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을 다 읽기도 전에 습관처럼 혹은 계시처럼 추천을 누르게 하는 서재인들이 있다. 

2. 알라디너는 사실, 긴 글을 잘 읽지 않는다. (세상은 너무 바쁘고, 현대 사회의 이러쿵 저러쿵까지는 아니고, 단지, 즐찾을 한 수가 너무 많을 뿐이고! 브리핑 한걸 다 안 읽으면 손이 떨릴 뿐이고! 엄마가 보고 싶을 뿐이고!) 

3. 그런데도 가끔씩 댓글을 달기도 한다. (나도 몇번, '응? 이건 뮝미'한 댓글이 달린걸 본적이 있었다. 무플보다야 낫다지만 거기에 다시 덧글 달 때는 좀 민망하다.) 

4. 알라디너 중 일부는 책보다는 서재를 더 좋아한다.(저요! 저요! 리뷰는 대체 언제 쓰냐고.) 

5. 서재의 암묵적인 약속인 자신의 글에 달린 댓글에 다 답변을 해주는 분위기는 가끔씩 댓글 마라톤, 긴댓글 이어달리기로 변질되고 있다. 건성 및 졸속 댓글의 범람을 촉진해야할 지점이다. 글보다 댓글이 더 재미있으면 어떡하라고!(주로 아치의 서재에서 왕왕 발생함.) 

6. 댓글 한줄로 귀여움 한뭉텅이씩 던져놓고 가는 알라디너들이 있다. (누구라곤 말 못한다. 어어 절대 말 못하, 바람 어어...) 

7. 추천이 5개 이상으로 올라가서 화제의 서재에라도 오르는 날이면 어깨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서 끌고 내려와야 한다. 

8. 그런 일이야 다반사라 좀 귀찮은 알라디너들이 있기도 하다. 

9. 알라디너들은 안 그런척 하지만 다들 즐찾수와 방문자수를 신경쓴다. 그러다 갑자기 크게 줄거나 크게 늘어나면 원인분석에 날밤을 까먹곤 한다. (나만 그런거야?)  

10. 댓글 마당에 참여 안 하시던 분이 선뜻 댓글이라도 달아주는 날에는 역시나 어깨가 산으로 올라가 끌고 내려와야 한다. 이분들은 글도 글이지만 댓글도 참 멋있다. 최근에 책의 구절까지 인용해 댓글을 달아준 S모 알라디너에게 심심한 배꼽 인사. 

11. 그렇다고 아치랑 알콩달콩 댓글놀이 하던 분들이 별로란 소리, 엉덩이 쿵쿵! 절대 아님. 도리어 평소의 신조답게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아치의 댓글과는 다르게  참신 덩어리 댓글에 얼마나 기분 좋아지는데^^

12. 댓글 하나에 웃고, 댓글 둘에 울고, 추천 때문에 참 고마워지는 알라딘 마을! (얜 끝을 맨 이런 식으로 맺더라... 그래서 불만이야? 꼭 그렇다는건 아니고 왜 이럴까 생각해보는 중. 병 있는거 아냐? 무슨 병? 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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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2-02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별로 안 삐딱해요. 뭐 대부분 이렇지 않나요? (뭐 절대 제 얘기라고는 말 못합니다. ㅎㅎ) 별로 영양가 없는 댓글만 주로 남기는 일인...^^;;

Arch 2009-02-03 00:04   좋아요 0 | URL
그 방면에선 제가 좀 한가닥합니다. 행여 바람돌이님이 그렇게 자책해도 바람돌이님 밑에 '저 있어요!'

2009-02-03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09-02-03 00:24   좋아요 0 | URL
아니 이 사연을 뭐 비밀댓글로 한답니까. 널리 만방에 당신이 추천했단 사실을 알리셔야죠.(배우라고, 배우라고-이건 개콘 할머니처럼 해줘야 맛이 삽니다.)
그런데 즐찾 레벨은 -1이지만 다시 컴백했으니 곧 +로 돌아가겠죠! 아, 닉네임 말 안 하고 얘기하려니 힘드네. 헉헉

푸하 2009-02-03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은 비밀댓글스러운 내용은 아니지만 비밀댓글로 달린다.
이렇게 해야하나요?^^;(위 비밀댓글 님 죄송. 행여 님이 자책하신다면 전 많이 그런다고 말씀드릴께요~)

냉철하고 정곡을 찌르는 내용 잘 봤어요.
매우 길었으면 다 보진 못 할 상황이었는데... 짧게 짧게 정리해주셔서 감사.

마늘빵 2009-02-03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방문자수 300 예상. 즐찾 4개 증가 예상. 아치님의 전략! :p

보석 2009-02-03 10:36   좋아요 0 | URL
오..멋진 전략인데요.ㅎㅎ

Arch 2009-02-03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님, 낯뜨겁게 뭐예요^^ 저도 그 생각했어요. 비밀댓글이 불편한 말을 돌려서 얘기해야할 때 달리기도 하지만, 어? 이건 왜 달렸지 싶은 것도 종종 보여요. 위에 비밀댓글을 다신 분에게 하는 소리는 절!대로 아니에요.(혹시 그렇게 느끼셨다면 전 잠시 압축! 해야겠어요.ㅡ,.ㅜ)

아프님, 전 전략 꽝인걸요. 동조하는 보석님은 뭐람! 치치^^ 그리고 알라디너들은 이런 속보이는 전략에 콧방귀도 안 뀐다구요!

바람구두님, 감히, 초큼 맞아요^^ 그럼요.
서재에 대한 페이퍼 저도 정말 좋아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바람구두님이 알라딘 뉴스레터를 되살리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기도, 저야~ 워낙 편파적인데다 정신없이 페이퍼를 써대니 이게 뉴스인지 세력확장을 도모하는 전략적인(과연...)딴짓거리인지 헷갈리니까요. 아, 알라딘 뉴스레터 받고싶다^^

Arch 2009-02-03 17:32   좋아요 0 | URL
바람구두님이 한게 아니라 전에 했던 알라딘 뉴스레터 얘기한거예요.
흑백TV님이 했고, 마태우스님도 했던.
그럼 뭐 제가 언제 기회가 된다면(과연) 편파적으로 한번 만들어봐야겠어요.

승주나무 2009-02-0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일단 추천을 누르고 글을 나중에 읽다 보니 추천만 누르고 글 읽는 것을 잊어버리고 한참 후에 읽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는 추천보다 별찜을 끓여주는 게 낫죠 ㅎ

Arch 2009-02-03 23:15   좋아요 0 | URL
^^ 전 아직 별찜 기능에 문외한이라...별찜으로 찜하는게 아니라 끓여? ㅋㅋ 희안한 맞춤법일세! 어어 약올리고 그런거 절대로 아니에요. 상대적으로는 몰라도.

순오기 2009-02-05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추천 누르니까 5회 됐어요. 그럼 메인에 떳나 확인하러 가야지~~ ^^
 

 안녕, 나는 멀리 아나까나 또깔라니 별에서 온  안아주세요란 이름의 외계인이야. 원래는 우리 별에서 뽀뽀해봐랑 손잡을래랑 같이 신나게 놀았는데 어느 날, 좀 더 진한걸 해봐가 우리 별을 싹쓸이 해버린 탓에 지구에 놀러온거야. 난 지구에 있는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싶었는데 젠장,(아, 미안. 나 좀 거친애야) 삼성어린이박물관에 처박혀 버렸어. 지구에는 인간으로 규정되지 않은 종은 죄다 동물원에 가야한대잖아. 그렇다고 밀림이나 초원에서 살 자신은 없고, 하는 수 없이 내 특기인 안아주세요를 어필해서 간신히 박물관에 들어왔지. 

 박물관에서 내가 뭘하는지 궁금하지?  

 너희도 기억하고 있을거야. 러브 액츄얼리의 감독이  공항에서 포옹하는 사람들을 보고 영감을 얻어서 영화를 만들었대잖아.  내가 하는 일도 그거와 비슷해. 영감을 주는건 아니고 포옹을 해주는거지. 나는 이렇게 고개를 약간 기울인 채로 삐딱하게 사람들을 둘러보다 한번씩 그들을 안아주지. 그리곤 말해줘. 

음, 너 냄새가 참 좋구나. 

네 품은 참 따뜻해. 난로가 들었나봐. 호호 

아, 기분 좋아라. 히히

 그럼 아이들은 신이 나서 날 더 꼭 껴안아줘. 아이들에게 내가 외계인이란걸 알게할 수는 없잖아. 그럼 그 아이들은 깜짝 놀라서 다시는 날 안 찾아올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배꼽에 센서 비슷한걸 달아놓긴 했지. 하지만 그걸로 소리가 나는건 절대로 아냐. 내가 다 말해주는 거거든. 말했다시피 난 외계인이니까. 

 오늘은 아치란 이름의 정신없어 보이는 친구가 왔어. 그 아인 사진으로 나를 찍고 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라고. 그리곤 다른데로 갈 것처럼 굴다가 냉큼 나를 껴안지 뭐야! 아이들만 날 껴안아왔는데 말야. 아치에게선 바람부는 날 온 동네를 샅샅히 뒤지고 다닌 개털 냄새가 났어. 그런 냄새를 맡아봤냐고? 아니. 그런데 그런 느낌이야. 맡아보지 않았는데도 그 냄새를 알 것 같은거지. 그래서 아치에게 말했지. 

음, 너한테 나는 냄새가 좋아. 

 아치는 깜짝 놀라더니 나에게서 떨어져 내 몸을 천천히 살펴봤어. 나는 정말 배꼽을 가리고 싶더라고. 아치에게만은 들키고 싶지 않았거든. 아치는 센서를 발견하곤 다 알겠다는 듯이 무릎으로 톡톡 센서를 누르기 시작했어. 난 조금 자존심이 상했지만 건성으로 대답해줬지. 아치가 눈치를 채고 깜짝 놀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거니까. 아치는 한참 센서를 조물락대다 다른 곳으로 가더군. 그래서 내가 마지막으로, 그 아이가 누른 센서가 버벅대다 이제서야 말하는 것처럼 작게 속삭였지. 

이리와서 나 좀 한번 더 안아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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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2-02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아주세요 우리집 애들이 보면 여기서 안 떠나늘 듯... 아마도 그만가줘하지 않을까요? ^^

L.SHIN 2009-02-02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이 녀석, 언제 지구에 왔지? (웃음)

Arch 2009-02-02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 친구는 안는걸 좋아해서 상관없어요. 아이들은 전쟁기념관의 별난물건박물관 전시물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요새 롤링볼뮤지엄도 한대고. 전 민박어린이박물관에서 한 심청전 전시가 참 좋았어요. 곧 해님달님으로 바뀐다던데 한번 놀러가보세요. 소에 관한 전시도 하고. 박물관이 요샌 많이 바뀌어서 와, 잘 만들었네, 와 좋네 할만한게 많아요.

엘신님 아직 몰랐군요. 저저번에 왔었어요. 히죽

바람구두님 귀여워^^요. 이 녀석 사진을 찍어온김에 포옹의 사회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접근을 통해 현세대의 포옹결핍과 기타 등등에 대해서 써보려고 했더랬죠.(정말?) 그러다 요녀석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저를 쳐다보는데 이 이야기 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구요. 그러고보니 바람구두님 자꾸 아저씨 정체성을 어필하시는 특별한 이유라도^^ 요새 연령주의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Arch 2009-02-03 12:20   좋아요 0 | URL
뭐 나도 중학교때부터 이 얼굴이었어요.
그런데 난 옥찌들 데리고 다녀도 애기 엄마 이랬다가 제가 얼굴을 15도 각도로 들고선 샤방샤방 웃으면 바로 어어 애기 엄마가 아니네 이래요. 어~ 제 자랑 맞아요.
 


 그건 부드러운 주걱이었다. 밥을 풀 때 쓰는게 아니라 주먹 모양처럼 둥글게 말려있는 주걱. 주걱이 끈적거리는 손 안에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손은 진득할 뿐 허투로 움직이는 법이 없다. 손은 주걱을 건성으로 휘두르지만 주걱 끝이 아프지 않을 지점을 알아낸다. 매번 작은 알갱이가 떨어진다. 알갱이는 미끄러지듯 쏟아지고 작은 홈으로 졸졸 흐른다.

 난 그만 좀 행복한 기분이 들고 말았다.

 주걱이 긁는 느낌, 참 오랜만이라,

 생리불순은 좀 있었지만 생리불순을 넘어서서 무월경이라고 의사가 무심하게 진단을 한건 최근 일이다. 무월경 원인이 되는 경우의 수가 거침없이 쏟아졌다. 의사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객관적으로 들으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주책맞게 눈물이 삐질거리며 새어나오려고도 했다. 꾹 눌러 참으니 머리가 띵해져서 그만, 무슨무슨 검사를 받으라는 의사에게 됐다며 쌀쌀맞게 말하곤 밖으로 나왔다.

 하늘은 푸르고 날씨는 선선했다. 괜찮겠지. 뭐, 언젠간 하겠지. 지가 안 나오면 어쩌겠어. 그러고 나서도 한의원을 찾아다녔고, 주위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다녔다. 다 맘을 편하게 갖으라고, 곧 생리를 할거라고 말해줬지만 맘대로 되지가 않았다. 8체질 요법으로 치료한다는 한의사조차 원인진단이나 치료보다는 기다리는걸 의식하지 않은 채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그치만 무슨 첫사랑 우연히 마주치는 주문도 아니고 신경을 안 쓰며 어떻게 기다린단 말인가.

 그러다 왔다. 흔적만 내비치고, 그래 이 정도면 어때가 아니라 제대로, 콸콸. 자궁이 들썩거리며 생리가 왔다. 자위해서 맛본 첫 오르가즘보다 더 생생했고, 사실 그보다 배는 더 짜릿했다.

 다시 주걱으로 돌아가자면

 주걱은 이제 처음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에서 벗어나 등치를 키워 자궁 곳곳을 부잡스러운 아이처럼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묵직하게 배가 아려오고, 질도 조여왔다. 미끄덩, 생리혈들이 서답으로 튀고, 서답은 얘네가 반갑다고 힘껏 안아준다. 비릿함이 진동을 하다 냄새가 텁텁하게 바뀌면서 서답은 변색되었다. 생생한 피, 덩어리진 피, 내 자궁 속에 있던 나의 피와 자궁 내벽에서 생생하게 살아숨쉬던 녀석들. 서답을 찬물에 담가놓고 빨간색이 물 속에 섞여들어가는걸 지켜봤다. 핏빛으로 점점 빨개지는 물색이 좋다. 피의 냄새도 좋다. 얘네들을 빨면서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가고, 팔뚝에 힘줄이 솟는게 좋다.

 빨래한 생리대를 널고 투박한 서답을 팬티 위에 받히고 드러누웠다. 배를 손으로 문질러보기도 하고, 서답의 두툼한 부분을 짚어보기도 하고, 며칠동안 단단했던 가슴이 좀 풀어졌는지 어루만져보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보니 참 우스운 짓이다 싶었다. 누군 생리통 때문에 이놈의 생리일텐데 난 무슨 몇 년만에 애를 낳은 사람처럼 이렇게 수선을 피우다니. 대체 생리가 뭐라고. 임신이 어렵다는 것? 몸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 한달을 그냥 지나치는게 서운해서?

 나와 전우애로 투닥거릴 사람을 꼭 닮은 아이가 있다면 좋겠단 생각을 한적이 있다. 예전의 '그'를 만날 때 문득 이 녀석과 튼튼한 아들들(아들들이라니!)을 낳아서 키우고 싶단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그냥 생각일 뿐이고 불임이라고 판정이 난 것도 아니고, 완경기란 확정선고를 받은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불안했을까. 친구의 말처럼 자의적인게 아닌 강제된 '어쩌면 불임'에 두려웠던걸까? 내 아이가 아니지만 아이랑 같이 살고 싶다면 다른 방법도 있을테니 꼭 불임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꾸준히 관리되어온 여성의 몸, 특히나 28일 주기로 일정해야만 하는 월경 강박 때문인 것도 같다. 분명히 개인차가 있고, 스트레스에 의해 불규칙할 수 있다고 전제를 달긴 했지만. 정상성이란 기준에서 약간 어긋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로인한 불안감이 꽤 컸다. 본래의 건강 염려증에 더해져 모두들 '잘'하고 있는 생리가 나만 안 된다는 사실이 신경쓰인거였다.

 이 애가 얼마나 내 몸에 착 달라붙어 한달에 한번씩 나를 보러 올지는 모르겠다. 금세 변덕을 부리는 뒷간 전후의 사람 맘처럼 '사실 떠나기 전에 한번 들른거야'라며 다신 얼굴을 안 내비치면 어떡하나.

 어떡하긴 뭘 어떡해. 8체질 한의사 선생님을 조금 더 압박하고, 다시 호르몬 검사를 하는 수 밖에. 그러다가 어느 날엔가 다시 찾아온 주걱의 손길을 찬찬히 느끼는거지. 가끔씩은 두 다리를 꽉 오므리고선 요놈을 옴쭉달싹 못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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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01-29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리는 정직하죠. 여자의 몸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랄까. 당연히 불안했을 거라고, 또한 뛸 듯이 기뻤을 거라고, 저 또한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님과 제가 제대로 주기가 맞아떨어졌네요. ㅎㅎ

Arch 2009-01-29 23:18   좋아요 0 | URL
우린 그럼 생리 자매 뭐 이런건가요? 음... 음미하는 중^^
전 이러다 언제 또 튈지 몰라요.

웽스북스 2009-01-30 00:14   좋아요 0 | URL
저요 저
어제부터 죽겠어요 아주.
이번엔 식중독과 겹쳐서 아주 몸이 몸이 아니라는 -_-

승주나무 2009-01-30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리불순이라는 게 아를 낳으려고 하면 또 엄청 무서운 존재가 되고 마는 것 같습니다. 처형이 그랬는데 장님 문고리 만진다고 단번에 착 들어앉더군요. 몸이 차도 안 좋고 생리불순도 안 좋고, 여성의 몸은 매우 섬세한 기관이 날렵하게 미끈하게 이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생리를 표현하는 말도 무지 많더군요. 월경, 경도, 몸엣것....은밀하게 추천하고 갑니다^^(혹시 금남의 페퍼?)
문체가 매우 익숙한데 너무 부드러워서 아래의 글귀가 생각나네요. 자꾸 들락거리면 뭔가 순화될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ㅋㅋ
"기질과 정신적 능력에 있어서 차이가 없다손 치더라도, 여자들 사이에서 여자에 의해 길러진 남자들은 다른 남자들과는 좀 다른 데가 있다. 유모적 보살핌과 어머니의 귀여움, 그리고 누이의, 특히 '작은' 어머니라 할 수 있는 큰누이의 사탕발림은 남성적 기질을 반죽처럼 주무르면서 바꾸어 버린다. 출생 이후 여인의 부드러운 분위기, 그녀의 손과 가슴, 무릎과 머리, 그리고 넘실거리는 그녀의 유연한 인상이 풍기는 향취에 오랫동안 젖은 남자는 예민한 신경과 돋보이는 품성을 갖게 된다. 이를테면 그는 남성과 여성을 다 지니고 있는 인간이 되는데, 이런 속성이 없으면 더없이 힘차고 엄격한 천재도 예술의 완벽성에 있어서 미진한 존재로 남을 뿐이다."<꿈꾸는 알바트로스>

다락방 2009-01-30 08:52   좋아요 0 | URL
승주나무님께서 인용하신 [꿈꾸는 알바트로스]덕분에 제 남동생이 생각나고 말았어요. 제 남동생은 막내고 저는 남동생에게 '큰누이'지요. 이를테면 제 남동생은 남성과 여성을 다 지니고 있는 인간이로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1-30 08:56   좋아요 0 | URL
한때 저는 생리때가 되면 빨간 반지를 껴주곤 했습니다. 유난히 생리때는 예민해서 주변에 남자애들이 피하게 해주려고 ㅎㅎ
서방몰래 오입질 하는 것도 아닌데 생리얘기하는게 금남일 필요는 없겠지요.
그나저나 여자넷에 둘러싾여 성장한 우리오빠는 완전 마쵸였으나 결혼하니 돌변, 아줌마처럼 나랑 육아문제로 수다를 떤다는 하하하

다락방 2009-01-30 08:57   좋아요 0 | URL
하하. 휘모리님. 저는 빨간 반지를 끼지는 않지만 온 식구들에게 광고하고 다녀요. 나를 건드리지말라고 말이죠. 나를 내버려둬, 하고요. 그래봤자 아빠와 남동생, 엄마지만.

다락방 2009-01-30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rch님.

주변에 생리불순(을 넘어 오랜 시간을 안하기도 하는)인 사람들 몇을 알고 있는데요,

1. 한명은 산부인과에 가서 대체 왜그런지, 몸에 무슨 이상이 있는건 아닌지 진찰을 해보았더니 의사는 아무 이상도 없으니 걱정말라, 고 얘기했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말을 듣고 나자 바로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게 되었어요. 나에겐 이상이 있을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몸의 흐름을 막았었는가 봐요.

2. 또 한명은 요가와 헬쓰를 시작했더니 바로 몇개월뒤 규칙적인 생리가 찾아왔대요. 그래서 아 운동이란 이런거구나, 하면서 주변에 운동을 추천하고 다녔거든요. 운동을 해, 운동을, 하면서요. 오랜 시간동안 규칙적인 생리의 기쁨을 맛보았던 친구는 사정상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다시 생리가 불규칙해졌대요.


그래서 말인데요, Arch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어쩌면 이미 하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축하라도 해야 할 것 같아요, Arch님의 생리하는 날을.
:)

무해한모리군 2009-01-30 08:5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만병통치약 운동과 스트레스 안받기가 만병통치약인거 같아요.
어서어서 좋아지시기를 바래봅니다.

Arch 2009-01-3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 제 기억력이 맞다면 아마 첫 댓글 같은데 처음치고 너무 멋지잖아요. 이미지 메이킹을 너무 멋지게 하셔서 샘이 납니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야.'이럼 할말 많아요.^^

휘모리님, 서방몰래 오입질. 이런거 어디서 배워오는거에요. 나도 쫌! 전 생리때 기분이 더 업되어서 기분 이상으로 인한 만성 조증에 경고를 해야할 지경입니다.

다락방님, 네. 걱정 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할께요. 내 몸에서 자꾸 신호를 보내는데 모른척 했던거 같아요. 얼음도 너무 많이 먹고, 차가운걸 좋아해놓고 이렇게 푸념만 해대니. 그런데 운동하다 너무 일률적인 체형으로 변하면 어떡하죠? 전 지금의 약간 튼실한 제 몸이 좋은데^^ 알아요, 알아.. 운동 100년 해봐라, 그런 일 있을라고.

Mephistopheles 2009-01-30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한 동생 부부가 결혼한지 3년이 되었는데 애가 안생겨서 병원에 갔더래요. 동생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재수씨가 착상이 힘든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의사가 하나하나 원인을 찾아가 보니 청소년기에 다른 여성들보다 극심하게 겪었던 생리통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네요. 정확한 근거나 학설은 아니지만 청소년기 유난히 생리통이 심한 여성의 경우 성년이 되어 결혼을 했을 때 임신착상이 매우 힘들고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Arch 2009-01-3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네^^ 사람마다 다 다르겠죠.

알리샤님, 한약 먹으면 체질상 몸이 더 튼실해져서 좋긴한데 옷들의 단추가 실종되는 일이 종종 발생되는바 작작 먹으려구요.

바람구두님, 헤헤... 딱 세줄인데 정말 바람구두님스럽단 말이 절로 나와요.

마늘빵 2009-01-30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걱으로 긁는 느낌... 이 뭔지 감이 잘 안와요... 아무래도 직접 체험이 필요한 부분인데. ^^

다락방 2009-01-31 15:07   좋아요 0 | URL
음...저도 주걱으로 긁는 느낌은..잘 모르겠어요...전...왜그런거죠? -.-

Arch 2009-01-31 20:29   좋아요 0 | URL
^^ 사실 제게 주걱을 영접할 수 있는 기가 있답니다. (정말?)

순오기 2009-01-31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우리딸은 고3때 6개월을 안했어요. 딸친구 중엔 1년을 거른 아이도 있고요~~ 입시가 멀쩡한 애들을 이렇게 만들어요.ㅜㅜ 축하파티라도 해야 할 듯... ^^

Arch 2009-01-31 20:31   좋아요 0 | URL
전 입시도 아닌데 왜 이럴까요^^ 축하파뤼했어요~ 히히
 

 '처녀'란 말은 처음을 지칭할 때 종종 쓰는 어휘이다. 처녀림이니 처녀비행, 처녀지. 장소를 명명할 때의 쓰임이 많고, 너무 일반화된 단어라 이 단어를 쓰는 사람은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나 역시 뭐가 문제인지 잘 몰랐다.

 얼마 전 어떤 분이 글 제목으로  처녀란 단어를 써서 처음이란 말을 지칭할 때 불편함을 느낀적이 있다. 불편함의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왜 처음을 지칭할 때 꼭 처녀란 말을 써야하는지, 왜 처녀란 말을 처음과 연관시켜서 써야하는지 의문이 생겼다. 그분과 댓글을 주고받다 나 역시 즉각적인 불편함 외의 합당한 논리가 없다는걸 알았다. 처녀란 말은 뭐가 문제일까.

 처녀에서 즉각적으로 떠오르는건 숫처녀, 혼전순결, 처음이란 의미로 사유화된 여자의 몸, 질주름(처녀막) 등이었다. 처녀란 말에서 느낀건 일상적인 용어이되 누군가로 하여금 불편함을 야기시키고 있고, 처녀이지 못한, 처음일 수 없는 몸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 그건 처녀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누군가로 하여금 '처녀'이기를 강요받는 몸이란 자각 때문이었다. 굳이 '왜 총각이란 말은 그렇게 안 쓰면서 처녀 가지고만 의미를 규정해서 써'까지는 아니어도 처음에 속하는 처녀의 몸에 덧씌워진 의미체계들이 불편했고, 그분에게 이런 사정을 얘기했다. 그런데 좀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

 그분을 계몽할 생각은 전혀 없었으며,(그럴 깜냥도 안 된다.) 수긍하지 않더라도 그분 나름의 호불호와 취향에 관련된 것이니 왈가불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말들에 대해 그는 돌려서 완곡하게 표현을 했지만 '극단으로 치닫는건 다른 상대방으로 하여금 반감을 갖게 한다. (역시 돌려서 표현했지만) 자기 나름의 논리가 있으니 자긴 더 이상 나의 불편함에 귀를 기울일 이유가 없다'란 요지의 말을 했다. 충분히 이해받고, 공감될거란 기대를 한건 아니었지만 이런 생뚱맞은 반응에 다시 얘기를 진행하는 것보다 생각을 정리해 글을 쓰는게 낫단 결론에 도달해서 글을 쓰게 됐다.  

 나는 평소에 그분이 보여주는 진보적인 생각들과 약자의 입장에 서서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좋아했다. 그래서 '처녀'용법의 사용에 대해서 일정 정도 동의가 될거란 생각에 댓글을 남긴 것이다. 처녀라 명명되는 약자니까 나 좀 봐줘요도 아니고 단지 순결과 연관된 처녀란 의미를 환기시키는 '처녀'용법에 대한 불편함을 제기한 것만으로 내가 여성우월주의자이고 극단으로 치닫아 상대방을 무력하게 만드는 주체란 말인가?  만약에 내가 어떤 단어나 생각을 표현함에 있어서 다른 상대방을 소외시키거나 불편함을 야기시켰다면 나는 좀 더 생각하고 내가 바뀔 수 있는 여지를 모색했을 것이다. 물론 그분에게 나와 같은 방식을 요구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겠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한 수준의 범위를 넘어서는 반응에는 역시나 생뚱맞단 말밖에 안 나온다.  

 '다음에 보자'란 말로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건 일상적인 말이지만 시각장애인이 들었을 때는 폭력적이다. '본다'란 말의 여러 활용구들은 시각장애인을 소외시키고 배려하지 않는 말이다. 이렇게보면 내가 하룻동안 얼마나 많은 폭력적인 언어들을 쓰고 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들에게 상처주지 않고, 유동하는 나의 정체성 중 어느 한부분이 덜 상처받기 위해서 말을 안 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난 서로 배려하고 행여 타인이 나의 말에 타인의 말에 내가 상처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약자라거나 우월하단 얘기를 하는게 아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당신도 그 부분에서 동의가 된다면 '처녀'란 단어의 용법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정도였다. 그래서 굳이 '처녀'란 말을 처음의 의미로 쓰겠다는 당신이 아니라 평소에 당신이 여성주의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가감없이 드러난 부분이 좀 유감스럽다. 모든 사안에 열린 태도로 접근할 수 없고, 사람마다 마지막 보루로 지정해놓은 지점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보루란게 충분한 검토와 숙고 끝에 나온게 아니라는 점, 앞으로도 그럴 여지가 없다는 점이 좀 아쉬울 뿐이다.

 나는 감히 여성주의자,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없다. 그건 아직 내 앎과 삶, 인식 수준, 예민함이 고통을 겪으며 성장한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겁이 나거나 역차별을 이용하려는 이유 때문은 아니다. 될수만 있다면 난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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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9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9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09-01-29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쓰고나니 혹시 그분이라 일컬어지는 분을 공격하는 형태의 글이 된게 아닐까란 염려가 생깁니다. 글에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분명히 그 분은 제목을 정정해 주었고, 일정 부분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이후의 얘기가 오가면서 실은 제목의 정정은 공감이 공감이 아닌 공론화되는걸 피하거나 사적인 관계에서 야기되는 불편함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는 입장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그분의 모든 입장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왜 그럴까의 시작은 그분의 글과 오간 댓글이었지만 이후에는 진보적인 성향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조금은 무례한 여성주의적인 시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2009-01-29 1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9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9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9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9 1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09-01-2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식견이 짧아서 겠지만 저는 그저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라는 강한 인식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과 결부시켰다고 해서 말의 의미가 전도되거나 퇴색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

무해한모리군 2009-01-29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빠라는 단어가 싫어요. 별로 친하지도 않는데 오빠라고 부르라는 인간들도 싫고 --;;
전에 남자친구 친구들은 지들도 오빠라고 불리기를 원했는데,(사실 남자친구도 그렇게 부르지 않았음) 어찌나 껄끄럽던지.. 전화와서 '오빤데'라며 치대는 남자선배들도 싫고.. 쩝쩝..

생각해보니 나랑 먼저 알았는데 '형수'라며 설레발치는 후배들도 밉군요. 왜 남자들은 인간관계를 남자들 중심으로 정의하는 나쁜 버릇들이 있는지 쳇.

Arch 2009-01-29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리샤님, 전에 라주미힌님의 서재에서 성노동자의 권리 댓글이 올랐을 때 님을 처음 뵈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여성주의적 시각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공감을 끌어낼지의 문제는 전략상의 과제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입장을 표명하고 얘기를 하는건 이런식의 일상적인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거구요. 사회문제 부분은 무엇을 염두한건지 잘 이해가 안 되네요. 네 맞아요. 이 부분에서 다른 해답이 안 나와 책을 읽다가 정희진 선생님께 조금 힌트를 얻었어요. 닮은게 아니라 유사한거고 표절이라고 하는게 맞겠네요.

전호인님, 그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시각일거라고 생각해요.

휘모리님, 저 역시 곧 죽어도 오빠란 말을 안 했었는데. 싸가지를 밥말아먹은 체질탓이려니 했는데 유전적으로 뭔가 거부반응이 있었던게 아닐까란 생각이 드네요. 저도 말끝마다 자신을 지칭해 오빠라고 하는 사람들과 오빠란 말 뿐만 아니라 형태까지 오빠의 동생이 되는 사람들이 별로예요.
전에 휘모리님 페이퍼를 읽다가 여성 과학자가 있다면 이렇게 무더기로 피를 쏟게 하고 새게 하고, 환경오염까지 시키는 생리대 따위는 개발하지 않았을거란 요지의 글을 읽고 눈이 반짝였는데 이번에도 그렇네요. 인간관계를 남자 중심으로 명명하는 언어들에 거부반응이 들 수 밖에 없다는 말도 백번 공감.

Arch 2009-01-29 19:18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부분으로 정희진 선생님과 메일을 주고받는적이 있어요.

선생님, 너무 까다롭다고 주위 사람들이 피곤해하지 않아요? 제 경우에는 왜 이렇게 따지고 드냐, 까칠하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어떤지 궁금해 물었거든요.
그랬더니 자기 주변에선 도리어 재미있어하고 그런 자신을 통해 자극을 받는 축들이 더 많다고 하더라구요. 조금 부럽더라구요. 일상의 배치를 어떻게 하면 저런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구요.

다시 정희진 선생님 얘기를 하자면 저는 그분 덕에 남녀 차별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무조건 여자편에서 적극지지의 노선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어요. 여성주의는 내가 손해를 본다거나 역차별로 반사이익을 누리는게 아니라 다양성을 확보하고 인식의 범위를 확장하는 학문이니까요. 이렇게 거창하게 얘기하니가 좀 종교같기도 하네요.^^ 그래서 전 그분의 글을 볼 때마다 참 반갑고 좋아요.

처음에 그분의 책을 읽고 느낀 점이 알리샤님과 제가 달랐던건 아무래도 제가 사회적인 성역할을 벗어나는 단정치 못한 품행과 거친 입성 탓이란 생각도 번뜩 떠오르네요.

Arch 2009-01-29 20:58   좋아요 0 | URL
자극은 초큼 받은거구요. 이번에도 제 나름의 '처녀' 개념이 안 잡혀서 메일을 보낼까 하다가 어설프더라도 내가 내린 결론과 입장이 좀 더 충실할 것 같아 유보했었어요. 어떻게 보면 일상의 배치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거란 생각이 드네요. 예전의 저라면 기죽거나 괜히 어깃장을 놓으면서 말을 보탰을텐데 요새는 좀 막나가거든요. 그러다 깨지면 깨지는대로 얻는것도 있고, 상대방의 논리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니까요. 그리고 저 역시 생각해보니 이런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꽤 있던데요.

여성운동하시는 개개인의 분들에 대해 전 잘 모르지만 운동하는, 공부하는 사람의 표리부동은 사람들에게 불신을 심어주겠죠. 하지만 그건 여성운동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설사 그게 여성운동에 국한되어 있더라면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그들의 사상과 현실의 부조화를 재배치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여성주의 사고가 필요한게 아닐까란. 이혼을 부르짖으며 가부장에 충실한 여성운동하시는 분의 사례는 어디서 접하신건지 궁금하네요. 페미니즘의 대한 오해를 저 역시 갖고 있었는데 알리샤님도 인정했듯이 그 역시 마찬가지로 무관심과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려는 사고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요. 이럴때 한번씩 깨지고 부딪히면 눈앞에 불이 번쩍일텐데 말이죠. 제겐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죠.

끝에 말은 웃자고 한소린데 굳이 다시 언급하셨으니 다시 또 답변을 하자면,
알리샤님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 억압적이라고 느끼셨다면 그곳에서 나오거나 변화시키거나 막나가는 방법밖에 없단 생각입니다. 그건 자유라기보다는 표리부동에 근접하려는 자신에서 벗어나는 방법일테니까요. 저도 이런말 하면서 사실 일상적으로 연결된 부분들의 저 자신이 통제되지 않고, 따라서 전 여성주의 시각에서도 제가 가장 체득하고 싶은 유형인 유연한 사람이 아니에요.


순오기 2009-01-2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별 생각없이 써왔네요. 내가 처음 한 음식에도 '엄마의 처녀작'이야 하면서 내밀었고...
나는 처녀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는데~~~ 우짤꼬?

노이에자이트 2009-01-31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호칭은 모조리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그렇다고 2인칭 대명사도 없고...저는 동무라는 단어가 좋던데...

Arch 2009-01-3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좋아하시면 써야죠^^ 쓰지 말아라 이런거 아닌데...

노이에자이트님, 저도 동무란 말 좋아해요. 에미나이 동무가 바로 떠오르고 곧 동무야로 시작한 동요도 생각이 나네요. 활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았는데 '내 동무야.'라고 입 밖으로 내뱉어보니까 정감있는걸요.
 

 같이 일하시는 박선생님이 집에 있는 두살배기 애기랑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아빠가 오늘 좀 늦을 것 같네. 우리 누구누구 코 잘자고. 응, 일이 있어서. 어제? 어제도 좀 늦었지. 내일? 내일은 내일 되어봐야 알지.  

 이렇게 얘기를 하시다 갑자기 껄껄 웃으시는거다. 일이 계속 있고, 늦는다고  아이가 

-허따, 징허네.

라고 말했다는 것.

애기 입에서 나오는 징하단 말은 어떤 느낌일까. 아,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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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29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따 징허네~~^^
우리딸 어려서 친정가면 남동생이 자꾸 건드렸어요.
자꾸 건드리면 우리딸 입에서 나오는 '아따~ '라는 말을 들으려고요.^^

Arch 2009-01-29 17:04   좋아요 0 | URL
^^ 허따 남동생 징허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