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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둘레를 잰 도서관 사서 - 에라토스테네스 이야기 ㅣ 인문 그림책 3
캐스린 래스키 지음, 임후성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우리 아이들이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자랐으면 좋겠다. 그리하면 뭔가 더 세상을 깊고 넓게 내다보며 분명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랄 수 있겠지 하는 바람이 있어서다. 그런 욕심에 세계사책들을 읽히려 시도하지만 그리고 읽고 있지만 얼마나 받아들였을까?는 늘 의문으로 남는다. 아이들이 읽/었/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 이/해/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얼마만큼의 읽음이고 이해일까?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역사의 구성원이었던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에 다름 아니니라. 조각난 이야기들을 오랜 세월을 두고두고 들어들어 그 이야기들이 어느 날 퍼즐을 맞추듯 아이의 마음 속에 꿰어 맞춰지는 것이 역사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런 부모이지 못하기에 서투르게 그리고 조급하게 긴긴 역사책을 들이대고야 만다. 불쌍한 아이들..이 아닐 수 없다.
<지구둘레를 잰 도서관 사서> 같은 책은 좀 덜 미안하게 들이댈 수 있는 어린이역사인물책이다. 고대 문명을 아무리 설명해도 아이들의 상상력이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몇 천년전의 시공간을 사진 몇 장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고대문명은 찬란했었단다. 있을 건 다 있었단다. 정말 대단하고 훌륭했지..않니?하고 동의를 구해도 그 아이들의 머릿 속에 얼마마한 구체적인 영상이 떠오를까를 생각하면 책읽기가 얼마나 공허한 작업인지..허탈해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이런 마당에 아이들에게 그 시절을 살았던 어떤 구체적인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그 인물을 통해 보다 자세하고 실제적인 공간속으로 시간속으로의 이동이 가능하다. 일부 나 같은 독자의 빈약한 상상력의 한계를 작가가 도와주며, 지구 둘레를 잰 방법을 지구와 오렌지를 대비해서 보여주는 장을 펼치면 절로 아하, 행복한 탄성을 지르게 된다. 작가의 발랄 상큼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지구 둘레를 잰 도서관 사서"라는 매력적인 제목 만으로도 사고 싶어지는 이 책은 세계사책 사이에 끼워도 인물이야기 사이에 끼워도 과학책 사이에 끼워 놓아도 다 어울린다. 그림책 형식을 빌긴 하였지만 초등중학년이상은 되어야 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