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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미나토 카나에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품절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건 부러워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은 건 아예 무시할 것-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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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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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추리소설이란 단지 지적인 놀이의 하나일 뿐이야. 소설이라는 형식을 사용한 독자 대 명탐정, 독자 대 작가의 자극적인 논리 게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그러므로 한때 일본을 풍미했던 '사회파'식의 리얼리즘은 이젠 고리타분해. 원룸 아파트에서 아가씨가 살해된다, 형사는 발이 닳도록 용의자를 추적한다, 드디어 형사는 아가씨의 회사 상사를 체포한다, 이런 이야기는 좀 그만두었으면 좋겠어. 뇌물과 정계의 내막과 현대사회의 왜곡이 낳은 비극 따위는 이제 보기도 싫어. 시대 착오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역시 미스터리에 걸맞는 것은 명탐정, 대저택, 괴이한 사람들, 피비린내나는 참극, 불가능 범죄의 실현, 깜짝 놀랄 트릭......, 이런 가공의 이야기가 좋아. 요컨대 그 세계 속에서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거지. 단, 지적으로 말씀이야."-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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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2010-01-05 0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사회파 리얼리즘은 좀.... 미야베 미유키보다 히가시노 게이고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 一人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 박태원 단편선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5
박태원 지음, 천정환 책임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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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
"사람이 제 몸을 애끼구 오래 살구 싶어하구 하는 것이 그게 모두 희망이라는 게 있기 때문인데...... 내게 무슨 희망이 있단 말씀이유? 오늘 아니면 내일, 내일 아니면 모렌데 무슨 여망이 있단 말씀이유? 약이나 좀 팔리면 막걸리나 사 먹구 담배나 좀 사 먹구 그럴 뿐인걸...... 흥!"-25쪽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음료 칼피스를, 구보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외설한 색채를 갖는다. 또, 그 맛은 결코 그의 미각에 맞지 않았다. 구보는 차를 마시며, 문득, 끽다점(喫茶店)에서 사람들이 취하는 음료를 가져, 그들의 성격, 교양, 취미를 어느 정도까지 알 수 있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여본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그네들의 그때, 그때의 기분조차 표현하고 있을 게다.-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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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2009-12-29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민지 시대에도 다방에서의 차라는 것이, 욕망의 표현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시대에나 그랬던 것이다. 근데 난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 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못 마시는 것이다. 그런 나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이해할 수 없는 욕망이다.
 
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구판절판


친구? 원하는 사람도 없고, 애초에 그런 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내가 살 수 있는 곳은 이 집밖에 없다.아빠가 일하고 엄마가 지켜주는, 내가 있을 유일한 장소.
만약 HIV 바이러스가 아빠나 엄마한테 옮았으면 어쩌지. 그리고 나보다 먼저 발병해서 죽어버린다면. 나는, 더 이상, 살 수 없다.
절대 두 사람에게 옮겨서는 안 된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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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2009-10-31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오키는 가족을 사랑해서 바이러스를 옮기면 안된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살아갈 장소를 잃을 것이 두려워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이토록 이기적인 생각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가정에서 아니면 사회로부터? 천성적이라고 말해도 될까? 물음은 있지만 답은 찾을 수 없다.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구판절판


그래, 인간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진 거야, 반은 무관심으로, 반은 악의로.-52쪽

두려움은 실명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검은 색안경을 썼던 여자가 말했다. 그거야말로 진리로군, 그것보다 더 참된 말은 있을 수 없어, 우리는 눈이 머는 순간 이미 눈이 멀어 있었소, 두려움 때문에 눈이 먼 거지, 그리고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계속 눈이 멀어 있을 것이고.-184~185쪽

우리가 전에 지니고 살았던 감정, 과거에 우리가 사는 모습을 규정하던 감정은 우리가 눈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야, 눈이 없으면 감정도 다른 것이 되어버려, 어떻게 그렇게 될지는 모르고, 다른 무엇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아가씨는 우리가 눈이 멀었기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말했는데, 바로 그게 그 얘기야.-354쪽

말이란 것이 그렇다. 말이란 속이는 것이니까, 과장하는 것이니까. 사실 말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우리는 갑자기 튀어나온 두 마디나 세 마디나 네 마디 말, 그 자체로는 단순한 말, 인칭대명사 하나, 부사 하나, 동사 하나, 형용사 하나 때문에 흥분한다. 그 말이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살갗을 뚫고, 눈을 뚫고 겉으로 튀어나와 우리 감정의 평정을 흩트려놓는 것을 보며 흥분한다. 때로는 신경마저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돌파당하고 만다. 사실 신경은 많은 것을 견딘다. 모든 것을 견딘다. 갑옷을 입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의사의 아내의 신경은 강철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인칭대명사 하나, 부사 하나, 동사 하나, 형용사 하나 때문에, 이런 단순한 문법적 범주들 때문에, 단순한 부호 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만다. -395쪽

왜 우리가 눈이 멀게 된 거죠. 모르겠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알고 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4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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