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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폭풍이 지날 때 ㅣ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4
캐런 헤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생각과느낌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딸아.
삶은 때로 가혹하다. 뉴올리언스의 허리케인과 파키스탄의 지진을 보며 넌 어떤 생각을 했니? 시련은 그렇게 예고없이 인간을 덥친단다.
1930년대 미국의 공황기에 '빌리 조'는 지금 너는 상상하기 힘든 환경과 시련 속에서 살았더구나. 그 때 빌리조는 지금 너와 같은 나이였고, 그 애에게 닥친 시련은 정말 가혹한 것이었어. 빌리조는 자신이 처한 환경을 떠나고 싶어했고, 떠나 봤지만, 결국은 모래폭풍 속으로 돌아왔어. 왜 일까. 빌리조는 시련을 통해 거듭났고, 받아 들이고 그 안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지. 자유란 떠남으로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자리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언젠가 너는 가치 있게 사는 삶이란 어떻게 사는 것인지를 질문 받고 이렇게 대답했어. '여럿이 함께 따뜻하게 살아 가는 것' 이라고. 그 때 엄만 우리 딸이 자랑스러웠어. 하지만 딸아.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렇게 '살기'는 더 어렵단다. 더불어 살기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나' 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겠지?
<모래 폭풍이 지날 때>는 네가 자신과 이웃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야. 이 책은 인간과 자연과 그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운명의 실타래를 골고루 보여주고 있단다. 고지식한 아빠, 냉정한 엄마, 손님을 속이는 가게 주인 아저씨, 때로 네 운명을 흔들지도 모를 가슴 두근거리는 이성친구,,등등 네 주위에도 있는 사람들이지?^^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 들을 통해 너는 너와 이웃을 이해하고, 고난과 고통도 삶의 한 부분으로 따뜻이 끌어 안을 수 있는 '용기'를 선물 받게 될거야. 자연과 인간이 어떤 관계 속에서 서로 돕고 살아야하는 지에 대한 깨달음도 덤으로 얻을 수 있지.
이 책을 읽고 엄마는 네게 좋은 학벌을 주려 애를 쓴 것이 부끄러웠다. 훌륭한 지식을 가지고도 내면이 강하지 못하면 세상의 어려움에 굴복하고 말텐데...역경을 헤쳐 나갈 무거운 연장을 만들라고만 했지 정작 그 연장을 들 힘을 키우라는 얘긴 하진 않았지. 이제 엄마는 그런 힘을 키울 수 있는 책 한 권을 네 손에 쥐어 주려고 해. 도저히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결국 '자기'를 버리지 않고 꿋꿋이 운명과 맞서 싸운 빌리조를 보면서 너의 내면도 강인하게 벼려가길 바라는 마음에서야. 빌리조의 가장 가혹한 시련에 대해선 네게 이야기하지 않았어. 읽으면서 맞닥뜨리고 네가 놀라고 슬퍼하길 바래서지. 그리고 벼랑 끝에 선 빌리 조의 외로움을 가슴으로 느껴 보길!
2005년 10월
엄마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