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kimji 2003-12-31  

묵은 해 인사
여행길에서 얻은 것도 버린 것도 없었답니다. 오히려, 들고 갔던 마음의 짐보다는 더 많은 것을 짊어지고 돌아오느라, 서울로 오는 길에는 그만 널브러질 뻔 했지 뭐에요. 후후. 1년에 한 번씩 해외로 가신다는 님의 친구분 이야기는, 다소 부럽습니다. 저는 아직 한국땅을 한치도 벗어나보지 못한 인간이어서 그런지도. 그저 지금의 바람이라면, 이 지긋지긋한 직장을 때려치우고나면, 한 두어달 전국일주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듯 싶습니다. 일상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렇게 다시 나설 욕망을 숨기고 있었으니, 발걸음은 더 무거워졌을 수밖에요. 여하튼.

아직은 묵은 해 안에 있습니다. 묵은 해 속에서 새해 인사를 띄웁니다.
복 많이 받으시라고, 건강하시라고, 그리고 하시는 일들을 거뜬히 잘 해치우는 그런 플라시보님이 되시라고 말이죠.

p.s.검은상자, 참 탐나더군요. so beautiful 페이퍼를 참 즐겨보는데, 그 사각의 상자는 정말 탐이 나더군요. 모조리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오늘같은 날은, 마음의 상자 하나 준비해서 그동안의 묵은 감정들을 모조리 넣어두면 좋겠다, 싶기도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랬다고. 안녕, 또 봐요.
 
 
 


明卵 2003-12-31  

안녕하세요.
플라시보효과에 대해 들은지 얼마 안 돼 알라딘에 들어왔을 때
명예의 전당에 '플라시보 님'이라고 되어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일이 많죠. 새로운 것을 배웠을 때 생활속에서 그에 관련된 것을 찾는...
사실 늘 그 자리에 있는데, 지금까지는 별 생각없이 지나치다가
배우고나니 새롭게 보이는 것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요.)
플라시보라는 말의 생김새를 좋아하기도 해서,
알라딘에 들어올 때마다 자주 생각이 났었어요.
그리고 서재기능이 생겨 그 생각나는 빈도가 더 잦아지는 이름입니다.
음...
그냥, 마이페이퍼에 올려주시는 글들
항상 잘 읽고 있다는 말을 남기려고 방명록에 왔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明卵 2003-12-3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을 거에요. 지금까지 그랬듯. ^^
 


kimji 2003-12-30  

안녕하세요
여행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낯선 곳에서는 모든 것들이 낯설기 마련이죠. 매일 먹던 밥도 먼 곳에서 먹으면 생소하고 또한 낯설어서 헤부적거린다는. 엄살을 피우자면 그렇다는 거겠죠. 일요일 밤에 왔는데, 오늘에서야 정신이 깜빡깜빡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나니 올해가 이틀밖에 남지 않았고, 이틀뒤면 저는 이십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조금 기분이 좋아지려고 합니다.
서재에 관한 글을 읽고, 저도 빙긋 웃었습니다. 플라시보님처럼 저도 아마 '일상으로의 초대'와 같은 공간이 있었다면 저 역시도 궁시렁거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의 생각을 읽으면서 '맞아맞아'라고 장단 맞출 수 있는 공간,으로서 서재는 제 역할을 하는 듯 싶네요. 여하튼, 저 역시 짧은 글을 올리고, 낯선 페이지에서 헤부적거리다가 플라시보님의 페이퍼를 읽었다고. 조금 번잡하고(그러다가 금세 또 익숙해지겠지만, 그래서 처음 알라딘 서재의 디자인이나 색감마저도 잊어버리게 되겠지만) 어수선하기는 하지만, 장점이 분명히 있기도 하는 듯 싶네요.
놀다간다,라는 표현을 그리 내켜하지 않는다면, 저 역시 '잘 놀다 감'이라고 적고 싶습니다. 아마 방명록은 처음이지 않나 싶네요. 잘 놀다 가는 날도, 어쩌면 잘 놀다 간다,라고 못 쓸지도 모르니까, 오늘 인사, 길게 씁니다.
또 뵈요.
 
 
 


테라스만찬 2003-12-28  

첨으로 글 남겨요...^^
지금 와보니 플라시보님의 서재에 전에도 들렀던 적이 있네요...^^*
아마 리뷰읽고 잠깐 들렀다 갔던 거 같아요...
정말 빽빽한 리뷰에다... 책읽는 사람들의 사교의 장이군요.
님의 리뷰를 보니 다수의 외국소설 부분이 저와 겹치네요...^^ 아마도 소설부분의 취향이 비슷한 모양입니다. 저야 읽고도 안 쓴 리뷰가 워낙 많고 또 읽은 책 순서와 리뷰 쓴 순서도 워낙에 뒤죽박죽이라서...^^ 근데 님의 리뷰를 보니 독서의 역사(?)를 알 수 있겠네요.^^(으윽...부럽당...나두 좀더 착실하게 시작할 걸...-_-;) 저두 돌아가서 전에 썼던 리뷰라도 붙여다 올릴까봐요...ㅎㅎㅎ
편안한 주말저녁 보내세요...
 
 
 


mannerist 2003-12-25  

신문읽는 사람 스탠드 Ver. 1.0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ㅋㄷㅋㄷ... 기말고사에 치이다 오늘 새벽에야 만들었네요. 대략 모양이 좀 나나요?

재료랑 도구는 아래와 같이...

전구: 1500원
소켓: 1000원
220v콘센트가 붙은 2m짜리 전선: 800원
스위치: 700원
세탁소 옷걸이 하나: 안방 장롱에서 빈 옷걸이 하나 슬쩍. 엄마한테 안들켰음 -_-v
초록색 플라스틱판: 칠성사이다 1.5l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슬쩍. 역시 경비아저씨에게 안들켰음 -_-v

총 작업시간: 한시간 반(중간에 사고-쪽팔려 여기서는 차마 말 못하겠음- 처리 시간 포함)

대강 모양이 나네요. 아쉬운 건 좀 더 날씬한 소켓을 구하지 못한 거, 스위치 찾으러 돌아다니기 귀찮아 그냥 만만한 네모 스위치를 쓴 거, 접합 기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다리를 두 줄로 처리해야 했던 거 정도랄까요. 좌우간 대략 만족스럽습니다. 자기 전 이불 위에 배 깔고 책 뒤적이면서 쓰기 딱 좋네요.

멋진 사진 보여주셔서 영감을 제공해 주신 데 감사드립니다. 이런 필 받아 작업하는 일이 쉽지 않거든요. 올해 초, 아버지 가계 은행심부름 댕기면서 '행복이 가득한 집'이었던가에서 본 하드커버 책 파서 만드는 시계(저 뒤에 보이시는지요. ㅋㅋ)만든 이후 이렇게 재미나게 작업하기도 오랫만이었거든요. 과외에, 아버지 심부름에 하루 종일 치였더랬는데 이거 작업하면서 다 풀었습니다. 손장난이 이래서 좋다니까요. 집중 잘 되지요, 기분 전환되지요. 여러모로 좋지 않습니까. ㅋㄷㅋㄷ...

저 디자인이라도 마음에 드신다면 하나 만들어 보내드리죠. 보시다시피 재료비가 많이 드는 것도, 그닥 어려운 작업도 아니거든요. 땡기시면 말씀하시길. 그 전에 좀 더 컴팩트한 소켓과 멋진 스위치 파는 철물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_^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