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여왕>을 보면서 울었다. 성유리의 대사 한마디가 내 가슴을 찔렀다. '센척, 강한척 아무렇지 않은척 살면...'

드라마 속의 보라는 도도하다. 가진게 많아서 부러운것도 없다. 가져야할 필요성도 못느낀다. 하지만 외롭다. 그리고 아프다. 센척, 강한척, 아무렇지 않은척 하면서 자신을 위장한다. 그래서 상처를 덜 받으니까, 그래야 덜 아프니까. 하지만 그래봐야 아프기만 하다. 아니, 더 아플지도 모른다.

센척, 강한척, 아무렇지 않은척...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이다. 항상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강한척, 쿨한척, 아무렇지 않은척... 하지만 아프다. 풀어내지 못하기에 더 아프다. 집에서 혼자 울지언정 남들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항상 유쾌하다. 삶이 가볍다. 하지만 속은 문드러지고 있다.

가면이 이제 너무 무겁다. 이제 벗어놓고 맨얼굴로 쉬고 싶은데 연기를 그만둘 수가 없다. 맨얼굴이 어떤 건지 잊어버렸다. 연기가 아닌 진짜 삶이 어떤 건지 잊어버렸다. 이젠 이 무거운 가면을 내려놓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내가 받은 상처 전부 풀어내고 한바탕 시원하게 울고나면 가면을 벗을 수 있을까. 누구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내 상처가 너무 깊어 이젠 내 일부가 되어버렸는데 뭐라고 해야할까.

네게 말하면.. 날 이해해줄 수 있겠니? 내 모든 상처까지 보듬어줄 수 있겠니? 내게 기대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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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헌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5
존 더글러스.마크 올셰이커 지음, 이종인 옮김 / 비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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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채널 CGV에서 <크리미널 마인드>라는 미국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다. 바로 프로파일러에 대한 이야기다. 그 방송을 가끔 심야시간에 즐겨보는데 여기 나오는 존 더글라스와 꼭 닮은 듯한 인물인 제이슨 기디언이 나온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되어 있는 소재가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해서 깜짝 놀랐다. 이 책과 드라마는 많이 닮아있다.

  프로파일링과 연쇄살인,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다. 연쇄살인범이 잡히지 않을때,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왜 그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프로파일링이 필수적이다. 과거의 경험이 살인범에게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과거의 경험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학대받고 무관심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는 100%는 아니지만 어떤 스트레스 요인이 일정치가 넘게 되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사회와 가정과 개인의 사랑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교도소를 늘리고 경찰을 증원하고 하는 등의 일은 이미 일어난 범죄에 대한 대처일 뿐이다. 100% 예방할 수 없지만 우발적 범죄가 아닌 연쇄살인과 같은 범죄는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면 범죄자가 어릴 적에 방지할 수 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긴급출동 SOS 등을 보면서 추악한 어른의 현실이 아이를 커서 연쇄살인자를 키울 수도 있구나 싶었다.

  또 한가지 드는 생각은 아직 프로파일이 수사의 한 부분이 되지 못하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것은 아직 그만한 연쇄살인이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근자에 들어 심심치않게 연쇄살인을 저지른 인간이 나오고 있다. 유영철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노인과 여자를 대상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그는 이 책을 읽고나면 연쇄살인범의 가장 전형적인 유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프로파일이 발달되어 있었다면 스무명이 넘는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지만 소설 못지않게 사람을 끌어당긴다. 잭 더 리퍼나 찰스 맨슨과 같은 유명한 연쇄살인범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연쇄살인범들을 어떻게 잡아냈는지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존 더글라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논리정연하게 연쇄살인에 대해 소개된 정말 유익한 책이다. 프로파일이라는 것이 언제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고 그것을 수사의 한 기법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을 했으며 프로파일링으로 잡은 범인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프로파일이라는 기법을 단지 드라마에 나오는 수사기법이 아닌 손에 잡힐 듯이 설명되어 있어 추리나 스릴러 매니아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존 더글라스와 그 외 프로파일이라는 개념을 위해 애쓴 모든 이들, 그리고 지금 이시간에도 범죄자를 잡기 위해 애쓰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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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헌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5
존 더글러스.마크 올셰이커 지음, 이종인 옮김 / 비채 / 2006년 9월
구판절판


나는 내 부하 요원들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어떤 화가에 대해 알고 싶으면 그 사람을 보지 말고 그림을 봐라."-39쪽

진짜 정신병자 즉, 현실 세계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자는 그렇게 빈번하게 중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또 설혹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너무나 조잡하고 비조직적인 방식으로 범행한다. 게다가 사건을 은폐하려는 기도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곧 잡히고 만다. ....... 수사망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10명의 여자를 죽인 살인범은 정신병자가 아니다. 수사망을 그처럼 피해나가는 것만으로도 그의 머리가 조직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정신병자(혹은 정신이상자)와 정신병질자를 엄격히 구분해야 하고 이 두 가지를 서로 혼동해서는 안된다. -5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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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채널 돌리다 보게된 드라마..

1화에서 현빈의 교복입은 풋풋한 모습이 싱그러웠다. 그리고 성유리의 아역 어린이는 뾰루뚱하면서도 상처받은 모습을 잘 연기해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친구의 자살...

총제작이 윤석호에 프로듀서가 미사의 그 감독... (이름은 생각 안난다)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게 어디서 많이 본 드라마 풀어내기였다. 윤석호의 영향력이 많이 엿보였음.

2회분만 보고서도 대충 그림이 그려졌다. 자살한 친구의 동생이 성유리고, 1등만을 강요하는 아버지는 현빈의 아버지로 인해 그런 삐뚜러진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며, 불치병은 이미 시작에서부터 등장했으며.. 부모대에서 시작된 비극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성유리의 연기는.. 긴 대사에서는 결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그래서 일부러 대사를 짧게 치는게 아닌가 싶다. 그게 캐릭터하고도 어울리지만 성유리이 발성에도 맞을 것이다. 2회에서 딱 한번 긴 호흡의 문장이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나왔는데.. 도저히 못들어주겠더라. 책읽는것도 아니고...

만약 챙겨보게 된다면 현빈 보는 재미로 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내 짐작이 어디까지 맞을지도 확인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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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약 1
할런 코벤 지음, 한혁 옮김 / 멘톨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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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시선>으로 할런 코벤에게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데뷔작 <밀약>을 보고야 말았다.

그리핀과 호이트의 자식에 대한 사랑.. 눈물겹다. 엄청난 비밀을 지니고 각기 살아가면서 8년 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을지. 물론 아들을 잃고, 딸을 떠나보내고, 아내를 잃고 친구를 잃은 채로 다들 살아간다. 하지만 부모는 자식을 죽어서도 포기 못하는 법인가 보다. 자식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호이트와 자식의 죽음을 복수로 갚기 위한 그리핀을 보면서 참 지독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쪽은 백만장자, 한쪽은 경찰이라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좀 어이가 없었던 것은 벡 박사가 자신의 비밀이 아내의 죽음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끝내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벡 박사의 부분은 1인칭으로 되어 있어서 독자를 속이기에 충분했다. 그 의도를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이상하더라니.. 왜 벡 박사만 1인칭이고 나머지는 3인칭인지 알아봤어야 했다.

<단 한번의 시선>과 비교를 안할 수가 없다. 시간 순서대로 <밀약>을 먼저 볼걸, 후회가 든다. 플롯이 비슷하고 마무리가 비슷하다. 하나의 사건이 훗날 여러 사람을 끌어들이고 정작 주인공이 사건의 중심이라는 것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긴박감과 캐릭터 묘사 측면에서 <단 한번의 시선>이 탁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당연하지, 시간이 지나면 더 성숙해져야 하잖아.

허점많고 허술한 소설이었지만 훗날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밀약>이 그의 데뷔작이니 말이다. 그리고 2003년에 출판된 <마지막 기회>의 정체도 확인하고 아직 출판되지 않은 <결백> 등 다른 작품도 보고싶다. <단 한번의 시선>으로 최고조에 오른 그의 행보가 궁금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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