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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창녀 1
사라 더넌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작년에 나왔지만..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집어 들게 된 책이다. 그림속에 숨은 이야기 읽기를 좋아하는 나였기에 티치아노의 그림 속에 숨겨진 '위대한 창녀 일대기'라는 말에 끌렸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증명이 되기보다는.. 픽션에 가까워서 실망했지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배경이 된 르네상스는 혼란스럽고 탁한 시대이다. 로마에서 잘 나가던 피암메타.. 자신의 전 재산과 몸을 적에게 내주고라도 지키고 싶었던 그녀의 부를 자신하던 황금빛 머리칼과 함께 잘려버린 그녀.. 하지만, 그녀 옆에는 난쟁이라는 신체적 결함을 전혀 느낄 수 없는 큰 정신적인 지주인 부치노가 함께 있어,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게 된다. 그녀의 고향인 베네치아에서..
베네치아를 다녀왔기 때문에 너무도 여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분위기였다. 물 위에 존재하는 도시.. 물냄새와 그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이 자아낸 악취가 섞여 야릇함을 더 한 그곳을 상상하며 피암메타와 부치노의 재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한때의 적까지도 자신의 성공을 위한 버팀목으로 삼아가면서 성공하게 되는 그녀와 그. 또 그와 그녀의 치유사이면서 왠지 모를 비밀을 지닌 라드라가.30에 가까운 나이에 비로소 찾아온 17살 어린 포스카리와의 사랑 등등 인물들과의 갈등과 저 밑바닥 인생이라고 무시하는 이들의 치열한(?) 삶이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글은 부치노가 전개를 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 기대했던 티치아노는 그녀 또는 다른 비밀을 간직한 인간이란 존재에 호기심을 느끼며 매력을 발산해 내는 천재화가로 등장한다. 또, 우르비노의 초상화를 해석하는 것은 한장에 불과하지만... 이 책을 덮을 때쯤에 이 그림속 여주인공의 묘한 눈빛속에서 여러 가지를 읽어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삶이라는 이름으로 부대끼게 되는 부치노와 피암메타의 관계를 통해서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인간관계와 반대로 말한마디로 다시 굳건해지는 인간관계등을 볼 수 있고, 적대시하던 부치노와 라드라가의 너무도 늦게 알게 되는 정신적인 사랑.. 그리고 맹인인줄 알았던 라드라가의 비밀이 벗겨지고, 그녀의 죽음이후에 등장하는 피암메타라는 그녀의 딸이 그 책의 마지막이다..
인간의 가장 저급한 욕구에 너무나도 가까이 있던 그들이어서인지 그들의 행동과 생각은 왠지 우리 위에 존재한 듯했다.. 부치노와 피암메타와 함께 하고 싶어서 다시 돌아왔다는 책을 덮으면서도 기억되는 라드라가의 한마디는... 따뜻하면서도 씁쓸하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