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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 - 불완전한 진화 아래 숨겨진 놀라운 자연의 질서
앤디 돕슨 지음, 정미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5월
평점 :
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의 영어 원제는 Flaws of Nature이다. 영어를 한국어로 직역하면 자연의 결함이라는 뜻이 된다. 다윈은 진화에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은 삶을 지속하고 끝까지 살아남으며 번식을 하기 위함이라고 정의하였다. 재미있게도 자연선택으로 인한 진화는 다윈이 예측하고 다수의 사람이 믿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다. 포유류지만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을 물 속에서 사는 고래는 물에서 숨쉬지 못하여 정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암컷 소드테일의 취향에 따른 성선택 때문에 수컷 소드테일은 사는데 별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헤엄치는데 방해만 되는 화려하고 긴 꼬리를 가지게 되었다. 어떤 동물은 자연의 선택에 따라 큰 몸을 가지게 되었지만 결국 '너무나 큰 몸' 때문에 멸종해버렸다. 도도새의 멸종을 촉진한데는 인간의 영향도 있었지만 사실 인간이 아니더라도 도도새는 멸종되고 있던 상태였다.
자연에 맞춰서 진화를 하고 진화의 목적이 안전한 종의 번식이라면 도대체 6천 5백만년 전에 육지에서 바다로 들어간 고래는 아직까지도 물 속에서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일까? 왜 모든 환경에 완벽하게 진화된 동물이나 식물은 하나도 없는 것일까? 완벽한 자연선택은 존재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간을 포함한 지구에 사는 모든 동물과 식물은 오직 목적만을 바라보고 사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화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효과가 있었다면 지구의 기후변화를 유도하고 다른 동물의 멸종에 최선을 다하는 인간을 공격하는 방향으로 모든 동물과 식물이 진화를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동물(개)는 오히려 인간친화적인 동물이 되어 함께 살아가기도 한다. 강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았기에 강한 것처럼 진화는 강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것을 선택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