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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약 1
할런 코벤 지음, 한혁 옮김 / 멘톨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단 한번의 시선>으로 할런 코벤에게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데뷔작 <밀약>을 보고야 말았다.
그리핀과 호이트의 자식에 대한 사랑.. 눈물겹다. 엄청난 비밀을 지니고 각기 살아가면서 8년 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을지. 물론 아들을 잃고, 딸을 떠나보내고, 아내를 잃고 친구를 잃은 채로 다들 살아간다. 하지만 부모는 자식을 죽어서도 포기 못하는 법인가 보다. 자식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호이트와 자식의 죽음을 복수로 갚기 위한 그리핀을 보면서 참 지독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쪽은 백만장자, 한쪽은 경찰이라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좀 어이가 없었던 것은 벡 박사가 자신의 비밀이 아내의 죽음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끝내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벡 박사의 부분은 1인칭으로 되어 있어서 독자를 속이기에 충분했다. 그 의도를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이상하더라니.. 왜 벡 박사만 1인칭이고 나머지는 3인칭인지 알아봤어야 했다.
<단 한번의 시선>과 비교를 안할 수가 없다. 시간 순서대로 <밀약>을 먼저 볼걸, 후회가 든다. 플롯이 비슷하고 마무리가 비슷하다. 하나의 사건이 훗날 여러 사람을 끌어들이고 정작 주인공이 사건의 중심이라는 것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긴박감과 캐릭터 묘사 측면에서 <단 한번의 시선>이 탁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당연하지, 시간이 지나면 더 성숙해져야 하잖아.
허점많고 허술한 소설이었지만 훗날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밀약>이 그의 데뷔작이니 말이다. 그리고 2003년에 출판된 <마지막 기회>의 정체도 확인하고 아직 출판되지 않은 <결백> 등 다른 작품도 보고싶다. <단 한번의 시선>으로 최고조에 오른 그의 행보가 궁금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