참 좋다.(아, 이 자리를 빌어서 제가 본격적으로 서재를 '운영' 해 나갈 계기를 만들어주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7. 5번과 6번이 다르다면 달라진 이유는
-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고... 아아, 잘 모르겠다.
내가 정말로 처음에 소통을 목적으로 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고
지금 제대로 소통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중얼중얼.
8. 알라딘에 처음 쓰신 리뷰 or 마이페이퍼
- 첫 리뷰는 <호수와 바다 이야기>를 읽고 쓴 '조용히 말을 걸어오다' . 그게 5월 초 였다.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던 그 막막함이 아직도 기억난다.
- 첫 페이퍼는 비공개로 썼다. 올해 1월 중순쯤. 그냥, 내가 다시 끄적임을 시작한다, 뭐 그런 내용이었다.
9. 마이페이퍼 분류를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 춘광사설 : 일기처럼 혹은 그냥 아무 말이나 하고 싶을 때 쓰는 페이퍼. '사설을 늘어놓다' 뭐 그런 생각이 나서 괜히 춘광사설에다 끼워 맞췄다.
- 죽어도 좋아 : 책을 제외한 좋아하는 것들(영화나 음악이나 뭐 그런것)에 대해서 주절거리거나 퍼오거나 하는 곳.
- 키즈 리턴 : 제목 그대로 어린 시절 울궈 먹기용 페이퍼.
- 러브 레터 : 처음엔 내가 좋아하는 작가나 책에 관해서 그들에게 연서를 띄우듯 소소하고 구체적으로 애정표현을 해보겠다! 하는 나름의 원대한 꿈을 갖고 만든 페이퍼인데, 이제 꼴랑 두 편 쓰고는 어렵다 귀찮다 몰라몰라 하고 있다.
- 도형 일기 : 마음에 드는 말이나 글을 퍼온 다음에 혼자서만 알아듣게 주절거리는 곳. 마치 아빠가 못 알아보게 도형을 그려서 혼자만의 일기를 썼던 영화 속의 그 아이, 처럼 말이다. 다른 분들이 못 알아보라는 의미는 아니고 그냥, 지나치게 자의적인 얘기들.
- 타임리스 멜로디 : 책을 읽다 보면 배경으로 음악이 깔리거나, 주인공이 음악을 듣고 좋아하거나 하는 장면들이 곧잘 나오는데, 그 때마다 나는 항상 그 음악들이 궁금해서 실제로 들어보고 싶었더랬다. 책 속의 BGM, 뭐 그런 것들.
사실 내 서재에 처음 오시는 분들은 페이퍼 분류가 지나치게 제멋대로이고 내용과는 전혀 무관한 것들이라 뭐가 뭔지 잘 모르실거라 생각된다. 게다가 이름들도 다 영화제목에서 따온 것이니 좀 우습기도 하고... 뭐 이름 지을 능력이 안되서 그냥 다 갖다 붙인 거니, 너그러이 봐 주시길.
10. 만일 귀하에게 원하는 오프라인 서재를 새로 꾸미거나 더 멋있게 만들 충분한 공간과 자금이 주어졌다고 합시다. 어떤 서재를 꾸미고 싶으신가요?
- 솔직히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항상 3면이 책장으로 둘러쌓인 방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 충분한 자금이 주어진다면 방을 무지 넓게 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도 돈이 남으면 그저 푹신한 침대에다 누워서도 책을 편하게 읽을수 있는 독서대를 설치하고 싶다.
11. 오프라인에 진짜 서재가 있습니까?
- 책장 몇 개 뿐.
12. 지금 읽고 계시는 책은 무엇입니까?
- 천운영, <명랑>
<스티븐 킹 단편집> (으으 이건 거의 한달 째 읽는 듯;)
13. 지금 가장 갖고 싶은 책 or CD, DVD는 무엇입니까?
- (냉큼) 민음사 전집이요. 아아, 한 권만 골라요?
그럼 이것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누구인가?>
(이것도 비싸다구요?;)
음반은... 비틀즈 Anthology 1,2,3 (역시 비싼 것)
DVD는... 왕가위와 팀버튼의 모든 영화. (끝까지 비싼 것)
14. 읽을 or 살 책을 고르는 기준은 보통 무엇입니까?
- 예전에 페이퍼에 비슷한 얘기를 쓴 적이 있는데... 주로 작가다. 나한테 한 번 잘못 찍히면 웬만한 이상한 꼴 하기 전에는 막판까지 끝끝내 나의 스토킹을 당할 듯. 새로운 작가를 읽게 되는 계기 또한 매우 단순해서, 내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추천하면 읽는다. 그것도 아니라면 주변 사람들의 추천과 나의 편협한 취향이 맞아 떨어질 때... 한 마디로 뭐, 기준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뭐시기한 기준이다.
15. 이벤트를 개최하신 적이 있습니까?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당첨된 경험이 있습니까?
- 개최한 적 없다...(뭐 곧 한다, 하는 뻥은 여기저기 쳐놨긴 한데) 당첨된 적은 알라딘 수다방? 거기 댓글 쓴 걸로 적립금 받았다.
16. 악플 혹은 원치 않았던 토론으로 맘고생 하신 경험이 있습니까?
- 이 같은 변두리 서재에는 악플이 달릴 확률이 아무래도 적지 않을까.(그래서 좋다) 토론을 할 만한 건덕지는 내가 별로 아는 게 없어서 제공해드리지 못하니, 지금까지처럼 계속 없을 듯 하다.
17. 16번에 '예'라고 답하셨다면, 그런 고생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 그건 방지! 한다고 피해갈 수 있는건 아닌 듯 하다. 누가 찾아와서 죽어라 딴지를 건다면 이미 당하고 있는 입장에 와락 처해 버린다. 쫓아가서 패 줄 수는 없으니, 그냥 무시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18. 자신이 서재 폐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솔직히 유령 생활을 했을 때가 더 서재에 자주 오고 글도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지금은, 사실 스스로 조금 자제하려고 하는 면이 있긴 한데...(게을러서 그런거면서) 마음이 이미 와 있기도 하니까... 잘 모르겠다.
19. 주간 서재 순위권에 드신 경험이 있습니까?
- 100위 안에 든 적 있다. 최고 칠십 몇 위까지 한 적 있다. 핫핫;
20. 즐겨찾는 서재 브리핑을 이용하십니까?
- 편하고 좋으므로 절찬 애용중. (근데 이건 왜 물어보세요?)
21. 하루에 서재에는 대략 몇 번 오십니까?
- 두 번 혹은 세번쯤. (근데 한번 오면 아아주 오래 머문다. 어떤 때는 종일;)
22. 다른 분의 서재가 부러웠던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면에서요?
- 나는 자신의 서재활동을 마음껏! 즐기시는 분이 가장 부럽다.
(글을 재밌게 쓰시거나 전문적으로 잘 쓰시거나 하는 분들이 부러운 건 '서재'라기 보다는 그 분 자체가 부러운 것이니 예외로 하고)
23. 서재를 즐겨찾으시는 분은 몇 분입니까? 즐겨찾아주시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합니까?
- 음... 이건 노 코멘트. (이벤트에 써먹어야 할지도 몰라서-_-라고 핑계를 대며) 그리고 그 다음 질문은 정말로 내가 더 궁금하다. 왜 즐찾하셨어요? 네? 제발 가르쳐주세요. 그러면... 더 잘할게요.;;
24. 찾아주시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 한 자 적어 주세요 ^^
- 일주일에 겨우 몇 편 글을 쓸까말까 한, 리뷰를 한 달에 한 편 올릴까말까 한, 이 구석지고 외람되며 혼자서만 툴툴거리는 서재에 오셔서 제게 생기를 넣어주시는 분들, 정말로 고맙습니다. 꼭꼭 댓글 안 달아주셔도, 그저 가끔와서 이 인간은 또 뭔 짓거리 하고 앉았나 보고만 가셔도, 고맙습니다. 보여드릴 게 별로 없으니 자주 오시라는 말씀대신, 제가 더 자주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렵니다.
25. 앞으로 서재를 어떻게 가꾸어 나가고 싶으신가요?
- 다른건 다 때려치우더라도 리뷰를 많이 쓰고 싶다. 게으른데다 싫증을 잘 내는 성격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리뷰 100개는 써보고 죽을까 한다.(안 죽겠단 소린가) 아, 그리고... 좋은 분들과의 인연이 조금은 더 오래 끈질기게 이어져서 내 삶의 한 부분이 되기를, 하는 커다란 욕심도 잠시 가져본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내가 더 잘! 해야 되겠 죠? :)
(덧붙임: 이 긴 글을 쓰고 등록을 하려다 홀랑 날려먹을 뻔 했다. 복사를 생활화하거나 메모장을 애용하는 덜 안타까운 서재인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