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노튼의 일루셔니스트.

솔직히 볼만한 영화가 너무 없고 300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 빼고 해서 결정된 영화.

사건이 너무 단순하다. 사랑하는 여인과 어린시절 헤어졌다가 어른이 되어 다시 조우하지만 그녀는 이미 황태자의 약혼녀가 되기 일보직전. 이때 둘은 도망치기로 하지만 여자가 죽고 만다. 그리고 그의 복수와 그 사이사이를 메우는 환상마술사의 마술.

하지만 사건이 너무 단순하고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이 CG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환상마술사의 마술은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여자가 살이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느낌은 있었지만 반전이 너무 휘리릭 펑~ 퓨전~하고 터지기 때문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물론 곰곰히 반전을 생각하고 극장을 나선 뒤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극장에 앉아 있을때에도 재미있어야 하지 않나 싶은 마음이다. 어느 단편소설이 원작이라고 하던데, 환상마술사말고 연관있는 다른 인물을 전면 부각시켜 갈등을 고조시키든가 했어야했다. 캐릭터도 사건도 너무 평면적이었다.

게다가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도 임팩트가 없었다. '프라이멀 피어'에서 보여준 섬뜩한 연기가 펼쳐질 마당이 없었다. 차라리 그 황태자의 광기가 더 임팩트 있었다.

평범한 드라마가 연기자를 다 죽여버렸다. 에드워드 노튼에 요새 헐리우드에서 몸매말고 연기력으로 한창 주목받고 있는 제시카 비엘에 폴 지아매티까지 모아놓고도 범작을 만들다니.. 아아.. 통탄할지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모중석 스릴러 클럽 7
존 카첸바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프랜시스는 일반인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미친 놈이다. 자꾸 마음속에서, 머리속에서 수많은 목소리들이 울려대는 통에 프랜시스는 결국 참지못하고 일을 저질렀고 정신병원으로 끌려간다. 그것이 70년대 후반이었으며 바닷새 프랜시스가 20대 초반의 일이었다. 그리고 20년이 훌쩍 지나 병원이 있던 자리에서 나폴레옹과 조우하면서 그는 병원에서 겪었던 그 사건에 대해 기록하기 시작한다. 프랜시스에게, 모두에게 악몽같았던 그 사건.

  과제나 시험을 위해서 읽은 소설을 제외하고 이렇게 읽기 힘든 소설은 처음이었다. 재미가 없다면 당장 덮어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하루에 100페이지 읽는 것도 힘이 들었다.

  프랜시스는 그림도 잘 그리고 학과성적도 우수하고 머리도 좋은 편이었지만 미친 놈이었다. 즉 감수성이 풍부하고 표현력도 좋으며 머리도 좋고 게다가 미쳤다. 그 사건에서 가장 중요했던 점은 바로 프랜시스가 일반인이 아니고 미친 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프랜시스는 루시와 피터는 다가가지도 느끼지도 못했던 천사의 숨결과 맞닿아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도 피터나 루시처럼 프랜시스의 감정과 심리를 따라가느라 힘겨웠다. 나도 일반인이다. 나도 피터나 루시와 같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만 사회의 인습과 타성에 젖어있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바닷새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은 버거운 일이었다. 천사에 다가갈 듯한 기묘한 느낌과, 정신병원에서의 일상을 내 머릿속에서 재현해내기란 쉽지 않았다.

 책을 읽을때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몰입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바닷새에게 몰입하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몰입하다보면 어느새 졸고 있었다. 정신병원의 칙칙함, 나른함, 부조리함 등에 몰입하다보면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다. 절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천사의 정체에 조바심 내면서 읽어나갈 수 있었지만, 정신병원을 책으로 경험했다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이 몰려왔다는 점에서 작가의 묘사가 얼마나 탁월한지 알 수 있었다. 카첸바크가 얼마나 리얼하게 묘사했는지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처음에 이 만연체 문장에 적응하느라 좀 힘들었다. 요즘 스릴러들은 영화의 씬 같이 짧은 챕터로 나뉘어져 있고 문장이 간결하기 때문에 그것에 적응되어있다가 묘사가 풍부한 이 책의 초반부에 문장의 주어와 서술어가 뭐였는지 기억하느라 애좀 먹었다. 하지만 카첸바크의 치열한 현장조사의 결과물인 느릿한 묘사들은 내가 마치 정신병원에 있는 일반인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프랜시스가 기록하고 있는 시점 역시 어둡고 힘들기는 마찬가지여서 프랜시스 옆에서 허덕허덕거리며 겨우 한발짝 내딛기도 힘든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병원에서 천사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천사에게 위협을 당하면서도 프랜시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뒤를 힘겹게 쫓으며 그의 여정을 끝낸 지금, 힘든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여행기를 쓰고있는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워스트 Worst 16
다카하시 히로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크로우즈의 후속이라는 것만으로 워스트는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다가 워스트의 주인공 하나는 정말이지 매력적인 캐릭터다. 등교를 위해 초등학교는 산 하나, 중학교는 산 하나 반을 넘어다녔던 통화권 밖의 사나이가 스즈란 고교에 입학하면서 우에호시 일가에 하숙하게 된다. 그는 모르는 임산부를 병원까지 데려다 줄만큼 착하고 정의로우며 따뜻한 밥 한공기에도 감동하고 사람을 믿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게다가 싸움도 정말 잘한다. 스즈란의 1학년 짱이 되고 한번도 없었던 스즈란의 짱이 되겠다고 과감하게 선언한다. 그리고 힘이 아닌 인간성으로 스즈란의 선후배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이 만화는 고등학교가 무대다. 하지만 문신, 담배, 음주는 아무렇지도 않으며 선생은 등장하지도 않고 등장해도 학생의 일갈에 움찔한다. 그러나 고등학교가 무대긴 하지만 고등학생이라는 것은 10대 시절의 순수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싸움밖에 모르는 문제아들이지만 친구를 믿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하나를 통해 뜨거운 삶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무장전선, 호센학교, 스즈란고교와 대칭점을 이루고 있는 악의 화신 아마치가 구리코와 하나를 쓰러뜨리기 위해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16권에서는 그 정점으로 아마치의 브레인이 결국 아마치에게 버림을 받았다. 이후 아마치와 하나가 어떻게 될 것인지 너무 흥미진진하다.

으아~~ 궁금해.. 다음권은 언제 나올까...

ps. 근데 등장인물들이 너무 비슷하다. 하나와 우에호시 일가 빼곤 누가 누군지 구분이 거의 안됐었는데 1부가 끝나고 신입생들이 들어오면서 우에호시 일가의 머리스타일이 바뀌면서 또 다시 구분이 안된다. 하나의 메주콩 같은 빡빡머리도 2학년이 되고부터 매력이 사라졌다. 구리코만 여전하달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나왕 요시츠네 19
사와다 히로후미 지음, 이영신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미나모토 요시토모의 9번째 자식으로 태어난 요시츠네는 아버지를 죽인 다이라가에 복수하기 위해 형 요리토모와 손을 잡고 미나모토가의 세상을 만들었지만 형의 질투에 의해 31세에 불타는 저택에서 자결하고 마는 비운의 인물이다. 그 뒤 형 요리토모는 막부 체계를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몇 해전에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상의 인물에 1위에 뽑힐만큼 국민적 인물이다. 또한 NHK에서 히데아키를 주인공으로 삼은 '요시츠네'가 방송되기도 했다. 우리에게 이순신이 있다면 일본에는 요시츠네가 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이 작품은 팩션이다. 실존인물 요시츠네와 행적이 비슷하긴 하지만 작품속에서 진짜 요시츠네는 일찍 병으로 세상을 뜨고 그와 닮은 비범하고 행동적인 인물인 광대 효타가 요시츠네의 유지를 이어받았다. 여기서는 효타가  '요시츠네'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솔직히 요시츠네를 이 만화로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일본의 국민적 영웅임을 알게 되었고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지만, 일단 만화가 굉장히 재미있다! 박진감 넘치고 극적 허구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시원시원한 그림체가 마음에 든다. 천재적이고 기지 넘치고 행동력까지 겸비한 천재지만 무엇보다 순수한 효타가 요시츠네가 남기고간 의지를 받들어 성장해가는 모습은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난 착한 사람이 좋더라. 순수하고 다른 사람을 위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인물이 굉장하게, 스팩타클하게(?)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 만화의 장점이다. 어이없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컷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9
최혁곤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12월
장바구니담기


이제 타인의 삶에 간섭하지 않으려 한다. 마누라를 사시미칼로 쑤시든, 보험 사기를 치든, 자해공갈단을 만들어 달리는 외제 차에 뛰어들든, 그건 그네들의 일. 성공하면 한평생 떵떵거리며 살 것이고 실패하면 감옥에서 썩어가겠지. 공평하게 주어진 생, 자리 꼴리는 대로 살고 자기가 책임지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사회는 동물의 왕국이다.-27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