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수 5000을 넘을 때부터 이벤트를 하고 싶어서 근질거렸는데 마땅히 생각나는건 없고, 과연 호응은 있을까 싶어 고사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술도 먹은 김에 (술 먹고 별의별 짓을 다 하는군. 한번만 더 먹었다간 무슨 진상을 피울지.) 한번 열어보자. 이벤트!!!
메피님의 이벤트를 따라하고 싶었지만 아직 그만한 캐릭터가 없고, 순오기님처럼 '엄마는 공부중'으로 글짓기를 하고 싶었는데 적당한 주제가 생각나지 않아서, 멜기세덱님처럼 차마 컴퓨터도 못하는데 사다리타기를 할 수는 없고해서~ 구절 맞추기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기간은 10월말까지예요. 총 6개의 대사나 구절이 나오는 영화나 책을 맞춰주시면 돼요. 여섯개를 다 찾아내셨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셔도 되고, 다른분들을 위해 힌트를 주시려면 그냥 댓글 다셔도 될 듯. 상품은 군산의 특산품이라도 보내고 싶지만 딱히, 없어서^^ 원하시는 책을 선물로 보내드릴게요. 그럼 시작합니다.
1. 영화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많이들 보셔서 쉽게 맞추실 듯.
-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ㅡ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 외로웠겠다.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 난 두번 다시 돌아가진 못할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2. 제가 밑줄그었던 몇개 안 되는 책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도 꽤 있어요. 내가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이 아니죠. 어쩌겠어요. 요즘 사람들은 통 죽을 생각을 안 해요."
.....
늙은이들이 여럿 모여서 나이 한탄을 합니다.
'오, 내가 벌써 80이 가까웠어요. '그러자, 옆에서 나도!' 또 옆에서 '나도!'하고 탄식하는 겁니다. 그때 한 사람이 말합니다.
"여러분,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나는 드디어 80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겁니다."
3. 정말 좋아하는 알라디너의 책에 나온 말입니다. 이건 정말 다들 금세 아실 듯.
예컨대 비타민 C를 먹인 쥐가 오래 산다는 연구를 한다고 치자. 비타민 C를 먹인 쥐와 아나 먹인 쥐(대조군)를 놓고 키우는데, 좋은 결과를 얻고 싶은 연구자의 마음은 다음과 같은 오류를 범하게 된다. 대조군을 미워하게 되고, 밥을 줄 때마다 괜히 째려보고, 쥐통을 갈아줄때 거칠게 다루며, 매주 일요일 교회에 나가 쥐가 빨리 죽기를 기도한다. 쥐도 눈치가 있는 동물인데 그렇게 박해를 받아가며 살고 싶을까. 더구나 비타민 C를 먹이는 쥐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대우를 받는걸 본다면, 삶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연구자의 뜻대로 실험이 끝날 확률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4. 유명하신 분의 에세이입니다.
에게 해 규칙
(a) 여자는 '에게 해니까 이런 것쯤 당연한 일이지 뭐'라며 익숙한 손놀림으로 유방을 노출하고
(b) 남자도 '에게 해에 왔으니 그런 것쯤 자연스러운 일이지'라는 식으로 의젓하게 대처하며 보고도 못 본 척한다.
5. 전에 페이퍼에 올린적 있는 친구가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저 역시 그 친구처럼 영화만큼 이 구절이 좋았죠.
바다 밑으로 깊숙히 잠수해 있을때면
태양은 기억의 한 조각.
뭍으로 올라와야할 이유를 찾는게 힘들다.
6. 서재의 그분 타임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멋진 리뷰를 올려주시는 분이 좋아하시는 소설입니다.
그날 밤, 그 경비원은 최근 몇달 동안 거의 매일 밤 그랬듯이 발가벗은 몸으로 전갈과 나비들 사이에서 사랑의 갈증으로 몸서리를 치고 있던 **가 기다리고 있는 목욕탕으로 들어가려고 기왓장들을 들어내던 ***** *****를 쓰러뜨렸다. 그의 척추에 박힌 총알 한 방은 그를 평생동안 침대에 가둬버렸다. 그는 자기를 한순간도 편안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던 노랑나비들과 추억에 시달리고, 암탉 도둑으로 공식적으로 멸시를 받은 채, 신음 소리 하나 없이, 불평 한마디 없이, 변명 한마디 해보지 않고 고독 속에서 늙어 죽었다.
조금 감이 오시나요? 댓글이 전혀 안 달릴 각오하고, 점조직을 동원한 한철 댓글까지 떠올리고 있는 시니에는 이만 자렵니다. 모두들, 오늘 하루도 충분히 즐거우셨으리라, 말미의 제 음주 지르기 이벤트로 조금 더 짜릿해지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