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서...
그들이 하는 이상한 행동이란 다름 아닌 추리소설의 "쇄 현황" 보기.
"오.. 이 책은 벌써 3쇄를 찍었잖아?"
"저런.. 이건 아직도 1쇄네. 그래도 꽤 팔리는 것 같던데.."
워낙에 베스트셀러 동네에선 비주류인 추리소설들 인지라 1쇄 이상을 찍어낸 책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미스터리는 아니지만, 장르 소설로는 최근 선풍을 일으킨 <히스토리언>이 어느새 5쇄를 찍고 있었다.
"이야.. 5000원 할인 쿠폰의 위력인가. H모 출판사는 2쇄 찍어 보는게 소원이라던데.."
"그나마 이쪽 계통은 1쇄 분량이 기껏해야 2000부, 보통 1000부 라더라"
"추리소설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을 떠도는 100명이 전부인가봐"
그러다가 우연히 그 옆에 놓여 있던 이문열의 <삼국지>를 집어 들었다.
초판 40여쇄에 개정판이 70여쇄...
근처에 있던 몇몇 베스트셀러들은 기본이 10쇄, 잘나가면 50쇄 이상들이었다.
"...."
"추리 소설만 들춰 봤더니 '쇄'에 대한 우리의 눈높이가 너무 낮아 졌나 보다." (대략 3쇄만 봐도 경탄)
"요새 잘나간다는 스밀라에 한번 기대해 볼까?"
(반디 앤 루니스에서 확인했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여전히 '1쇄' 였다.)
마태우스 님이 페이퍼에서 언급했던 '모모'의 베스트셀러 이유를 나도 그날에서야 알았다. 그것도 모르고 왜 대체 이 책이 잘 팔리는 건지 동호회 회원들에게 물어 봤던 것도 같다. 다들 몰랐다. -_-;; (그렇다. 우리는 역시 비주류)
느낌표 출신 베스트셀러 등 이런 미디어가 탄생시킨 히트상품들을 볼 때 마다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드는것은 내가 괴팍해서 일까.
'수지가 맞지 않아 출판 계획이 없다'라는 출판사들의 한결 같은 대답을 듣고 자라온 미스터리 독자들. 그들의 고독한 투쟁은 계속 된다. 쭈욱.
p.s. 아아.. 다 쓰고 났더니 어쩐지 슬픈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_-; 게다가 폐인의 넋두리 같기도 하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