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무비 2006-12-21
어디에도 님~ 아직 식지 않은 따뜻한 국 건더기 한 숟가락 건져 먹으러 왔습니다.
어젯밤 늦게 보내주신 상자 받았습니다.
페이퍼를 올린 어느 님처럼 저도 눈물이 핑 돌더군요.
접시 세트도 예쁘지만 그것보다 사진과 편지에서.
아니 그 모든 것보다 나의 페이퍼를 모두 읽고 계시다는 사실이 더욱.
주하의 돼지갈지 수학 문제지까지 챙겨두셨으니 한편 웃음도 났고요.ㅎㅎ
오늘 아침에 보내야 하는 일 때문에 정신없는 중에도
줄에 쭈르르 걸어 거실 한복판을 장식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 대신으로 훌륭합니다.
동주 사진은 나중에 동생 부부에게 선물할랍니다.
님 말씀처럼 새로 이사 온 이 호화주택(!)에서 냉장고에 붙인
대형 스티커도 구경하고 왈가닥 주하랑 이야기도 나누고
맛난 것도 먹고 그럽시다.
다음주에 제가 좋아하는 만화와 시집 좀 챙겨서 주문할게요.
주소가 안 바뀐 것 같던데 그 주소로 보내면 되죠?
함께 산다는 친구는 누군지 아줌마답게 그런 것도 궁금하고,
아무튼 어젯밤 즐겁고 흐뭇했어요.
굴렁쇠 돌리는 소녀, 키리코의 그림과 함께 올렸던
님의 페이퍼도 생각나네요.
얼마나 인상적이었던지 세일 할 때 그의 화집을 샀다는 것 아닙니까.
곰팡씨의 이모가 크리스마스 무렵 다시 선물한 젤리를 먹으며
주하도 행복해 했고요.
가끔 짧은 귓속말이라도 남겨주면 어디가 덧나요?
그런 것보다 가끔 마음 내킬 때 조그만 냄비에 국이나 좀 끓여주시지요.
향이라도 맡게.
고맙습니다, 어디에도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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