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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1 - 문명과 문명의 대화, 개정판 ㅣ 살아있는 휴머니스트 교과서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1월
평점 :
난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이다. 이 책을 읽지 않은 학부모가 이 책에 대해서 궁금한 점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간단한 리뷰를 쓰려고 한다.
1. 사줄만한 책인가?
깊이: 사실 중학교 사회 교과서나 고등학교 사회교과서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선명한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데, 이 책만을 보자면 충분히 사줄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대부분의 중학생들은 아마도 세계사를 통사로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 분야에 특별한 관심이 있어서 초등생부터 지속적인 역사읽기가 되어 온 소수의 아이를 제외하면 이만큼의 책도 읽어내기는 힘들다. 그래서 '겨우 두 권에 담은 너무 간략한 세계사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은 떨쳐버리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사관: 역사를 해석하는 눈이 사관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하였다. 세계사의 표면과 이면을 고루 다루었다고 느꼈으며 역사를 이야기하는 문체들도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감성적으로 다가가 상상력을 자극하고자하는 문장들이 신선했고, 역시 새로운 시선으로 세계의 현장을 담고 있다.
2. 언제 어느 시점에서 읽으면 좋을 책인가?
레벨을 써넣어야 한다면, 중고생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평소 내 소신을 좀 강하게 말하자면 독서력은 학년과 나이가 무의미하다. 통사책이라고 해서 통독하라는 법은 없다. 박은봉의 한국사편지를 읽으면 고구려가 멸망하는 부분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 더 어려울 때가 있다. 한국사편지를 읽다가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에서 고구려 멸망 부분을 읽어 보라. 간략해서 내용이 쏙 들어온다. 교양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를 읽다가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탈리아를 읽으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 수 밖에 없다. 서열화 시키자면 한국사편지를 먼저 읽고 교양있는, 먼나라 이웃나라, 세계역사이야기의 순으로 읽어라고 하겠지만 그런 순서를 굳이 따지는 것 자체가 고정된 세계관이라 편협한 시각을 길러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경계없이..역사도 그렇게 이해해야 하지 않겠는가.
3. 덧붙이면
난 서술의 역사를 원한다. 이 책은 이면의 역사를 다룸에 있어 저자의 해석이 사족처첨 붙어 있는데가 간혹있었다. 현상만을 다루어 주고 판단은 독자 몫으로 돌렸으면 더 좋았을 부분이다. 청소년시기엔 한 줄의 문장이 나름의 편견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 결정을 내려 줌으로써 생각의 여지를 뺐어 간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 해석이 아무리 올바른 가치를 향해서 뻗어있다 하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