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가장 빼어난 산문가 중 한 명인 발터 벤야민은 후에, 어린 시절 보았던 아버지의 모습을 기록한 적이 있다. 그가 다섯 살이었던 어느 늦은 밤, 자신의 방으로 찾아온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어린 아들에게 사촌의 죽음을 담담한 목소리로 전했다. 어린 벤야민이 잘 모르던 사촌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벤야민에게 그와, 그의 죽음에 대해 시시콜콜 설명했다. 어린 벤야민은 아버지가 하는 말들을 대부분 이해할 수 없었다. 한데, 아버지는 계속 사촌의 이야기를 했다. 후에 벤야민은 그 밤, 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혼자 있기 싫어서 그랬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들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아들의 방을 찾아온 것이라는 사실 또한. 

 알고 지내는 여자친구의 아버지 또한 늦은 밤, 딸의 방을 찾아온 적이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취해서 들어온 것을 안 친구는, 정신은 말똥말똥 깨어 있었지만, 그냥 자는 척을 했다고 한다. 친구의 아버지는 한참 동안 딸의 머리맡에 앉아, 잠들어 있는(잠든 척한) 딸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웅얼웅얼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이고, 우리 딸, 이렇게 못생겨서 시집도 못 가고, 불쌍해서 어쩌냐. 아버지들에게 자식은, 때론 그 존재만으로도 많은 말들을 하게 만든다. 혼잣말이든, 속엣말이든.  

이기호의 독고다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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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3-1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도 나고 이 글을 읽고 이기호의 에세이라는 이 책을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넣은것도 나에요.

Arch 2010-03-12 17:33   좋아요 0 | URL
이런, 추천을 몰고 다니는 다락방 같으니.

hnine 2010-03-12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느닷없이 가슴이 찡....

Arch 2010-03-13 20:16   좋아요 0 | URL
^^
 


 비가 왔다. 가느다란 비가 흩뿌려서 우산을 쓰기에도 그냥 맞기에도 개운치 않은 날이었다. 외출하기 싫었다. 하지만 집 어디에도 내가 있을 곳이 없었다. 장식이 복잡한 귀걸이를 하는 바람에 불편한 옷을 걸쳤고, 옷이 불편한 김에 신발도 거추장스러운걸 신었다. 영락없이 데이트 할 때 차림이었다. 꾸민 김에 차를 타고 갈까 하다 자전거를 끄집어냈다. 자전거는 자전거로 미어터지는 보관소에서 애처롭게 고개를 처박고 비를 다 맞고 있었다.

 도서관에 도착했다.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눈치를 주던 남자가 보인다. 그를 피해 자리를 잡았다. 내 앞자리에는 해사를 공부하는 사람의 문제집과 독서대, 할리스 캔커피가 놓여있었다. 누굴까. 플라스틱 필통에 두서없이 꽂힌 연필들처럼 서로 잘 모르겠는 기분으로 궁금했다. 눈치 주는 사람은 아니었으면. 뭐하다 왔는지 내가 앉은지 한참 후에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꽃청년이었다. 
 
 남자는 슬리퍼를 신고, 츄리닝을 입고 어슬렁거리는 폼새가 영락없이 도서관 죽돌이였지만 잘생겼다. 게다가 그 모든 죽돌이용 아이템을 장착하고도 환하게 빛났다. 결국 옷과 액세서리는 누가 입고 어떤 순간에 보여주는지가 중요한 거였다. 늘씬한 체격에 티끌 하나 보이지 않는 매끄러운 얼굴. 자칫 맹숭한 인상을 지적이게 만드는 뿔테 안경. 날씬한 체격에 꾸민 듯 안 꾸민 듯(역시 이게 중요했다.) 걸쳐 입은 옷.

 이기호의 독고다이에 보면 도서관에는 부동산 중개법 문제집을 펴놓고 8대 일간지를 읽은 후, 나머지 시간에는 커피 자판기 앞에서 시국 토론을 벌이다 결국 몇 문제 못 풀고 퇴근을 하는 축들이 있다고 했다. 꽃청년도 문제집을 풀었다. 언제쯤 커피를 마시러가나 지켜보는데 이 청년은 문제집을 풀고, 또 풀고, 또 풀었다. 대단한 집념이었다. 그 사이 나는 신문을 읽고, 책들을 구경하고, 화집을 뒤적이고, 책을 읽고, 사설을 쓰고, (취미인!) 영어 공부를 했다. 그리고 그 많은 사이사이에서 들키지 않게 힐끔거리며 그를 쳐다봤다. 누군가의 얼굴이 이다지도 많은 상념과 불안과 환희를 줄 수 있다니.

 꽃청년이 누군가와 핸드폰으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웃는다. 잠시 동안 남자 주위가 반짝거렸다. 남자 머리 둘레에서 작은 불빛들이 점멸하고, 어디선가 은은한 향기가 나는 듯도 하였다. 김영하는 핸드폰이란 기계가 무표정한 사람들 얼굴에 생기를 불러일으킨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순간만큼 그의 말이 적절하게 받아들여진 적은 없었다. 남자는 별다른 미동 없이 공부만 했다. 그의 옆모습과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의 표정을 보고 싶었다. 그가 안 풀리는 문제에 얼굴을 찌푸리는 모습과 놀라고, 화를 내고, 억울한 표정을 짓고, 비웃고, 간청하는 표정을 보고 싶다. 헛기침이라고 해볼까, 아니면 아니면……. 그가 바로 코 앞에서 질펀해진 욕망으로 어쩔줄 몰라하는 '여자 사람'을 본다면 어떨까. 그럼 난 어떻게 하지? 이토록 잔인한 바람은 순식간에 생기고 말았다.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 나는 과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누군가의 얼굴에 반한 적이 있었다. 남들은 대체 뼈만 앙상한 그 사람을 왜 좋아하냐고 했지만 난 그가 친구랑 잡담을 하면서 환하게 웃는 표정을 잊을 수 없었다. 스탕달의 결정 작용은 순식간에 생겨났고, 난 의심 한 점 없이 그를 좋아했다. 쪽지를 써서 그에게 주고, 내가 그에게 홀딱 반했단 소문을 퍼뜨리고 다녔다. 치기 어렸지만, 그땐 그런 것을 생각할 정도로 온전하지 못했다. 고백의 순간은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그 날 술 먹은 나를 누군가 고이 집에 보내만 줬더라면 '우린 어쩌면 서로 맘이 있었을 거야'란 상상 정도로 맘을 접어두었을지도 모르겠다. 술은 달콤했고, 밤은 무척 따뜻했다. 고이 접혀져서 집에 들어가지 못한 나는 그 늦은 밤 술 냄새를 풍기며 도서관에 갔다. 그가 있었다. 대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를 불러내 내가 오랫동안 당신을 좋아했노라고 말했다. 그는 예의 그 표정으로 환하게 웃었다. 그를 안 후 처음으로 그가 좀 바보 같단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쉽게 얻어지는 마음엔 어쩜 그리 잔인하던지. 그는 마치 내가 봉인을 풀어 자신을 도서관 밖으로 끌어주길 기다린 것처럼 너무 쉽게 달아올랐다. 서로의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 건 원치 않았다. 무려 일주 일만에 우린 서로의 정체를 파악했고, 삼개월 동안 흐지부지한 상태를 지속하다 얼마 안 돼 헤어졌다.

 꽃청년을 본 다음날 나는 A를 데리고 다시 도서관에 갔다. 꽃 청년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벌써 퇴근한 것 같다며 A를 달래고 나오려다 그가 문제집 옆에 두었던 책의 제목이 생각났다. 도서 검색대로 가서 책을 찾아보았다. 나는 책장에 기대어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책은 실화 소설, '나는 여자를 만났고, 그 여자는 나를 죽였다'였다. A가 나를 불렀고, 나는 책을 뒤집어 책꽂이에 꽂아 놓은 다음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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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0-03-11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패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건 아니지만 그런 장소의 꽃들은 그저 그 장소의 꽃으로 남겨두는게 좋은 거 같아요. 그래서 전 중도 대출 꽃돌이를 건드리지 않는 거에요.ㅋㅋㅋㅋ

Arch 2010-03-12 10:47   좋아요 0 | URL
꽃은 꺾는 법이 아니죠. 꽃돌이들은 도서관마다 한명씩 있나봐요^^

poptrash 2010-03-12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침 저도 오늘 도서관에 갔어요. 생전 처음 가보는 모 구립 도서관.
한적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왠걸, 무슨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깜짝 놀랐어요.
원랜 죽치고 앉아서 이것도 저것도 해야지 했는데 후다닥 책만 빌려서 나왔다는.. T.T

Arch 2010-03-12 10:48   좋아요 0 | URL
어제, 제랄님 서재에서 poptrash님의 서재를 가봤는데. 반갑습니다.
도서관 자리 경쟁이 치열해요. 다들 뭔가 굉장한 일들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아요.

무스탕 2010-03-1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핀 꽃이라니 어딘지 멋있어 보이네요.
장미과 보다는 백합과가 어울릴듯 싶어요.
괜히 발 뻗으면서 툭 차보고 싶은 그런 맘이 드네요 ^^

Arch 2010-03-12 17:30   좋아요 0 | URL
꽃은 꽃이로되 향기가 없는 꽃이랄까. ^^
발 뻗다 툭 차면 거기서 이야기가 시작될까요? 히~

다락방 2010-03-1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rch님. poptrash님 글 참 잘쓰셔요. 리뷰에 반해버렸답니다.

어제 Arch님의 소식을 들었어요. '나를 찾는 여행'을 하고 계시다는 소식이었는데 말이죠, 저는 그걸 '나래이터모델'로 듣지 않았겠습니까? Arch가 나래이터 모델? 세상의 모든 직업을 다 해보려는걸까? 저는 다시 물었어요. "나래이터 모델을 한다구요, Arch가?" ㅎㅎ

저 책 검색하러 또 가야겠네요. 나는 여자를 만났고, 그 여자는 나를 죽였다.

다락방 2010-03-12 11:42   좋아요 0 | URL
저 책 검색 안되는데요, Arch 님? 작가 이름은 뭐에요?


Arch 2010-03-12 17:33   좋아요 0 | URL
아, 어제 누굴 만났는지 짐작이 가는군요! 대단한 주당들 같으니.
저는 키가 미달이라 (얼굴은 되는데, 얼굴 큰거 빼곤 되는데 ㅋㅋ) 나레이터 모델은 못해요. 게다가 비염에 배까지 나왔으니.
그 여행 이름은 스스로 좀 민망하라고 지어봤어요.

원래 제목은 '내가 키운 남자, 내가 죽인 남자 (실화 소설)'예요. 물론 전 안 읽어봤구요. 검색은 되는데 별로 내키지 않아요.

비로그인 2010-03-13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캔커피와 도서관. 어떤 소설속 한 장면이 생각나네요 ^^ 그 장면은 아주 짧게 끝나지만, 그 잠깐 멈춤의 시간은 제 마음속에 오래 남더라고요.

Arch 2010-03-15 22:54   좋아요 0 | URL
왠지 한국 소설 같아요. 별거 아니지만 사서가 돌아다니면서 음료수는 도서관에 갖고 들어오면 안 된다고 말했어요. 꽃청년은 발그레~
 

의지와 열정, 소망이 얇은 이불을 덮고 잠들어있다.
앞의 문장은 머리를 감다 생각해냈는데 좀 유치하다. 머리 감을 때 생각한건 다 헹궈내야한다.
이것은 이면지에 가끔 끄적이곤 했던 '아무런 이야기나 지껄이기'다.
금요일밤도 아닌데 어깨가 축 처졌다. 양볼도 생기 하나 없이 죽죽 처져 볼썽사납게 됐다.
누가 날 좀 묶어줬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견딜 수가 없다.
플라스틱 통에 담겨져있던 음지 식물을 고추장을 담았었던 항아리에 옮겼다. 이건 숨쉬는 항아리라고.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쓴다면 그 글의 성격은 일관될 수 있을까. 혹은 몇주, 몇시간 단위라면

애인과 통화를 하다 나도 참 푼수구나 싶어 웃었다. 애인도 내가 푼수라며 길거리에서 춤추거나 노래부를 때 그렇노란 얘기를 했다. 징그럽게 일시키는 그 애 회사를 욕하다 느닷없이 오늘 본 잘생긴 남자 얘기를 해서였는데... 그 애와 난 푼수란 개념 자체가 좀 다르다.

원래 계획은 아주 잠깐 페이퍼를 쓴 다음에 임시저장을 해두는거였다. 페이퍼는 안 써지고, 영화나 볼까 하고 개봉작을 훑어보다 모든 영화의 예고편을 샅샅히 다 뒤져봤다. 한국 영화는 코미디, 애로 궁금증형 멜로, 급작스럽게 돌아가는 액션물로 나눠져 있는 듯. 어느 것 하나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볼까 말까. 예언자는 정말 보고 싶다. 물론 이곳 극장에서 상영할리는 없겠지만. 민원이라도 넣어볼까.
그래, 원래 계획은 잠깐 글을 쓴 후에 채털리 부인에 빠져드는거였다. 바흐의 합시코드 연주곡을 틀어놓고, 촛불을 밝히며 책을 읽는 것. 무엇 때문이었을까. 잠자는 시간을 늦춰야겠단 생각이 든건. 자기 전에 방광을 비워도 새벽에 귀신같이 일어나 화장실에 간다. 귀신을 본건지도 모른다. 이히히히

양화소록님과 휘모리님의 글을 보고선 득달같이 달려들어 '그녀의 완벽한 하루'를 찜했다. 보기 드문 재빠른 행동으로 장바구니에 담아 주문까지 해뒀다. 글쎄, 글쎄. 정말 이 책이 읽고 싶은건지 새 책을 갖고 싶은건지 모르겠어서 주문을 취소했다. 대신 아주 잘빠진 필통과 다이어리를 샀다. 집에 있는 책을 다 읽기 전엔 다시는 책을 안 사고 싶다. 마루야마 겐지 전작주의를 한다고 다 사놓곤 하나도 안 읽었다. 마누엘 푸익도 그렇고.

아무렇게나, 아무 이야기나는 점점 누군가에게 읽힐 이야기로 변해가고 있다.

도서관 근처에 있는 분식점의 비빔 국수에 중독됐다.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는데 면발은 물론이고 새콤달콤한 맛이 끝내주는 국수다. 면발을 잘 삶는 비법같은걸 전수해주면 좋으련만. 친해지면 살짝 여쭤봐야지. 국수집에는 오뎅바가 있다. 바 주위로 사람들이 둘러 앉아서 분식을 먹는다. 며칠 전엔 어떤 할머니가 아이 둘을 데리고 온 여자 분에게 '국산'이냐고 물은 사건이 있었다. 할머니는 국산 발언 이후 자신의 파란만장한 이력을 풀어놓으려다 같이 온 꼬장꼬장한 친구 할머니에게 붙들려 나간적이 있다. 국산 발언 할머니가 나간 후 오뎅 바에 모여앉은 사람들은 한마디씩 성토했다. 대놓고 국산이라고 한다느니, 국산으로 불려진 당사자는 이런 일은 정말 듣보잡이라 어안이 벙벙했다고 하고, 아이들은 자기 엄마에게 국산은 뭐냐고 묻기 시작했다. 이 모든 사태를 옆에서 지켜본 주인 할머니는 이국적으로 예쁘게 생겼단 뜻일거라고 한마디 거들었다. 예전에 거스름돈 100원을 안 남겨준적이 있는 할머니였다.

Vicky Cristina Barcelona에서 크리스티나 역으로 나오는 스칼렛 요한슨은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이다. 그런데 빅키의 남자친구는 그녀를 두고 튀려고 하는데다 너무 쉬워서 하룻밤 상대로 밖에 안 보인다는 소리를 한다. 사람마다 갖고 있는 시각은 분명히 다른데 가끔 까먹을 때가 있다. 혹은 과장할 때도. 그래서 나와 너무 다른 사람은 무조건 부러워하고, 부러워하다 안 되겠으면 무슨 흠이라도 찾아내 깎아내려고 했다. 이 밤엔 그 모든 시도가 너무 터무니없게 느껴진다.

여러잔의 술을 들이킨 동생이 내 방에 드러누웠다. 난 어디서 자라고. 내 방은 손바닥보다는 크다. 난 동생에게 짜증을 냈고, 동생은 헤죽 웃으며 방을 나갔다. 나도 술이 떡이 돼서 아무데나 드러눕고 싶을 때 손바닥만한 방을 내줄 수 있는 언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조르쥬 바타유의 눈 이야기를 볼 때는 탱고를 들어야지. 조지아 오키프의 전기를 읽을 때는 무슨 음악을 들을까.
채만식이 친일을 했단다. 이건 예전에 밝혀진 것. 이럴 수가. 나만 모르는 일들이 너무 많다.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 해독. 문학 비평은 집요하게 재미있다.
역지사지 글쓰기는 이제 좀, 스타일을 바꾸든, 공부를 더 하든 쫌!
아빠는 내복의 용도에 대해 말씀하셨다. 집에서 입고 돌아다니는게 아니라 밖에 나갈 때 겉옷 속에 입는거라고. 부녀지간엔 못할 소리가 없다.
배가 고프면 점심이고, 눈이 침침하면 한시간쯤 책을 읽은거다. 섹스를 하고 싶으면?
가장 비범한 재능은 무심함이다.

아, 채털리 부인은 언제 그 남자를 만날까. 나는 언제 잠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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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3-05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술에 떡이 되서 막내동생 방에 드러눕는 누나임미다. ㅋㅋㅋㅋ

마누엘 푸익 책은 뭐 읽나요? [천사의 음부]를 서점에 갈 때마다 만지작거리고는 있는데.. [조그만 키스]는 왠지 별로였어요.

Arch 2010-03-07 21:56   좋아요 0 | URL
자기 출국하기 전에 천사의 음부를 내가 다 읽어서 선물할게요. 구판도 괜찮나요?

비로그인 2010-03-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전 비빔국수란 단어에 자꾸 눈이 갈까요?
아 비빔국수.. 봄되니 잃어버린 시간의 미각이 살아나고 있나 봅니다. ^^

Arch 2010-03-07 21:57   좋아요 0 | URL
비빔국수는 단어 자체도 눈에 쏙 들어오는 것 같아요. 바람결님, 그렇죠? 봄엔 정말 맛난 것만 먹고 싶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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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lei 2010-03-04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트로가 이전 아취님 낭송 녹음 목소리랑 매우 흡사하군요. (아취님 목소리가 더 좋음)

Arch 2010-03-04 21:25   좋아요 0 | URL
히~ 음악 올린 보람이 있었어! 보람이 있었어 ^^
 

 한겨레 신문에 박재동씨의 손바닥 아트가 실렸다. 만화를 그려서 파는 조카 얘기를 하면서 스스로 용돈을 버는 방법, 나중에 뭐가 된다는게 아니라 지금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요지의 내용이었는데 괜찮은 것 같아서 옥찌에게 얘기를 해줬다. 옥찌에게 너도 만화 그려서 이모에게 팔라고 하니까 녀석, 신났다. 딴짓과 두루두루 참견 다 하고 다니면서 그린 옥찌의 만화. 단돈 오백원 주고 샀다.


 
 첫번째 그림에서 똥이 놀랐다는건 알겠는데 두번째 그림은 뭐냐니까.
 변기가 똥한테 유령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서 안 진다나.



 박재동씨의 만화에서 작가가 어렸을 때 친구에게 권총을 그려준 얘기가 나오는데 그걸 보고 그린 그림.



 심심해서 책을 보고 있는데 엄마가 돈을 벌어오라고 한 내용이란다. 지희가 책 보는데 엄마가 왜 갑자기 심부름을 시키냐고 물었더니 옥찌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럴 때가 종종 있었노라고 말했다.

* 옥찌가 만화를 그리는 동안 민은 팽이를 돌렸다. 나보고 시합을 하재서 호기롭게 덤볐다가
좀 세게 돌려, 이모는 어른이라 못해. 어렸을때부터 열심히 해야지 등등의 잔소리를 들었다. 팽이는 어떻게 돌리는거냐고 지희에게 물었더니 민이 똑똑 박사한테 물어보란다. 민은 팽이 돌리는 기술을 알려주기보다는 힘을 잘 써야한다고 야단만 쳤다. 흑
* 옥찌가 만화를 그리는 동안 민이랑 할머니가 부엌에서 뭔가를 하고 있으니까 옥찌가 계속 신경이 쓰였나보다. 뭔가 먹고 있을거란 의심에서 자기 몰래 뭔가 재미있는걸 하고 있을거란 생각까지. 결국 옥찌 수사관~!
- 거기 둘, 지금 거기서 뭐하는거야.
라며 할머니와 민을 취조하기 시작했다.

* 옥찌랑 빨래 널다가
- 이거 누구 팬티야.
- A꺼
- 으~ A는 지독해. A가 방귀를 뽀옹 뀌니까 팬티가 이래.
한다. 또 다른걸 보더니
- 이건 누구 팬티야.
- 이모꺼
- 귀엽다.
- 이모가 좀 귀여워.
- 이모가 아니라 팬티.
라고 한다.

*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고 있는데 모짜르트 음악이 나왔다. 옥찌에게 모짜르트가 누군지 아냐고 물었더니 자신있게 안다고 하는거다. 누구냐니까.
- 머리 뽀글거리는 사람이잖아.
란다. 우리 옥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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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3-0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뿌다 ㅠㅠ
자기가 웃으면 어떤 효과를 상대한테 줄 수 있는지 아는 그런 웃음이에요. 나도 어릴때부터 저런걸 배웠어야 되는데 ㅠㅠ
아 이뻐요 ㅠㅠ

옥찌의 미소에 추천!

Arch 2010-03-02 23:41   좋아요 0 | URL
나도, 어렸을 때 저런거 누가 좀 알려주면 지금의 내가 이렇진 않았을거란 자괴감이 찌릿하게 밀려오는 밤이에요.

마노아 2010-03-02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만 불짜리 미소는 이런 미소를 가리키는 거죠? 아, 사르르 녹아요!

Arch 2010-03-03 19:15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얼어라~ ^^ 저녁을 잘못 먹은 것도 아닌데 이런 썰렁한!

조선인 2010-03-03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옥찌랑 민이 보고 싶어요. 사진이 아니라 실물을!

Arch 2010-03-03 19:16   좋아요 0 | URL
우리 언제보죠~ 아 조선인님은 옥찌들만 좋아하고.
요새는 옥찌들이 엄마랑 합체해서 저한테 틈을 잘 안 주는데... 흑흑

무스탕 2010-03-03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옥찌는 저렇게 이쁠까요? (울 신랑이보면 뿅~ 반해버리겠어요 +_+)
이모를 닮은거겠죠? ㅎㅎㅎ

Arch 2010-03-03 19:19   좋아요 0 | URL
히히~ 이모는 아주 조금 닮고 엄마를 많이 닮았다고 쓸려고 했는데.. 동생이 옆에서 궁시렁대서 그냥 이모 덕으로 할래요. 히~

L.SHIN 2010-03-03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가 아니라 팬티.

ㅋㅋㅋㅋ 아, 이런 센스쟁이~

Arch 2010-03-03 19:1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좀 무안했지만.

비로그인 2010-03-0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만화는 고대 이집트인의 시각과 참 닮아 있군요!!!

그나저나 세상의 모든 음악. 시그널인 "Tiger in The Night" 참 좋죠?? ㅎ

Arch 2010-03-07 21:58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예리하신데요!
세음의 모든 음악은 다 좋아요. 그렇게 선곡을 할 수가 없는데 꼭 정말 괜찮은 곡들만 들려주고, 짱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